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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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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하는 부인
2013년 12월 08일 11시 10분  조회:2876  추천:0  작성자: 넉두리

미소하는 부인 / 콩트이야기


 
김희수
 
 
조경리의 부인은 자색이 뛰여난데다가 마음씨 또한 비단같아서 일편단심 남편을 알뜰살뜰 섬기였다. 부인은 직업녀성이였지만 남편이 사업에 전념하도록 하기 위해서 사직하고 가정주부가 되였다. 부인은 혼자서 집안팎일을 도맡아 했을뿐만아니라 남편을 생활구석구석까지 빈틈없이 보살펴주었다.
남편의 옷은 사흘이 멀다하게 깨끗이 빨아서 구김살 하나없이 다림질한후 향수까지 뿌려서 손수 입혀주었고 남편이 집을 나서기전에는 꼭꼭 구두를 파리가 앉으면 미끌어질 정도로 반들반들 윤기나게 닦아놓았으며 섬섬옥수로 넥타이나 옷깃을 잘 다듬어주기까지 했다. 그리고 사업에 분망한 남편을 몸보신시킨다고 웅담, 록용에 뱀탕까지 대접시켰다. 그뿐만아니라 남편이 출퇴근할 때마다 웃음으로 바래고 웃음으로 맞이하군 했으며 저녁마다 남편의 발을 씻어주군 했다. 남편이 이불밑에 기여들때면 몸이 아무리 불편해도 거절하는 일이 없었고 자기쪽에서 아무리 생각나도 남편이 피곤해하면 참고 지내군 했다.
사람들은 이처럼 현숙한 안해를 얻은것을 부러워하기도 했고 시기하기도 했다.
“세상에 둘도 없는 현처야!”
“조경리는 정말 녀자복이 있다니깐!”
“내겐 왜 저런 안해가 안차려질가?”
“우리 녀편네도 저랬으면…”
그런데 세상에 사람의 마음은 알수 없다고 조경리는 사람마다 부러워하는 안해를 두고 밖에다 녀자를 두고있었다. 너무 편안해서인지 돈이 춤을 추어서인지 조경리는 새파란 처녀와 붙어서 떨어질줄을 몰랐다. 사람들은 이런 조경리를 질책하면서 그 부인을 두고 근심하기도 했다.
“사람두, 그렇게 좋은 부인을 두고 바람은 왜 피워?”
“조경리의 부인이 이 일을 알면 울고불고 야단할거야.”
“배은망덕한 놈이라고 당장 리혼할지도 몰라.”
무슨 일이나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부인도 결국 이 일을 알게 되였다. 하지만 사람들이 근심한것처럼 부인은 울고불고 야단하지도 않았고 리혼한다고 떠들지도 않았다. 부인은 그저 예전과 마찬가지로 조용히 지냈다. 불가사의한것은 부인의 그런 넓은 “도량”에 담대해졌는지 조경리는 녀자를 집에까지 끌여들였다. 그러나 부인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남편을 깎듯이 대하는것이였다. 사람들은 이 일을 두고 또 의론이 분분했다.
“참 별난 녀자야. 남편이 바람을 써도 좋아하다니?”
“제길, 조경린 바람을 쓰면서도 녀편네의 공대를 받는데 난 녀편네에게 충성을 다하고도 불평소리만 듣는단말이야!”
“다 타고난 팔자야. 조경리는 평생 복받을 팔자라니깐!”
하지만 복이 너무 지나치면 화가 되는지 조경리는 뜻밖의 교통사고로 하반신을 못쓰게 되였다. 그렇게 되자 밖의 녀자는 병문안도 없이 조경리를 내버려두고 가버렸다. 하지만 부인은 장애자로 된 남편을 예전보다 더 살뜰하게 보살펴주었다. 부인은 가정의사까지 모시고와서 남편의 건강을 돌보게 했고 매일 남편을 휠체어에 앉혀 밀고 다니면서 소풍시켰다. 그것을 보고 또 사람들은 부인을 세상에 둘도 없는 현처라도 칭찬이 자자했다.
그러던 어느날, 부인은 가정의사를 청해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식사도중에 부인은 남편이 보는 앞에서 가정의사를 끌어안고 키스를 해댔다.
“더…더러운…”
뜻밖에 모욕을 당한 조경리는 목소리마저 떨려 끝내 “년”자를 내뱉지 못하고말았다. 부인은 분하여 떠는 남편을 보고 방그레 미소를 지었다.
“여보세요, 이제부터 당신도 배우자를 남에게 빼앗기는 기분이 어떤가 좀 맛보셔야 하겠어요.”
말을 마친 부인은 그 자리에서 옷을 벗고 부부간이 하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앉은뱅이가 된 조경리는 눈을 펀히 뜨고 부인이 다른 사내와 뒹구는것을 보고있을수밖에 없었다.
그 이튿날, 텔레비죤방송국의 기자들이 부인의 미담을 전해듣고 조경리댁으로 취재하러 찾아왔다.
“부인께서 대소변까지 받아내며 살뜰하게 보살펴드린다는데 조경리께서 감수를 좀 말씀해보시죠.”
기자들이 마이크를 들이대자 조경리는 한동안 아무말도 못하다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저의 부인은 실로 모범안해가 되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심지어 제가 진 빚까지 갚아주었지요.”
“빚이라니요?”
조경리같은 부자가 빚을 졌다니 기자들은 믿어지지 않아 되물었다. 그러자 조경리는 눈물이 글썽해서 말했다.
“감정빚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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