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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조선족 시인 류춘옥 篇
2024년 08월 23일 06시 09분  조회:481  추천:0  작성자: 죽림
'도쿄의 조선족'(외 4수)/류춘옥 /한영남 시평
2021년 09월 23일 10시 33분  작성자: 문학닷컴

한영남 시평 : 재팬 드림 그 실상과 허상에 대한 고발 및 디아스포라의 애환

류춘옥(柳春玉) 약력: 1978년 흑룡강성 녕안시 출생. 1998년 중국정법대학 수료. 2000년부터 일본 거주. 현재 일본 옥룡상사주식회사 전무 이사. (사)재일본조선족작가협회 사무국장. 연변작가협회 회원. 시, 수필, 다수 발표. 길림신문 수기상, ‘애심녀성컵’ 제4회 전국조선족여성 생활수기상, ‘청년생활’ 계림문화상 등 다수 수상.
류춘옥(柳春玉) 약력: 1978년 흑룡강성 녕안시 출생. 1998년 중국정법대학 수료. 2000년부터 일본 거주. 현재 일본 옥룡상사주식회사 전무 이사. (사)재일본조선족작가협회 사무국장. 연변작가협회 회원. 시, 수필, 다수 발표. 길림신문 수기상, ‘애심녀성컵’ 제4회 전국조선족여성 생활수기상, ‘청년생활’ 계림문화상 등 다수 수상.

도쿄의 조선족 

 

나는 일본에 산다
세계 경제대국으로 꼽히는 아침의 나라
기모노를 입고 늘 생글거리는 미소가
하얀 백목련으로 아름다운 나라
이곳에서 나는 그 유명한 긴자거리를
옆집 쌍가매네집 놀러 가듯
동네돌이처럼 한다
초밥을 먹고 아사히를 마시며
사시미에 심취되기도 하지만
대화를 할라치면 발음부터 꼬인다
악센트에서 여지없이 드러나는
나는 이방인
어쩔 수 없는 이방인
당신 재팬?
아니요!
차이나?
아니요!
나는 재일 조선족입니다
조선족? 코리아?
아니요! 아니요!! 아니요!!!
나는 말입니다 중국 조선족입니다!
동그란 도쿄에서
도쿄가 세상 전부인 듯이 생각하는 일본인들은
알 수가 없으리라
중국에서 소수민족으로 살고 있는 내 형제들을
한반도에서 북만주로 갔다가
이제 개혁개방으로
일본까지 건너와
이렇게 오겡끼데스까를 중얼거리는
내가 중국 조선족이라는 사실을
김치를 좋아하는 내 아이들이
때로는 아리랑을 흥얼거린다는
사실을

 

도쿄의 유산


2020년 5월 29일
효고켄 타카라즈카시는
뉴스를 발표했다

효고켄 타카라즈카 시립병원에서
최후를 마감하신 90대 할머니께서
3580만엔을 병원에 기부하셨다고 했다

새로운 의료기기들을 구입해
더 많은 환자들한테
삶의 희망을 안겨주라는 따뜻한 말씀을 얹어서

90여 년의 긴 려정을 마치면서
소담한 꽃노을로 하늘 한 자락
곱게 물들이신 할머니
그날 락조는 무지개보다 아름다웠다

 

도쿄의 터널


어느 별에서 왔는지
전혀 관심이 없지요
오 나의 도쿄
네모 반듯한 미소만 넘치는 곳
칼로 자르듯 거절하지 않는 곳
누군가에게는 천국이고
누군가에게는 지옥이겠지요
왜 여기 이러고 있는지
아무도 물어주지 않아요
오 나의 도쿄 나의 항구
하소연은 귀등으로 스치네요
누군가에게는 사랑이 꽃피는 거리
누군가에게는 가족마저 잃어야 하는 곳
가을도 아닌데 해살만 눈부시고
겨울도 아닌데 찬바람이 부는 곳
죽음과 환생의 갈림길을
수없이 오가며
방황이 반칙으로 결론나는 곳
오 도쿄
오 나의 도쿄
나의 청춘의 터널이여

 

도쿄의 텃새


도쿄의 까마귀는
길조도 흉조도 아니고
그냥 텃새라 부른다
도쿄의 아침은
그 까악까악 소리에 열리고
이 텃새들은 까만 눈이 아닌 냄새로
먹이를 찾아헤맨다
그물을 덮어 길바닥에 내놓은
음식물 쓰레기통을 덮치는
도심 속 무법자들
어둠이 춤 출 때에야
비로소 시큼한 입을 다시며
시커먼 하늘공중으로 날아오른다
도쿄는
매일마다 먹이를 찾아헤매는
텃새들의 보금자리이고
아침마다 잠 깨우는
까마귀
까마귀
남편과 새끼들을 먹이겠노라
아침부터 주방에서 분주한 나도
도쿄의 한 마리 텃새일가
이름만이라도 철새라 불리웠으면
언젠가 고향 돌아갈
아아 그 이름
철새
철새

