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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인 - 루이 라라공
2015년 03월 21일 23시 01분  조회:2909  추천:0  작성자: 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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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랑은 어디에도 없다

 

 

 

 

자기의 힘도 나약함도 인간의 의지가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람들이 팔을 벌려 친구를 맞이하며 기뻐할 때

그 그림자는 십자가의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다

행복을 껴안았다고 생각했을 때 사람들은 행복을 깨부순다

인생이란 고통에 찬 무상한 이별이다

 

             행복한 사랑은 어디에도 없다

 

인생은 다른 운명으로 무장을 해체당한

저 무기를 휴대하지 않는 병사들과 같다

아침에 그들이 일어나도 이미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저녁에는 또 할 일이 없고 마음은 방황할 것이다

"이것이 나의 인생이다"라고 속삭이며 눈물을 참는 것이다

 

            행복한 사랑은 어디에도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내 가슴을 쥐어뜯는 상처여

나는 그대를 상처 입은 새인 양 껴안고 간다

그런데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지나가는 것을 바라보면서

내가 짠 언어를 내 뒤에서 되풀이했다

그러나 그 언어는 그대의 커다란 눈과 마주치면 갑자기 퇴색되어버렸다

 

            행복한 사랑은 어디에도 없다

 

살 길을 알았을 때는 이미 늦었기에

우리들의 마음은 밤 속에서 일제히 우는 것이다

조그마한 노래 하나를 짓는 데도 불행이 필요한 것이다

몸짓 하나를 하는 데도 회한이 필요한 것이다

기타 한 줄을 치기 위해서도 흐느낌이 필요한 것이다

 

            행복한 사랑은 어디에도 없다

 

고통을 동반하지 않는 사랑은 없다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는 사랑은 없다

그리고 그대에 대한 사랑도 조국애와 같은 것

눈물로 키워지지 않는 사랑은 없다

 

            행복한 사랑은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그것이야말로 우리 두 사람의 사랑인 것이다

 

 

 

 

                                                                           - 루이 아라공

 


미래의 노래 - 루이 아라공

 

 

 


 

인간만이 사랑을 가진 자이기에

자기가 품었던 꿈이 다른 사람의 손으로

자기가 불렀던 노래가 다른 사람의 입술로

자기가 걸었던 길이 다른 사람의 길로

자기의 사랑마저 다른 사람의 팔로 성취되고

자기가 뿌렸던 씨를 다른 사람들이

따게 하도록 사람들은 죽음까지도 불사한다

인간만이 내일을 위해 사는 것이다

 

자기의 몸을 완전히 잊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길이다

인간이란 스스로 기꺼이 나아가는 자이다

다른 사람들이 자기의 술을 마시도록

인간은 언제나 그 몸을 내미는 혼이다

스스로 자기 자신을 극복하는 자가

또 자기 몸의 피를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이다

그 고통의 보상 따위는 추호도 구하지 않고

그리고 왔을 때처럼 빈 몸으로 나가는 것이다

 

인간은 분골쇄신 힘을 다하고

목표로 했던 만큼 자기를 넘어 나아간다

자기가 이르렀던 하늘에 만족하지 않고

자기가 만들었던 불에 자기를 태우면서

와야 할 아침에 자리를 주는 밤처럼

사라져가는 자기에게는 마음도 쓰지 않고

자기의 운명과 그 심연 위에

열려진 문을 향해 기뻐하면서

 

탄광 속에서 또는 조선소 속에서

인간은 오직 미래를 꿈꾸고 있다

장기두기에서 왕은 궁지에 몰려 있고

이미 이쪽의 말도 잡히고 차도 잃어

완전한 전망도 희망도 상실한 채

다른 장기판 눈금의 다른 왕을 노리며

다른 장기판 위의 다른 졸을 노리며

자기를 자기의 당을 구하러 가는 것이다

 

살고 살리는 것 중에서 인간만이

미래를 생각해낸다

신조차도 - 시간은 신에 있어서

영원한 것을 재는 척도가 아니다

또한 척도가 될 수도 없는 것이다

신은 신성하고 불변의 것이기에

인간만이 자기의 그림자를 내려다보며

멀리 전방을 내다보는 한 그루의 나무이다

 

미래란 죽음에 싸움을

거는 전장이다 이것이야말로

불행으로부터 내가 쟁취한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인간의 사상이 한 걸음 한 걸음

좁혀왔던 전진기지이다

이제 최후의 힘을 짜냈던

바다의 거품이 투쟁을 밀고 나아갔던 장소에

끊임없이 밀려왔다 밀려간다 파도처럼

 

미래란 잡으려고 내밀었던 손에서

그 반대편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그리하여

밟아 다져진 길의 맞은 편에 있는 공간이다

그 곳에서 인류로서 승리한 인간은

자기 자신의 동상을 때려부수고

자기가 꿈꾸었던 것 위에 우뚝 서서

물새를 사냥하러 갔던 사냥꾼처럼

쏘아 떨어뜨린 새의 수를 세는 것이다

 

미래를 생각하면서 나는 취한다

미래는 나의 술잔이다 애인이다

나의 소모기를 뒤바뀌게 한 나라이다

나는 그 비밀을 벗긴다

입술에서 연지를 벗기듯이

미래는 나의 머릿속에서 윙크하고 있다

미래는 나의 자식 나의 획득물이다

관념의 신에게 바친 예찬이다

 

빈자용의 법률이여 사라져다오

보아다오 지금까지와는 다른 축제일의 나무 열매를

나는 나 자신의 불이 된다

보아다오 갖가지 숫자와 축하의 과자를

우리들은 모든 방식을 바꾸리라

멋진 내일 어제가 사라져가듯이

계산이 기도를 이기고 그리하여

인간은 바라는 것을 손에 넣는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여자는 남자의 혼을 장식하는 채색이다

여자는 남자를 활기 있게 해주는 떠들썩하고 우렁찬 소리이다

여자가 없으면 남자는 거칠어질 뿐

나무 열매나 열매없는 핵에 불과하다

그 입에서는 거친 들바람이 나오고

그 인생은 엉망으로 헝클어지고 황폐해져

그것마저 자기의 손을 때려부셔 버린다

 

나는 그대에게 말한다 남자는 여자를 위해

태어나고 사랑을 위해 태어나는 것이라고

낡은 세계의 모든 것이 바뀔 것이다

처음에는 생이 다음에는 죽음이 바뀔 것이다

그리하여 모든 것이 분배될 것이다

하얀 방도 피투성이의 입맞춤도

그리하여 부부들과 우리들 세상의 봄이

오렌지 꽃처럼 지상에 흩어져 깔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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