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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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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그 사건
2015년 10월 03일 10시 01분  조회:3220  추천:0  작성자: 넉두리

그날의 그 사건

 
김희수

 
 
황산약업유한회사의 강철사장은 거래처의 구옥화와 다섯번째로 만났다. 구옥화는 강철보다 열살이나 어린 30세의 요염한 녀인이였다. 그녀는 몸매가 버들가지 같고 얼굴은 부용꽃 같아서 남자들을 끌만한 매력이 있었다. 그녀는 강철과 업무상의 거래로 만날 때마다 장사얘기를 하는 도중에 가끔씩 추파를 던지곤 했다. 요염한 웃음으로 유혹하기도 하고 대화중에 미묘한 암시를 보내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강철은 그녀를 마구 껴안고싶은 충동을 가까스로 참았다. 사실 40세의 젊은 사장인 강철에게 혼외사랑을 요구하는 녀인들이 여럿이 있었고 그 중에는 구옥화보다 더 젊고 더 어여쁜 처녀들도 있었다. 하지만 강철은 자기에게 아들딸을 낳아준 현숙한 조강지처를 생각하면서 녀인들의 유혹을 일일이 물리쳤다. 그런데 그날 저녁에는 귀신에게 홀리웠는지 그만 구옥화의 유혹에 넘어가고 말았던것이다.
업무상의 일을 상의하다가 저녁이 되자 강철은 귀빈루술집에서 구옥화를 저녁식사에 초대했고 둘만의 자리에서 구옥화는 요염한 웃음으로 강철에게 련속 술을 권했다. 장사일이 순조롭게 되자 강철은 그녀가 권하는 술을 마다하지 않고 모두 마셔버렸다. 술이 거나하게 되자 구옥화는 강철을 부축하여 호텔에 들어갔고 그 다음 그녀는 강철을 침대에 쓰러뜨리고 강철이 어쩔 사이도 없이 옷을 벗고 마구 덮쳐들었다. 녀인이 발가벗고 달려드는 바람에 강철은 안해고 뭐고 생각할 겨를이 없이 녀인에게 빨려들어갔다…
일이 끝난후 강철은 후회하며 애꿎은 담배만 뻑뻑 빨았다. 그런데 그는 샤워하겠다고 화장실에 들어간 구옥화가 거기서 공안국에 자신이 강간당했다는 제보전화를 걸고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얼마후 경찰들이 눈앞에 나타나자 강철은 어리둥절해졌다. 구옥화가 손으로 강철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남자가 바로 방금전에 저를 강간했어요.》
목욕수건으로 몸을 두른 구옥화는 찢겨진 브래지어와 팬티를 강간당한 증거물로 내놓았다. 경찰들이 보니 침대시트가 어지럽게 흐트러져 있었고 녀인의 옷이 여기저기 널려져 있었다. 경찰들은 구옥화를 다른 방에 데리고 가서 자초지종을 물었다. 구옥화는 울면서 고소했다.
《저 사람과 업무상담이 끝나고 저녁에 함께 술을 마셨어요. 워낙 술이 약한 저는 그만 취했는데 저 사람이 호텔까지 끌고와서 저를 침대에 눕히고 갑자기 제 몸을 덮쳐왔어요. 깜짝 놀란 저는 술이 확 깼어요. 저는 젖먹던 힘까지 다 내여 몸부림치고 저 사람의 잔등까지 할퀴였지만 벗어날수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제발 놓아달라고 애걸하며 빌었지만 짐승같은 저 사람은 끝내 제 몸을 짓밟아놓고야 말았어요.》
구옥화는 자기를 성폭행한 강철을 엄하게 징벌해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그런데 경찰들이 다시 강철이한테 물으니 구옥화의 말과 완전히 달랐다.
《강간이라니? 정말 억울합니다. 저는 그녀를 강간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실무상담을 하다가 함께 저녁식사를 했고 저는 기분이 좋은 김에 그녀가 권하는 술을 많이 마시고 취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그녀가 저를 부축하여 호텔까지 왔는데 갑자기 그녀가 저를 침대에 쓸어눕혔습니다. 그녀가 주동적으로 옷을 벗고 달려들었는데 오히려 강간당한건 제 쪽입니다.》
두 사람의 진술이 전혀 다른것을 보고 신중하게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경찰들은 즉시에 기술부문의 일군들을 현장에 불러 진일보 조사하여 구옥화가 제공한 찢겨진 속내의와 침대시트의 음모 등 물품을 증거로 확보했다. 강철이 한사코 구옥화를 강간했다는것을 부인했지만 경찰측은 유력한 인증과 물증을 내놓으며 그의 강간죄혐의가 성립된다고 인정했다.
이 소식을 들은 강철의 안해 홍매는 남편이 강간범이라고 믿지 않았다. 홍매는 공안국에 찾아가 남편과 구옥화가 한 공술을 자세히 료해하고 의문되는 점을 발견했다. 그녀는 남편과 구옥화가 그날 저녁식사를 했다는 귀빈루술집을 찾아가 남편의 사진을 내보이며 정황을 자세히 조사해보니 두 술집접대원이 그날 사진의 남자가 취했고 녀자쪽에서 부축했다고 했다. 이 중대한 증거를 내놓자 구옥화는 강철의 안해가 술집접대원을 매수하여 가짜 증언을 했다고 물고 늘어졌고 경찰측도 그것이 강간죄를 부인할만한 증거가 되지 못한다고 했다. 하지만 홍매는 락심하지 않고 변장하고 남몰래 구옥화의 뒤를 밟았다. 홍매는 남몰래 구옥화의 뒤를 미행하다가 구옥화가 맥주집에서 어떤 사내와 만나 통쾌하게 복수했다며 술잔을 들고 경축하는것을 목격했다. 그녀는 즉시 접대원으로 가장해서 음식을 나르는체 하며 그들의 칸에 들어가서 몰래카메라를 장치했다. 그들이 주고받는 말과 행동이 모두 몰래카메라에 잡혔다.
홍매는 경찰들을 불렀고 경찰들은 몰래카메라에서 구옥화와 어떤 사내가 주고받는 대화를 듣고 모든 영문을 알수 있었다. 원래 강철은 1년전에 술먹고 사고를 친 한 직원을 해고 시켰는데 그 직원이 바로 구옥화의 동생이였다. 노래방아가씨로 여러 술집을 다니며 사내들을 꼬신 경험이 있는 구옥화는 직업을 잃고 거지신세가 된 동생을 위해 복수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강철을 접근하여 몸까지 바치면서 복수극을 꾸몄던것이다. 억울한 루명에서 벗어난 강철은 구옥화를 무함죄로 고소하겠느냐는 안해의 물음에 《놓아줍시다》하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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