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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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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를 너무 함부로 쓴다...
2015년 08월 15일 22시 31분  조회:4457  추천:0  작성자: 죽림
[ 2015년 08월 16일 09시 56분 ]

 

 

천진항 폭발중심현장.

 
이상국 약력

 

1946년 강원 양양군 출생

1976년 심상지 시 '겨울추상화' 발표 데뮈

 

경력

유심지 주간. 백담사만해마을 운영위원장.

한국작가회의 자문위원. 한국작가회의 강원지회장.

민예총 강원지회장.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

설악신문 대표이사

 

수상

백석문학상. 민족예술상.

유심작품상. 강원민족예술상.

 

시집

동해별곡. 우리는 읍으로 간다.

집은 아직 따뜻하다.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

 

집은 아직 따뜻하다

 

 

흐르는 물이 무얼 알랴

어성천이 큰 산 그림자 싣고

제 목소리 따라 양양 가는 길

부소치 다리 건너 함석집 기둥에

흰 문패 하나 눈물처럼 매달렸다

 

나무 이파리 같은 그리움을 덮고

입동 하늘의 별이 묵어갔을까

방구들마다 그림자처럼 희미하게

어둠을 입은 사람들 어른거리고

이 집 어른 세상 출입하던 갓이

비료포대 속에 들어 바람벽 높이 걸렸다

 

저 만리 물길 따라

해마다 연어들 돌아오는데

흐르는 물에 혼은 실어보내고 몸만 남아

사진액자 속 일가붙이들 데리고

아직 따뜻한 집

 

어느 시절엔들 슬픔이 없으랴먄

늙은 가을볕 아래

오래 된 삶도 짚가리처럼 무너졌다

그래도 집은 문을 닫지 못하고

다리 건너오는 어둠을 바라보고 있다

 

 

집은 아직 따뜻하다 / 창작과비평사, 1998

 

 ~~~~~~~~~~~~~~

 

산속에서의 하룻밤 


해지고 어두워지자 
산도 그만 문을 닫는다 

나무들은 이파리 속의 집으로 들어가고 
큰 바위들도 팔베개를 하고 
물소리 듣다 잠이 든다 

어디선가 작은 버러지들 끝없이 바스락거리고 
이파리에서 이파리로 굴러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에 
새들은 몇번씩 꿈을 고쳐 꾼다 

커다란 어둠의 이불로 봉우리들을 덮어주고 
숲에 들어가 쉬는 산을 
별이 내려다보고 있다 

저 별들은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알기나 하는지 
저항령 어둠속에서 
나는 가슴이 시리도록 별을 쳐다본다 


시집 ; 집은 아직 따뜻하다 / 창작과 비평사 

 

~~~~~~~~~~~~~~~~~

 

달동네 


사람이 사는 동네에 
달이 와 사는 건 
울타리가 없어서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들의 지붕 꼭대기에 
달의 문패를 달아주었다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 창작과비평사, 2005 

 

~~~~~~~~~~~~~~~~~~

 

 

 

 

큰 산이 작은 산을 업고

놀빛 속을 걸어 미시령을 넘어간 뒤

별은 얼마나 먼 곳에서 오는지

 

처음엔 옛사랑처럼 희미하게 보이다가

울산바위가 푸른 어둠에 잠기고 나면

너는 수줍은 듯 반짝이기 시작한다

 

별에서는 누군가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별을 닦으면 캄캄함 그리움이 묻어난다

별을 쳐다보면 눈물이 떨어진다

 

세상의 모든 어두움은

너에게로 가는 길이다

 

 

집은 아직 따뜻하다 / 창작과비평사, 1998

 

~~~~~~~~~~~~~~~~~~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감자를 묻고 나서 
삽등으로 구덩이를 다지면 
뒷산이 꽝꽝 울리던 별 

