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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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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시 모음
2015년 02월 19일 02시 22분  조회:2360  추천:0  작성자: 죽림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오세영


8월은
오르는 길을 잠시 멈추고
산등성 마루턱에 앉아
한 번쯤 온 길을 뒤
돌아보게 만드는 달이다

 

발 아래 까마득히 도시가,
도시엔 인간이,
인간에겐 삶과 죽음이 있을 터인데
보이는 것은 다만 파아란 대지
하늘을 향해 굽이도는 강과
꿈꾸는 들이 있을 뿐이다

 

정상은 아직도 먼데
참으로 험한 길을 걸어왔다
벼랑을 끼고 계곡을 넘어서
가까스로 발을 디딘 난코스 ...

 

8월은 
산등성 마루턱에 앉아
한 번쯤 하늘을 쳐다보게 만드는 달이다

오르기에 급급하여
오로지 땅만 보고 살아온 반평생
과장에서 차장으로 차장에서 부장으로
아, 나는 지금 어디메쯤 서 있는가,

 

어디서나 항상 하늘은 푸르고
흰 구름은 하염없이 흐르기만 하는데
우르르면 먼 별들의 마을에서 보내 오는 손짓

그러나 지상의 인간은 오늘도
손으로 지폐를 세고 있구나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 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케 하는 달이다

 

 

 

8월의 소망/ 오광수

 

한줄기 시원한 소나기가 반가운 8월엔
소나기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만나면 그렇게 반가운 얼굴이 되고
만나면 시원한 대화에 흠뻑 젖어버리는
우리의 모습이면 얼마나 좋으랴?

푸름이 하늘까지 차고 넘치는 8월에
호젓이 붉은 나무 백일홍 밑에 누우면
바람이 와서 나를 간지럽게 하는가
아님 꽃잎으로 다가온 여인의 향기인가
붉은 입술의 키스는 얼마나 달콤하랴?

8월엔 꿈이어도 좋다.
아리온의 하르소리를 듣고 찾아온 돌고래같이
그리워 부르는 노래를 듣고
보고픈 그 님이 백조를 타고
먼먼 밤하늘을 가로질러 찾아왔으면

 

 


민가/ 장석남


착하게 살아야 천국에 간다
과연 이 말이 맞을까
저녁 햇빛 한줌을 쥐었다 놓는다
초록을 이제는 심심해하는
8월의 가로수 나뭇잎들 아래
그 나뭇잎의 그늘로 앉아서
착하게 살아야 천국에 간다는 말을
나무와 나와는 지금 점치고 있는 것인가
종일 착하게 살아야 보이는 별들도 있으리
안 보이는 별이 가득한 하늘 바라보며
골목에서 아득히 어둡고 있었다
첫 나뭇잎이 하나 지고 있었다

 

 


8월/ 목필균

 

누구의 입김이 저리 뜨거울까

불면의 열대야를
아파트촌 암내난 고양이가
한 자락씩 끊어내며 울고

만삭의 몸을 푸는 달빛에
베란다 겹동백 무성한 잎새가
가지마다 꽃눈을 품는다

 

 

 

팔월/ 전봉건


저걸 보셔요
8월의 병사들이
와아아아 와아아 와
소릴 지르면서
왓하하 왓하하 하
옷음소릴 지르면서
철모에 퍼담은 강을
온 몸에 쏟아 붓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8월의 병사들은
젊은 사자들,
아무리 땅이 타고
하늘이 타 들어도
젊은 사자들은
시시하게 머릴 숙여
강물의 물을
마시질 않습니다
 

저걸 보셔요
8월의 병사들은
아무리 목줄기가 타들어도
꼿꼿이 세우는 머리 위로
와아아아 와아아 와
소릴 지르면서
왓하하 왓하하 하
웃음소릴 지르면서
번쩍 들어올린 강을 쏟아
온 몸으로 들이키고 있습니다

 

 


 8월의 종소리/  천상병


 저 소리는 무슨 소리일까?
 땅의 소리인가?
 하늘 소리인가?

 한참 생각하니, 종소리
 멀리 멀리서 들리는 소리

 저 소리는 어디까지 갈까?
 우주 끝까지 갈지도 모른다
 땅 속까지 스밀 것이고
 천국에도 들릴 것인가?      

 

 


찻집/ 에즈라파운드


찻집의 저 아가씨
예전처럼 그리 예쁘지 않네
그녀에게도 8월이 지나갔네
층계도 전처럼 힘차게 오르지 않고
그래, 그녀도 중년이 될 테지
우리에게 머핀을 갖다 줄 때
주변에 풍겼던 그 젊음의 빛도
이젠 풍겨줄 수 없을 거야
그녀도 중년이 될 테니

 

 

 

처서/ 문태준


얻어온 개가 울타리 아래 땅그늘을 파댔다
짐승이 집에 맞지 않는다 싶어 낮에 다른 집에 주었다
볕에 널어두었던 고추를 걷고 양철로 덮었는데
밤이 되니 이슬이 졌다 방충망으로는 여치와 풀벌레가
딱 붙어서 문설주처럼 꿈적대지 않는다
가을이 오는가, 삽짝까지 심어둔 옥수숫대엔 그림자가 깊다
갈색으로 말라가는 옥수수 수염을 타고 들어간 바람이
이빨을 꼭 깨물고 빠져 나온다
가을이 오는가, 감나무는 감을 달고 이파리 까칠하다
나무에게도 제 몸 빚어 자식을 낳는 일 그런 성싶다
지게가 집 쪽으로 받쳐 있으면 집을 떠메고 간다기에
달 점점 차가워지는 밤 지게를 산 쪽으로 받친다
이름은 모르나 귀익은 산새소리 알은채 벌처럼 시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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