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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향 (외4수)
방태길
나는 고향의 하늘에서
멀리 가는 기러기 본다
모든 것이 낯선 고향에서
내 맘도 새들같이 남쪽으로 간다
저녁노을 피는 저 더기서 보면
서있는 허수아비도 정답던 벌판이
개구리도 엄마 그려 울던 여름밤이
인제는 머얼리 구름산같이 사라지고…
내 친구 황소와 강아지와 닭들은 없고
들국화만 머리 들고 고향손님 반긴다
새들은 옛 주인 찾아 훨훨 날아들고
정답던 나무들은 복덩이 찾아 시내로 갔다
나는 빈 집터에 무덤처럼 앉아
신기루같이 사라진 고향 다시 그린다
고향도 젊을 땐 홍시처럼 고왔다
고향은 지금 도시에 가 빨갛게 익는가보다…
천당과 지옥 사이
뒤골목 삼촌집에서 소주 마시고
너부러져 꿈나라 산책하다가
천당과 지옥 사이 드나들었다
지옥에는 악한들이 참회하고
천당에는 친인들이 북 치며
신선 되여 춤추고 있었다
고통스레 지옥 간 이들도
빈몸으로 세상에 왔다 가고
구름 타고 천당 간 이들도
빈몸으로 세상에 왔다 갔다 한다
가슴에 차오르는 죄 하늘에 날리며
마음 비우고 사랑 키운 이는
구름 타고 천당에 가고
량반도 모질면 지옥에서 청해가고…
천당과 지옥은 한발작 사이라 한다
사랑과 증오도 한발작 사이
선량과 사악도 한발작 사이
인간과 짐승도 한발작 사이…
삼촌집에서 소주 반근 마시고
천당과 지옥 사이 드나들었다…
천당도 지옥도 안가고 지금은
인간세상 기분 좋게 살려 생각했다.
들꽃 2
베토벤 운명교향곡 들으며
들꽃의 운명 생각한다
푸른 언어 하늘에 날리며
운명에 항거하며 웃는 들꽃
누구도 꺾을 근심 없는 들꽃
도시의 농민공처럼 사라져도
그리움 모르는 존재인 들꽃
락락 장송처럼 짤릴 행운도 없고
굳은 바위처럼 기초 될 행도 없는 들꽃
공기같이 물같이 존재감 없는 이는
버려진 의자에서 밟혀도 웃는 들꽃 보며
자기의 운명이 들꽃 같다 한숨 쉰다.
록차 풀어
고향의 청청하늘 물에 풀어
고향의 산냄새 꽃냄새 물에 풀어
록차 풀어 그대께 드리옵니다
그리운 정 만나면 한번 폭취하려고
고향의 해달과 흐른 세월 말하려고
도수 높은 소주 준비했지만
흐릿한 세월 청청한 머리 잊지 말라고
혼탁한 세상 맑은 눈 가리우지 말라고
오늘은 록차 풀어 그대께 드립니다
어느 때 또다시 엄동세월 만나면
온몸이 얼어드는 엄동세월 만나면
도수 높은 소주로 추위 이깁시다
고향의 청청하늘 풀어 마시니
얼굴에는 맑은 웃음 꽃으로 피고
가슴에는 붉은 해 둥실 솟습니다.
꽃은 새벽을 낳았다
모지름에 울고 흐느끼며
피 뿌려 하늘에 노을 만들며
부엉이처럼 수많은 밤 먹으며
꽃은 새벽 낳았다
꽃의 피는 해빛 되여 솟구치고
꽃의 사상은 안개 되여 펼쳐지고
꽃의 사랑은 강물 되여 흐르고
꽃의 노래는 무지개 되여 날고…
꽃은 이렇게 새벽 낳았다
왜글왜글 떠들던 별무리가
세월의 주머니서 조용히 잠들 때
온몸을 박산내는 아픔 참으며
아프게 사랑하는 법 세상에 가르치며…
꽃은 이렇게 새벽 낳았다
꽃의 아픔은 운명이라 말할 때
꽃의 향기는 숙명이라 말할 때
맑은 미소로 절규 씹으며
피멍 들어 타오르는 구름 헤치며…
꽃은 이렇게 새벽 낳았다
꽃은 이렇게 태양 낳았다
꽃은 이렇게 우주 낳았다!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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