 

도쿄의 파티


요즘 도쿄의 파티에는
맥주도 없고 와인도 없다
그 흔하디 흔한
신선한 사시미도 없고 
꿀처럼 달달한 디저트도 없다
황량한 들판에서
말라가는 갈대처럼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긴 채
누렇게 부스럭거리는 
가을 국화들의 모임처럼 
물 한모금 없이 목만 타들어간다
지난 해 바닥을 치던 무우값처럼
초대장 가격이 뚝 떨어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올해 하늘을 찌르던 마스크값처럼
초대받은 손님들의 생활이
활짝 피여난 것도 아니겠는데
봉투의 무게는 변함없고
어쩐지 선거권 한표가
늘 모자란
도쿄의 어눌한 파티

 

문학비평

재팬 드림 그 실상과 허상에 대한 고발 및 디아스포라의 애환
ㅡ 류춘옥시인의 도쿄시 시리즈에 부쳐
   한영남

 

한영남 약력 : 한영남
1967년 길림성 안도 출생.
시, 소설, 수필, 실화, 평론 등 300여만자 발표.
소설집 <섬둘레 가는 길>, 장시집 <굳이 네가 불러주지 않아도 수선화는 꽃으로 아름답다> 등 출간.
중국조선족수필상, 중국조선족동시상, 중국조선족연해문학상, 연변일보 제일제당상, 흑룡강신문 랑시문학상, 연변문학 윤동주문학상, 도라지 장락주문학상, 흑룡강성소수민족문학상, 연변자치주정부 진달래문예상 등 다수 수상.
연변작가협회 회원, 흑룡강성작가협회 회원, 중국소수민족작가학회 회원.
자유기고인.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말이 있다. 아메라칸 드림(Amrican Dream)이라는 이 용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James Truslow Adams라는 작가가 쓴 『Epic of America(미국의 서사시)』(1931)라는 책이라고 알려져 있다. 아메리칸 드림의 배경은 20세기 초 미국의 산업혁명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그에 따라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면서 열심히만 일하면 삶을 즐길 수 있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것은 결국 미국이민의 꿈으로 연결이 되었고 한국에서는 꿈을 지향하는 용어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른다.

같은 맥락에서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보다 나은 삶을 지향하기 위해 바다를 건너 일본 땅을 밟은 중국의 조선족들 역시 재팬 드림을 꿈꾸었고 아직 일본을 모를 때 그들에게 도쿄는 천당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사회주의 교육에만 물 젖어 있던 그들에게 자본주의 세계는 냉혹하기 그지없었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혹자는 눈물을 삼키며 혹자는 침을 뱉으며 혹자는 엿을 먹이며 정이 들까 말까 하는 꿈의 천당을 떠나야 했다. 그들에게는 자본주의 생리만을 고집하는 재팬이 인정머리 없는 고장이었고 다시 뒤돌아보고도 싶지 않은 지옥이었다.

그러나 다수의 성실한 사람들은 모든 것을 참고 이겨내면서 일본이라는 낯선 땅에서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했고 2세 3세를 낳아 키우면서 그들만의 삶의 신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들이라고 손쉽게 그런 생활의 기반을 마련했을 리는 만무할 것이다. 그들도 새로운 환경, 새로운 풍토, 새로운 인정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통스러워하며 눈물을 깨물어 삼키며 비로소 오늘의 생활을 가꾸어온 것이리라.

그리고 그들은 일본에 사는, 아니 도쿄에 사는 조선족으로서의 당당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수많은 중국조선족들이 일본에서의 생활을 소설로, 수필로, 실화로, 기행문으로 적어왔지만 시문학으로, 그것도 <도쿄시 시리즈 100수>를 꺼내들고 세상에 이름을 알려온 이는 일찍 없었다. 그 경이로운 작업을 류춘옥 시인은 해낸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시작품의 호불호를 떠나서 <도쿄시 시리즈>라는 타이틀만 가지고도 벌써 류춘옥 시인이 성공한 시인이 아닐까 미루어 짐작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녀의 도쿄시 시리즈 창작을 먼발치에서 지켜본 1인으로서 이 시리즈에는 일본에서 재팬 드림을 위해 엎어지며 뒹굴며 몸부림쳐온 조선족들의 삶의 모습이 적라라하게 투영되고 있음을 고백하고 싶다. 구체적인 시작품에서 더욱 소상하게 밝히겠거니와 이와 같이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시작품의 완성만을 위해 오롯이 제3자의 각도에서 작품을 창작한다는 것은 어쩌면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스스로 벌거벗고 세상의 수술대위에 오르는 행위에 다름 아니며 자신과 자기 주변 지인들의 아픈 상처에 메스를 들이대는 행위에 다름 아닐 것인 까닭이다.
어쨌거나 그 어려운 작업을 류춘옥 시인은 해냈고 그것이 이제 <도쿄시 시리즈>라는 타이틀로 우리 앞에 성큼 와주었다.

