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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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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조선족시인 리삼월 篇
2024년 08월 29일 02시 31분  조회:466  추천:0  작성자: 죽림
리삼월 시인

리삼월 자기시를 론함
2013년 08월 17일 17시 58분  작성자: 김송죽
 

리삼월 자기시를 론함  

 

내가 내내 촌에서 살다가 할빈에 이사를 해 거기서 지낸 몇해간은 참으로 즐거웠다. 류류상종(類類相從)이라 문학을 한답시고 글쓰는 데만 정신팔고 지어는 그것을 종생의 락으로 삼은 우리 글쟁이 몇은 아무 때건 종종 만날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제손으로 일떠세운 흑룡강성조선족작가소조가 있기는 해도 우리 나머거리끼리의 호흡이 따로있었으니 자연히 별도로 종종 “문학쌀롱”을 가지게되었던 것이다. 발기자는 제일좌상이였던 리삼월(리경희)선생이고 그담은 나였다. 그리고 정기수, 림국웅(한춘)해서 모두 넷이였다. 이때의 우리들  서로간의 믿음은 천만금을 주고도 바꿀수 없는 최대의 보배였다고 할 수 있겠다. 공식모임은 어김없이 두주일에 한번씩, 돌림식으로 주식(酒食)을 책임졌는데 우리는 만나면 기탄없이 속심을 다 털어 사회를 론하고 인생을 론하고 문학을 론하고 창작을 론했던 것이다.

 

그때는 나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 탈고되여였기에 시간이 있는지라 이미 발표된 글들을 한데모아 자체로 <<작품집>>을 묶느라 역사를 해던것이다. 그러고있는 판인데 어느날 리삼월선생이 우리 집에 왔다가 보고서 “거참좋구만! 내것도 그렇게 만들어주구려.”했다. 하여 나는 흔연히 그러마 대답했던 것이다.

 

“지금은 자비출판이 유일한 시대다. 나의 안해는 나더러 어느날 어떻게 될지도 모르니 빨리 자비로 책을 낼 준비를 하라고 여러번 독촉했다. 나는 그때마다 응낙을 하지 않았다. 나는 원고료를 받는 시절에 두권의 시집을 냈다. 자체발행을 해보고 몽땅 증송도 해보았다. 어차피 자존심만 상하게 하는 일이였다. 그래서 돈이 아까운 것보다 훗처리가 무서워서 자비출판을 포기하고말았다.

이렇게라도 몇책 만들어놓는 것은 몇수라도 가치있는 시가 다시 시의 번영기를 맞는 후세사람들에게 읽힐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나의 자신심의 표현이라 하겠다.” 

내가 컴퓨터로 타자해 만들어준 <<李三月時選>>의 머리말의 글이다.  이 책에는 1954년부터 1978년까지의 시들은 한수도 수록하지 않았다. 1979년부터 2002년까지의 작품중에서 558수만을 추려내 한데묶은것이다.  5B용지 246페지.  


리삼월선생은 해방후 북방문단에서는 아마 제일먼저 떠오른 밝은별일것이다. 시창작에 대한 그의 견해가 후세에 저그마한 참고라도될것같아서 올리니 시창작자들은 한번 읽어보기 바란다.

관점이 다를수도있겠지만.

 

   

                  나와 나의 시

 

                         리삼월

 

나에게는 시창작에서 시종일관 견지해온 자기나름의 주장이 있다. 간단하게 요약해서 말하면 독자들이 알아보기쉽게 소박하게 그러면서도 심각한 함의가 내포된 시를 쓰는 것이다. 어떻게 쉬우면서도 심각한 시를 쓸수 있는가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것이다. 어차피 매우 어려운 작업임에 틀림이 없다. 이 모순되는 량자를 조화시키지 않으면 나는 결코 자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시의 맥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시적발견이 없으면 나는 필을 들지 않는다. 일단 새로운 시적발견이 있게되면 령감이 생기고 또 령감은 상상력을 최대한으로 유발시킨다. 나의 경우를 놓고 보면 시적발견은 나로하여금 언제나 개성화되고 격정으로 고양된 심태를 고스란히 보여줄 수 있는 미묘한 환경속에 밀어넣는다. 나는 다시 시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각도를 찾는다. 이것이 바로 내가 기물탁상이라는 전통적인 기초를 바탕으로 하여 시를 설계하고 시의 집을 짓는 대체적인 과정인 것이다.

 

그러기에 나의 시에는 많은 경우 일정한 서사성분이 세절과 함께 가첨된다. 서정시에 서사성분이 과분하게 가첨되면 알아보기는 쉽지만 감정밀도가 성그러져 서정미에 손상을 주게된다. 나는 이런 위험을 경계하면서 새롭게 신선한 세절에 개성이 강한 정감을 반죽하는 방식으로 결함이 될수있는 가능성을 미리방지하는 것이다.

 

나는 상기한 창작방법을 거쳐 독자들이 알아보기쉽고 소박하면서도 심각한 함의를 담을 수 있는 나의 문학주장을 실현하려는 것이다. 내가 나름대로의 주장이 있다고해서 창작실천에서 훌륭한 시를 많이 내놓은 것은 아니다. 실패작도 많은 것이다.

 

나는 거의 한평생을 편집사업에 종사해왔다. 그것도 동인지가 아닌 국록을 타먹는 문학지를 편집했기에 모든 부동한 창작방법으로 씌여진 시와 시인을 폭넓게 포섭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문혁”후에는 더욱더 그러했다. 이는 내가 부동한 창작방법과 그리고 예술기법 등을 배우고 가늠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했다.

 

어떠한 창작방법이거나 그의 존재가치가 있는 것이라면 모두 재간을 길러낼 수 있고 어떤창작방법으로 씌여진 작품이던간에 모두 대작이 있으면 졸작도있는 것이다. 나는 나대로 계속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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