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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인 - 푸쉬킨
2015년 03월 08일 20시 59분  조회:2408  추천:0  작성자: 죽림

푸쉬킨

1799~1837

 

러시아의 국민적 시인

 

모스크바 출생. 러시아 리얼리즘 문학의 확립자이다.  명문 중류귀족의 장남으로 외조부는 표트르 대제(大  帝)를 섬긴 아비시니아 흑인 귀족이었다.

 

 차르스코예셀로의 전문 학교를 졸업한 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외무성에 근무하였다.

 

 시의 내용이 문제가 되어 유배되었는데, 고독하고 불우한 유폐 생활은 도리어 시인에게 높은 사상적·예술적 성장을 가져다 주어, 러시아의 역사적 운명과 민중의 생활 등에 대하여 깊이 살필 기회를 주었다고 할 수 있다.

 

 푸슈킨의 작품은 모두 농노제 때의 러시아 현실을 정확히 그려 냈으며, 깊은 사상과 높은 교양으로 일관되어, 뒤의 러시아 문학의 모든 작가와 유파는 모두 ‘푸슈킨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농촌> <카프카스의 포로> <예프  게니오네긴> <스페이드의 여왕> <대위의 딸>등이  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

 

우울한 날들을 견디면서: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달관된 입장으로 인생을 말하고 있는 듯 하나

그 속에 배어있는 우울감은 숨길 수 없다.

 

 

 

신이여, 저를 미치지 않게 하소서.

 

 

신이여, 저를 미치지 않게 하소서.

아니, 그보다는 차라리 보따리와 지팡이가 나아요

아니, 고생스럽고 배고픈 게 차라리 더 나아요.

 

그것은 내가 나의 이성을

존중해서도 아니고

이성과 헤어지는 것이 기쁘지 않아서가 아니요.

 

 

나 자유로이 둔다면

그 얼마나 활개치며

어두운 숲으로 달려가리!

 

열병에 걸린 것처럼 노래를 부르고, 또 부르고

그 얼마나 자유로이 멋진 꿈에 도취되어

나를 잊으리.

 

 

그리고 나의 파도소리에 귀기울이고

행복에 가득차서

빈 하늘을 바라보리니

 

나 그 얼마나 힘차고 자유로우리

들판을 파헤치고

숲을 휘어뜨리는 회오리처럼.

 

 

그런데 불행히도 : 미친다는 것은

페스트보다 더 두려운 일,

 

곧 갇히고

사슬에 묶이리니,

 

사람들은 창살 사이로 짐승을 찌르듯

찌르러 올 것이고,

 

 

그리고 밤에는 들을 것이다.

꾀꼬리의 울 리는 낭랑한 목소리도 아니고

 

빽빽한 참나무숲의 웅성거림도 아니고

울리는 것은

 

친구들의 외침소리, 밤의 파수꾼의 욕설,

사슬이 쩔렁이고 삐걱이는 소리뿐

 

 

 

현실속에서 살고 싶어하는 시인의 모습을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의 법칙을 떠나고자 하는 모습을 가지고 있다.

삶에 기쁨과 슬픔등 모든 것이 균형을 이루어 살아가고자 함.

 

 

 

 

시베리아 깊은 광맥속에

제까브리스트 12월 혁명이후 유형간 사람들에게 보내는 시.

 

                

시베리아 깊은 광맥 속에

그대들의 드높은 자존심의 인내를 보존하소서

 

그대들의 비통한 노력과 높은 정신의 지향은

사라지지 않으리니.

 

 

불행의 신실한 누이,

희망은 암흑의 지하 속에서

 

용기와 기쁨을 일깨우리니

그 날은 오리니:

 

 

사랑과 우정이 그대들에게 닿으리니

깜깜하게 닫힌 곳 빗장을 열고

 

지금 그대들의 감방 그 굴 속으로

나의 자유의 소리가 다다르듯이.

 

 

무거운 사슬이 풀어지고

암흑의 방은 허물어지고 - 자유는

 

기쁨으로 그대들을 마중나오리니

그리고 형제들은 그대들에게 검은 건네리니.

 

 

 

 미래에 대한 신뢰, 정신적인 동지의식.

 인생, 사회, 세계 등에 대한 사상이 연결됨.

 

 여기서 '광맥'이란 - 그대들이 가지고 있는 그 노력과 정신은

 나중에 또 하나의 보물이 되어 발굴되리라는 의미를 추가한다.

 

 마지막연에서 푸쉬킨은 그대들이 옳은 사람들이니

 심판해 달라고 하며 검을 건넨다.

 

 

작은 새

 

                  

 

머나먼 마을에 이르러

고향의 풍습을 따라서

 

매맑은 봄철 축제일에

작은 새 놓아 주노라.

 

 

비록 한 마리 새이지만

산 것에 자유를 주고

 

아쉬운 생각은 없으니

나의 마음은 평화로와라.

 

 

 

제 2행의 고향의 풍습이란

당시 러시아 농민들 사이에는

 

부활주일이면 새를 놓아주면서

행복을 비는 풍습을 말한다.

 

제3행의 봄철 축제일은 부활절을 말한다.

 

 

 

 

태워진 편지

 

 

안녕, 사랑의 편지여 안녕.

 

그 사람이 이렇게 시킨 것이다.

 

얼마나 오랜 시간,

 

나는 주저하고 있었던가,

 

얼마나 오랜 시간을 나의 손은

 

모든 기쁨을 불에 맡기려고 맹세하였던가...

 

하지만 이제 지긋지긋하다.

 

시간이 찾아 왔다.

 

불타라, 사랑의 편지여!

 

나는 각오하고 있지,

 

마음은 무엇에도 현혹되지 않지.

 

탐욕스런 불꽃은 벌써 너의 편지를 핥으려 한다...

 

이제 곧.

 

 활활 타올라 타올라 엷은 연기가 얽히면서

 

나의 기도와 더불어 사라져 간다.

 

이미 변치않을 마음을 맹세한

 

반지로 찍은 자국도 사라지고

 

녹기 시작한 봉랍이 끓는다...

 

오오, 신이여 일은 끝났다.

 

검어진 종이는 휘말리고 말았다.

 

지금은 가쁜한 재 위에

 

그 숨겨진 자국들이 새하얗게 남고...

 

내 가슴은 조여진다.

 

그리운 재여.

 

나의 애처로운 운명 위에

 

그나마 가련한 기쁨이여,

 

내 한탄의 가슴에 영원히 머물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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