구체 작품을 같이 읽어보도록 하자.

시 <도쿄의 조선족>은 제목 자체부터 포장 따위를 걷어내고 일본에서 살아가는 조선족들한테 앵글을 맞추고 있다. 그들은 <그 유명한 긴자거리를/옆집 쌍가매네집 놀러가듯/동네돌이처럼 한다.> 그런가 하면 <기모노>를 입고 <초밥>을 먹으며 <아사히>를 마시고 <사시미>에 심취되기도 한다. 얼핏 보면 일본인이 다 되어버린 듯 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그러나 발음을 들어보면 어김없는 이방인이다. 그래서 일본인들의 <추궁>을 받는다. 일본인, 한국인으로 오해를 받을 때마다 반발처럼 치켜드는 것이 바로 <나는 말입니다 중국 조선족입니다>라는 말이다. 못살고 낙후할망정 그것은 <나>를 낳아 키워준 조국이요 고향인 까닭이다. 독자들은 시줄에 이끌려 이 대목까지 이르러서는 저도 모르게 뭉클해내는 심정이 되어버리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반성해보게 된다. 그러나 시인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더욱 숨김없이 까발린다.

도쿄가 세상 전부인듯이 생각하는 일본인들은
알 수가 없으리라
중국에서 소수민족으로 살고 있는 내 형제들을
한반도에서 북만주로 갔다가
이제 개혁개방으로
일본까지 건너와
이렇게 오겡끼데스까를 중얼거리는
내가 중국 조선족이라는 사실을
김치를 좋아하는 내 아이들이
때로는 아리랑을 흥얼거린다는
사실을

ㅡ 시 <도쿄의 조선족>에서

재팬들의 포위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당당하게 중국 조선족임을 밝히는 시적 화자의 모습이 눈물겹도록 자랑스럽다. 가난하고 헐벗었다고 어머니가 아닐 수 없듯이 시인에게 있어 낙후하다고 해서 조국이 아닌 것은 아니라는 거기에 이 시의 핵이 묻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핵은 폭발하면서 독자들한테 엄청난 파장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시 <도쿄의 유산>을 보기로 하자.
시에서는 뉴스를 생방송하고 있다. 뉴스를 발표하는 연 월 일을 구체적으로 밝힘으로써 신빙성을 부여하고 뉴스시의 정의에 충실하고 있다. 최근 등장한 이 뉴스시에 대해 일부 시인들은 사건에만 치중하면서 뉴스시가 갖추어야 할 기본을 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류춘옥 시인은 뉴스시의 생명인 정확성을 확보해줌으로써 독자들의 믿음을 견인해내고 그로부터 독자와의 소통에 공감대를 형성시키고 있다. 90대 할머니가 3580만엔을 병원에 기부했다는 뉴스가 전부의 내용이다. 여기서도 구체적인 숫자를 그대로 노출시킴으로써 신빙성과 정확성을 동시에 획득하고 있다. 일본에 등 돌려버린 사람들한테도 따끔한 일침이 될 수 있는 시이다. 왜냐면 자본주의 사회가 냉혹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거기에도 인정이 있고 가슴 따스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시는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또 시인은 이 시를 통해서 지극히 객관화된 시선으로 바라봤음을 증명해보인 셈이기도 하다. 시의 말미를 같이 보기로 하자.

90여 년의 긴 려정을 마치면서
소담한 꽃노을로 하늘 한 자락
곱게 물들이신 할머니
그날 락조는 무지개보다 아름다웠다

ㅡ 시 <도쿄의 유산>에서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인정이 넘치고 선량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살고 있음을, 그리하여 이 세상은 살만한 곳임을 굵고 큰 목소리가 아닌 가장 부드러운 목소리로 소곤거리고 있는 것이다.

