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동그라미> 시모음
2015년 04월 17일 21시 20분  조회:4061  추천:0  작성자: 죽림
 

<동그라미 시 모음> 박두순의 '둥근 것' 외 

== 둥근 것 ==
 
둥근 것은
곱다.

이슬 눈빛이 곱고
빗방울 속삭임이 곱다. 

둥근 것은
향기롭다.

모난 과일이 어디 있나
맛이 향기롭다.

둥근 것은
소중하다.
땅덩이도, 해도 별도 달도 둥글다.
씨앗도 둥글다
잎과 꽃과 뿌리까지 품으려니.

사랑스런 널 보는 눈이 둥글다.
네가 나를 용서할 때의
웃음도 둥글었다.


(박두순·시인, 1950-)


== 공은 둥글다 ==

배고파 우는 아이야
무서워 우는 아이야

그만 눈물을 닦고
우리 축구를 하자

우리는 이겼다, 우리는 졌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즐겁다

해는 저물고
돌아가는 집안에 빵은 없어도

공은 둥글다
지구는 둥글다

우리 눈물은 둥글다
우리 내일은 둥글다


(박노해·시인, 1958-)  


== 둥굴레 == 

살아가는 일에 자꾸만 모가 나는 날은 
둥근 얼굴로 다소곳하게 고개 숙인 
너에게로 살금살금 다가서고 싶다 
더 둥글게 열려있지 못해 우리 사이에 
꽃을 피우지 못했던 날을 생각하면 
마음은 계곡처럼 깊게 파인다. 
잎을 꽃처럼 달고 사랑을 기다려보지만 
내게는 바람 부는 날이 더 많았다 
아직 내 사랑에는 모가 나있는 날이 많아서 
그렇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꽃을 잎처럼 가득 차려 두기 위해서는 
내 사랑이 더 둥글어야 한다는 것도 안다 
우리 서로 꽃으로 다가서기 위해서는


(김윤현·시인, 1955-)


== 둥근 길 == 

경주 남산 돌부처는 눈이 없다
귀도 코도 입도 없다

천년 바람에 껍데기 다 내주고 
천년을 거슬러 되돌아가고 있다
안 보고 안 듣고 안 맡으려 하거나 
더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다

천년의 알맹이 안으로 쟁여 가기 위해
다시 천년의 새 길을 보듬어 오기 위해
느릿느릿 돌로 되돌아가고 있다
돌 속의 둥근 길을 가고 있다

새 천 년을 새롭게 열기 위해
둥글게 돌 속의 길을 가고 있다


(이태수·시인, 1947-)


== 마음이 새고 있다 == 

꽉 조여지지 않은 수도꼭지에서 
차랑한 물방울이 방울방울 
맺혀서 동그랗게 풍경을 담아낸다 

아침부터 마음이 새고 있다 
마음이 새고 있는 거기 
맺혀서는 똑 떨어져 
아슬아슬 건너오는 먼 풍경 

쟁그랑 챙 
아침 밥상 위에 
식구들 숟가락 놓는 소리, 동그랗다


(강인한·시인, 1944-)


== 둥근 자세 ==


둥글게 스민다는 말이 
소리 없이 울고 싶은 자세라는 걸 바다에 와서 알았다
둥근 수평선, 모래에 발을 묻고 
둥근 흐느낌으로 울다가 스미는 파도,
나는 왜 당신의 반대편으로만 자꾸 스며 갔을까
내 반대편에서 당신은 왜 그토록 지루하게 
둥근 원을 그리며 나에게로만 스민 빗물 보내왔을까
파도가 대신 울어주는 바닷가에서
둥글게 스민다는 말이 혼자 우는 자리라는 것을 알았다
나를 대신하여 울던 당신이
어두운 곳에서 몸을 둥글게 말고는 
오래오래 혼자 울던 당신이
이른 저녁 눈썹달로 떴다 울고 싶은 자세로 둥글게 떴다
세상은 울고 싶은 자세로 몸을 웅크리다가 둥글어졌을 것이다
수평선이 저렇게 둥근 것처럼
나를 비춰왔던 울음도, 나에게 스미어 왔던 당신도 
수평선처럼 둥근 자세였다
멀리 떨어져야 잘 볼 수 있었다
헤어짐이 끝없기 때문에 사랑도 끝없다고 당신은 말한다
둥근 눈물로 혼자 말한다


(강미정·시인, 경남 김해 출생)