겨울은 해마다 닥나무 글거리에 몸을 다치며 
짐승처럼 와서는 
헛간이나 덕석가리 아래 자리를 잡았는데 
천방 너머 개울은 물고기들 다친다고 
두터운 얼음옷을 꺼내 입히고는 
달빛 아래 먼길을 떠나고는 했다 

어떤 날은 잠이 안 와 
입김으로 봉창 유리를 닦고 내다보면 
별의 가장자리에 매달려 봄을 기다리던 마을의 어른들이 
별똥이 되어 더 따뜻한 곳으로 날아가는 게 보였다 

하늘에서는 다른 별도 반짝였지만 
우리 별처럼 부지런한 별도 없었다 

그래도 소한만 지나면 벌써 거름지게 세워놓고 
아버지는 별이 빨리 돌지 않는다며 
가래를 돋워대고는 했는데 

그런 날 새벽 여물 끓이는 아랫목에서 
지게 작대기처럼 빳빳한 자지를 주물럭거리다 나가보면 
마당에 눈이 가득했다 

나는 그 별에서 소년으로 살았다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  2005 창비

 

 ~~~~~~~~~~~~~~~~~~~~~

 

이 별에서 내리면 


이 별에서 내리면 
다른 별에 가 살 수는 없을까 

이렇게 푸른별이 
하늘에 단 하나뿐이고 
때가 되면 아무런 대책도 없이 
이 별에서 내려야 한다면 

우리가 술도 못 먹고 
시 같은 건 안 써도 좋으니 
또 다른 별에서 만날 수는 없는지 

사람이 너무 많아 불편하다면 
이 보다는 좀 못하더라도 
내리는 사람끼리 만나 사는 별은 없는지 

 

계간 포에지 2000 겨울호, 나남출판, 2000. 11

 

~~~~~~~~~~~~~~~

 

별에게로 가는 길 


별 보면 섧다 

첫새벽 볏바리 가는 소 눈빛에 어리고 
저물어 돌아오는 어머니 
호미날에도 비치던 그 별 

어둠의 거울이었던 
고향집 우물은 메워지고 
이제 내 사는 곳에서는 
별에게로 가는 길이 없어 

오래 전부터 
내가 소를 잊고 살듯 
별쯤 잊고 살아도 

밤마다 별은 
머나먼 마음의 어둠 지고 떠올라 
기우는 집들의 굴뚝과 
속삭이는 개울을 지나와 
아직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집은 아직 따뜻하다 / 창작과비평사

 

~~~~~~~~~~~~~~~~

 

에프킬라를 뿌라며

 

 

자다 일어나 에프킬라를 뿌린다

 

향긋한 안개가 퍼지고

나를 공격하던 모기들은 입이 무너지고 날개가 녹아내리고

죽었다.

 

싸움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은 일본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렸다

수십만이 하루살이처럼 죽었다

 

그들은 다시 베트남에 고엽제를 살포하여

초목의 씨가 마르고

수백만의 인민들이 죽거나 천천히 썩었다

 

나는 모기에게 이긴 게 아니라

그가 공격하면 나도 맨손으로 싸워야 했다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가

나는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

 

어느 미친 여인에게  


지난 가을 
우체국 돌계단에 
은행나무 이파리 모아놓고 
히죽히죽 살림살 때 벌써 허리가 절구통 같더니 
모진 겨울 어디 가 몸풀고 
거뜬하게 나왔느냐 

어느 천벌을 받을 놈이 몹쓸 짓 했느냐며 
눈발 날리고 얼음 어는데 
저 간나 어쩌겠냐며 
온 시민이 걱정했는데 

이 봄 
햇살 수북하게 쌓인 
전매서 울타리 아래 앉아 
머리 풀어헤치고 빗질하는 네가 고마워서 
사람들은 가다가 보고 
또 돌아보는 구나 

~~~~~~~~~~~~~~~~~~

 