시 <도쿄의 터널>을 같이 걸어가 보기로 하자. 이 시야말로 도쿄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인식과 이해를 냉철하게 객관화한 시라고 할 수 있겠다. 시인은 <네모반듯한 미소만 넘치는 곳/칼로 자르듯 거절하지 않는 곳>이라는 간결한 시구로 일본이라는 나라와 일본인들에 대한 총적인 인상을 집약적으로 개괄하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천국이고/누군가에게는 지옥>일 수 있는 일본 도쿄는 왜 시적 화자한테 <항구>이며 <청춘의 터널>로 자리매김 되고 있을까. 그것은 청춘의 한 토막을 일본에서 생활의 지반을 닦기 위해 바쳐온 시인의 인생 경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는 일본에서 살아본 조선족이라면 혹은 외국에서 살아본 사람이라면 쉽게 공감이 갈 수 있을 것이다. 시에서는 <방황이 반칙으로 결론 나는 곳>이라는 재미나는 표현을 만날 수 있다. 방황이 반칙이라면 그럼 반칙을 하지 말라는, 못한다는 말로 풀이되겠는데 그것은 어떤 상황이란 말인가? 그럴 것이다. 이국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수없이 겪었을 법한 생활이고 이유 불문하고 따라야 했던 무가내한 일상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것을 시인은 더없이 냉철, 냉정 지어 냉혹하리만치 사정을 두지 않고 꼬집는다. 시에는 이와 같은 발상들이 숨어 있어야 시가 시로 살아나는 것이 아니겠는가.

시 <도쿄의 텃새>를 구경해보자. 드디어 우리한테도 익숙한 새가 등장한다. 그런데 하필 까마귀이다. 우리는 대체로 까마귀를 보면 재수 없다고 여긴다. 그러나 까마귀야말로 효조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까마귀를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그렇다면 시인의 눈에 비친 도쿄의 까마귀는 어떤 모습일까. <그물을 덮어 길바닥에 내놓은/음식물 쓰레기통을 덮치는> 무법자들이다. 그리고 까마귀들이 번창하면서 다른 새들은 다 쫓겨버린 셈이고 그리하여 까마귀는 텃새로 군림한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가. 나 역시 한 마리 <까마귀>에 불과한 것이다. <남편과 새끼들을 먹이겠노라고/아침부터 주방에서 분주한 나>이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시가 끝나도 괜찮은 시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인은 한 번 잡은 시상을 절대 허투루 놓치지 않는다. 결국 시인은 까마귀에서 <철새>라는 낱말을 떠올리고 <고향>이라는 낱말을 길어올리고 있다. 까마귀가 새삼스레 뭉클해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도쿄의 파티>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 시는 시구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코로나사태가 터진 다음 창작된 것으로 헤아려진다. <맥주도 와인도 없>는 파티라니? 왜 그런 황당한 일이 생겨야 하는 것일까.

황량한 들판에서
말라가는 갈대처럼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긴 채
누렇게 부스럭거리는 
가을 국화들의 모임처럼

ㅡ 시 <도쿄의 파티>에서

이런 모습이 되어버린 파티는 스산하기 짝이 없다. 현실고발형의 시는 아무래도 가슴 아픈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그런 현실을 백안시하거나 외면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시인이다. 그런 현실을 폭로 비판해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도록 견인하는 사람이 바로 시인이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도쿄의 파티>는 코로나시대의 한 단면을 파티라는 특정 모임을 빌어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시에서는 <바닥을 치던 무값처럼>이나 <하늘을 찌르던 마스크값처럼> 등의 말들로 현장감을 긴장시키고 있으며 <봉투의 무게는 변함없고> 등의 시구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들의 할수무가내한 삶의 측면에도 렌즈를 돌리고 있어 주목된다.

이상 류춘옥 시인의 <도쿄의 조선족(외4수)>를 살펴보았다. 긍정적인 것은 시인의 도쿄시 시리즈가 현재진행형이며 앞으로 어떤 양상으로 도쿄에서의 조선족들의 삶에 서치라이트를 켜댈지 모르지만 <도쿄시 시리즈>라는 타이틀을 처음 내건 시인이라는 점과 시들이 점차 성숙되고 완숙되고 있다는 점은 의심할 바 없다는 것이다. 이는 디아스포라적인 삶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가 될 것은 물론이거니와 앞으로도 코리안 드림, 아메리칸 드림, 재팬 드림 등 꿈을 위해 새로운 터전을 찾는 이들에게도 무척 고무적인 일이 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 해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류춘옥 시인의 도쿄시 시리즈는 미래지향적이며 건전한 시행보가 될 것이라고 믿어본다.

좋은 시를 써준 시인에게 박수를 보내며 시인의 보다 성숙된 도쿄시를 더 많이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021년 8월
할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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