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짧고 문학은 길고...
미니 칼럼
요절문인
김혁
1937년의 오늘, 일본 도꾜제국대 부속병원에서 폐결핵이 악화된 한 시인 27세의 나이로 요절했다.
폐병의 절망을 안고 기생과 동거하며 난해한 초현실주의 시 ‘오감도’와 소설 ‘날개’를 써내 천재적 면모를 보였던, 카페 경영에 실패하고 절망 끝에 건너간 도꾜에서 “멜론이 먹고 싶다”는 마지막 말을 남긴 채 생을 접고 만
리상이다.
리상외에도 김소월, 라도향, 최서해, 강경애, 전혜린, 모파상, 뿌쉬낀, 아쿠다가와 류노스케, 路遥, 萧红, 顾城,王小波등 세계문단사에는 그 재능을 다 펴지못하고 일찍 스러진 “별”들이 그렇게도 많았다.
요절(夭折), 여기서 요(夭)자는 무성하다, 절(折)은 부러지다는 뜻이다. 싱싱함과 향기를 채 뿌리지못하고 꺽이고 말았다는 그 뜻말에 조차 애통함이 깊이 담겨 있다.
일전 답사차로 룡정 대포산을 오르다가 길녘에서 뜻밖에도 허흥식 시인의 묘소와 마주쳤다. 무성한 풀잎속에 쓸쓸하게 방치된 그 묘소앞에 가던 길을 멈추고 머리숙여 묵도를 드렸었다.
우리 문단에도 안타깝게 요절한 문인들이 적지 않다.
류연산, 윤림호, 박향숙, 남주길, 조은철, 윤광수… 병환으로, 사고로 애닯게 일찍이도 간 그이들의 이름을 떠올리는것만으로도 눈시울이 젖어 오른다.
해외에서는 요절문인들에 대한 추모방식이 정례적으로 진행되고있다. 주기(周忌)를 꼭 챙겨 기념하고 그이들을 위한 문학비를 건립하거나 랑송회를 열며 또 요절문인 작품집도 내고있다.
우리 문단 역시 작고문인들을 추모하고 있지만 가족이나 몇몇 친구들의 작은 방식으로만 그칠뿐 보다 장중하고 조직적인 추모 방식은 결여되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생의 황홀에만 매몰되지 말고 그늘속 죽음에도 눈길을 주라”하고 어느 한 평론가는 말을 했다. 작고문인들에 대해 정례적으로 눈길을 돌리고 그이들이 우리 문단사에 남긴 업적을 기리는것은 문단의 전승과 발전에도 필수적인 례식이 아닐가 생각해 본다.
그리고 그이들을 추억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무엇보다도 그이들이 남긴 작품을 읽는것이다.
2014년 3월 7일
“聽雨齋”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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