미천골 물푸레나무 숲에서 


이 작두날처럼 푸른 새벽에 
누가 나의 이름을 불렀다 

개울물이 밤새 닦아놓은 하늘로 
일찍 깬 새들이 
어둠을 물고 날아간다 

산꼭대기까지 
물 길어 올리느라 
나무들은 몸이 흠뻑 젖었지만 
햇빛은 그 정수리에서 깨어난다 

이기고 지는 사람의 일로 
이 산 밖에 
삼겹살 같은 세상을 두고 
미천골 물푸레나무 숲에서 
나는 벌레처럼 잠들었던 모양이다 

이파리에서 떨어지는 이슬이었을까 
또다른 벌레였을까 
이 작두날처럼 푸른 새벽에 
누가 나의 이름을 불렀다 

 

~~~~~~~~~~~~~~~~~~~

 

있는 힘을 다해

 

 

 

 

해가 지는데 
왜가리 한마리 
물속을 들여다 보고 있다 

저녁 자시러 나온 것 같은데 

그 우아한 목을 길게 빼고 
아주 오래 숨을 죽였다가 
가끔 
있는 힘을 다해 
물속에 머릴 처박는 걸 보면 

사는 게 다 쉬운 일이 아닌 모양이다 

~~~~~~~~~~~~~~

 

희망에 대하여 
사북에 가서 


그렇게 많이 캐냈는데도 
우리나라 땅속에 아직 무진장 묻혀 있는 석탄처럼 
우리가 아무리 어려워도 
희망을 다 써버린 때는 없었다 

그 불이 
아주 오랫동안 세상의 밤을 밝히고 
나라의 등을 따뜻하게 해주었는데 
이제 사는 게 좀 번지르르해졌다고 
아무도 불 캐던 사람들의 어둠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게 섭섭해서 
우리는 폐석더미에 모여 앉아 
머리를 깎았다 
한번 깎인 머리털이 그렇듯 
더 숱 많고 억세게 자라라고 
실은 서로의 희망을 깎아주었다 

우리가 아무리 퍼 써도 
희망이 모자란 세상은 없었다 

 

~~~~~~~~~~~~~~~~~~~~~~~~~

 


연민  


흐르는 강이 나이를 자시면 
무엇이 되는지 
양양 남대천 물너름에 와서 보아라 
한때는 살을 내줄 것 같던 사랑이나 
몸을 내던지며 울던 슬픔도 
생의 굽이굽이를 돌며 치이고 닳아 
이제는 모래처럼 순해졌으니 
산그림자 속으로 새들 돌아가고 
저무는 강둑에서 제 몸 비춰보는 저것, 
자식낳이 다한 어머니처럼 
거대한 자궁을 열어놓고 
혼잣노래 하는 
저 오래된 연민을 보아라"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  2005 창비 

~~~~~~~~~~~~~~~~~~~~~~~

 

백담 가는 길 / 이상국 




물은 산을 내려가기 싫어서 
못마다 들러 쉬고 
쉬었다가 가는데 
나는 낫살이나 먹고 
이미 깎을 머리도 없는데 
어디서 본 듯한 면상(面相)을 자꾸 물에 비춰보며 
산으로 들어가네 

어디 짓다 만 절이 없을까 

아버지처럼 한번 산에 들어가면 나오지 말자 
다시는 오지 말자 
나무들처럼 
중처럼 
슬퍼도 나오지 말자 



만해(萬海)도 이 길을 갔겠지 
어린 님을 보내고 울면서 갔겠지 
인제 원통쯤의 노래방에서 
땡초들과 폭탄주를 마시며 
조선의 노래란 노래는 다 불러버리고 
이 길 갔겠지 

그렇게 님은 언제나 간다 
그러나 이 좋은 시절에 
누가 그깟 님 때문에 몸을 망치겠는가 
내 오늘 세상이 같잖다며 
누더기 같은 마음을 감추고 백담(百潭) 들어서는데 
늙은 고로쇠나무가 속을 들여다보며 
빙긋이 웃는다 
나도 님이 너무 많았던 모양이다 