== 둥글다 ==

햇살이 비스듬한 저녁,
전철역 좌판할머니 등이 둥글다
검정비닐봉지를 건네는 손등
관절 꺾인 무르팍도 둥글다
나물 봉지를 받아든 손
덩달아 둥글다

골목길, 이끼 낀 담장,

털 곤두세운 고양이의 발톱,

낡은 목제의자에 몸을 내맡긴 노인,

맨드라미, 분꽃, 제라늄, 세발자전거…
오래 전부터 둥글다

한 줄기 쏟아지는 소나기
그 빗줄기 속을 뛰어가는 배달꾼의 뒷모습
일제히 쳐다보는 눈길들
모두 둥글다


(박해림·시인)


== 동그라미 == 

너의 모습을 보면
언제나 동그라미 같아 

오늘밤 하늘에 
두둥실 떠 있는 

저 보름달처럼
어느 한 구석 모나지 않은 사람

얼굴도 호박처럼 둥글 
마음도 쟁반 같이 둥글어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늘 순한 느낌을 주는 너

너의 모습을
살며시 훔쳐보며

나도 이 밤 문득 
동그라미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정연복·시인, 1957-)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483 詩作은 온몸으로 하는 것 2016-05-29 0 4270
1482 노래하듯이 詩 랑송하기 2016-05-29 0 3955
1481 동시 지도안 2016-05-29 0 4530
1480 동시 지도 요령 2016-05-29 0 3915
1479 동시 지도하는 방법 2 2016-05-29 0 3890
1478 동시 지도하는 방법 2016-05-29 0 4032
1477 엄마도 동시를 지도할수 있다... 2016-05-29 0 3235
1476 동시랑송법 2 2016-05-29 0 3821
1475 동시랑송법 2016-05-29 0 3837
1474 랑송문화는 글자가 없던 오랜전부터 있어 왔다... 2016-05-29 0 3561
1473 랑독과 랑송의 차이점 2016-05-29 0 3936
1472 詩랑송 아름답게 잘하는 법 3 2016-05-29 0 3868
1471 詩랑송 아름답게 잘하는 법 2 2016-05-29 0 3925
1470 詩랑송 아름답게 잘하는 법 2016-05-29 0 4419
1469 詩 랑송하는 법 2 2016-05-29 0 3919
1468 詩 랑송하는 법 2016-05-29 0 4173
1467 청(靑)은 현(玄)과 흑(黑)과 통한다... 2016-05-29 0 4604
1466 프랑스 시인 - 라포르그 2016-05-28 0 4528
1465 詩人의 머리속은 하얗게 비어 왔었고... "그 불빛" 2016-05-28 0 3947
1464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라... 2016-05-27 0 3978
1463 詩作에서 관념은 가고 이미지만 남아라... 2016-05-27 0 4202
1462 시선과 시선 마주치기 2016-05-27 0 4148
1461 꼬맹이들의 동시모음 2016-05-27 0 4238
1460 <한글> 시모음 ///윤동주 년보 2016-05-26 0 4611
1459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2016-05-26 0 4816
1458 詩를 쓸 때 마무리에도 신경 써야... 2016-05-25 0 4342
1457 <책> 시모음 2016-05-25 0 4037
1456 미국 녀성 시인 - 에밀리 디킨슨 << 1775 : 7>> 2016-05-25 0 6073
1455 두 시인의 애틋한 사랑이야기 2016-05-25 0 4367
1454 오누이 詩碑 2016-05-24 0 4432
1453 청마 유치환 시인과 정운 이영도 시조시인와의 사랑詩 2016-05-24 0 5179
1452 詩作에서 끝줄을 쓰고 붓을 놓을 때... 2016-05-24 0 4467
1451 詩는 뜸을 잘 들여야 한다... 2016-05-24 0 4267
1450 [비 추적추적 오는 아침 詩]- 련쇄 사랑사건 2016-05-24 0 4906
1449 詩공부는 꽃나무에 물을 주는 격... 2016-05-21 0 4249
1448 세상의 모든 뿌리는 젖어 있다... 2016-05-20 0 4310
1447 우리는 귀향선을 모른다... 2016-05-20 0 4443
1446 진짜 시인, 가짜 시인, 시인다워야 시인 2016-05-19 0 4034
1445 천재 녀류시인 - 옥봉 / 詩가 내게... 2016-05-19 0 5134
1444 [화창한 초여름 아침 詩 한컷] - 졸업 2016-05-19 0 4257
‹처음  이전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