백담을 다 돌아 한 절이 있다 하나 
개울바닥에서 성불한 듯 이미 
몸이 흰 돌멩이들아 
물이 절이겠네 
그러나 이 추운 날 
종아리 높게 걷고 
그 물 건너는 나무들, 
평생 땅에 등 한번 못 대보고 
마음을 세웠으면서도 
흐르는 물살로 몸을 망친 다음에야 
겨우 저를 비춰보는데 
나 그 나무의 몸에 슬쩍 기대 서니 
물 아래 웬 등신 하나 보이네 



그러나 산은 산끼리 서로 측은하고 
물은 제 몸을 씻고 또 씻을 뿐이니 
저 산 저 물 밖 
누명이 아름다운 나의 세속 
살아 못 지고 일어날 부채(負債)와 
치정 같은 사랑으로 눈물나는 그곳 

나는 누군가가 벌써 그립구나 

절집도 짐승처럼 엎드려 먼산 바라보고 선 
서기 이천년 첫 정월 설악 
눈이 오려나 
나무들이 어둠처럼 산의 품을 파고드는데 
여기서 더 들어간들 
물은 이미 더할 것도 낼 것도 없으니 
기왕 왔으면 마음이나 비춰보고 가라고 
백담은 가다가 멈추고 멈추었다 또 가네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 창비. 2005

 

~~~~~~~~~~~~~~~~~~~

 

미시령 편지 
- 나는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백담사 큰 스님이 그러는데 
설악산 꼭대기에서도 샘이 나는 건 
지구가 도니까 
가장 높은 데가 
가장 낮기 때문이란다 

나는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시안 / 2005, 겨울호

 

~~~~~~~~~~~~~~~~

 

국수가 먹고 싶다

 

 

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을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집은 아직 따뜻하다 / 창작과비평사,1998

 

~~~~~~~~~~~~~~~~~

 

하늘의 집 


전깃줄에 닿는다고 
인부들이 느티나무를 베던 날 
아파트가 있기 전부터 동네를 지키던 나무는 
전기톱이 돌아가자 순식간에 쓰러졌다 
옛날 사람들은 가지 하나를 꺾어도 미안하다고 
나무 밑동에 돌멩이를 던져주었고 
뒤란 밤나무를 베던 날 
아버지는 연신 헛기침하며 
흙으로 그 몸을 덮어주는 걸 보았는데 
느티나무의 숨이 끊어지자 인부들은 
그 커다란 몸을 생선처럼 토막내어 싣고 갔다 
이파리들의 그늘에 와 쉬어가던 무성한 여름과 
동네 새들이 깃들이던 하늘의 집을 
그렇게 어디론가 싣고 가버렸다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 창비. 2005

 

~~~~~~~~~~~~~~~~~~~~

 

혜화역 4번 출구

 


딸애는 침대에서 자고
나는 바닥에서 잔다
그 애는 몸을 바꾸자고 하지만
내가 널 어떻게 낳았는데…
그냥 고향 여름 밤나무 그늘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바닥이 편하다
그럴 때 나는 아직 대지(大地)의 소작(小作)이다
내 조상은 수백 년이나 소를 길렀는데
그 애는 재벌이 운영하는 대학에서
한국의 대 유럽 경제정책을 공부하거나
일하는 것 보다는 부리는 걸 배운다
그 애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우는 저를 업고
별하늘 아래 불러준 노래나
내가 심은 아름드리 은행나무를 알겠는가
그래도 어떤 날은 서울에 눈이 온다고 문자 메시지가 온다
그러면 그거 다 애비가 만들어 보낸 거니 그리 알라고 한다
모든 아버지는 촌스럽다


나는 그전에 서울 가면 인사동 여관에서 잤다
그러나 지금은 딸애의 원룸에 가 잔다
물론 거저는 아니다 자발적으로
아침에 숙박비 얼마를 낸다
그것은 나의 마지막 농사다
그리고 헤어지는 혜화역 4번 출구 앞에서
그 애는 나를 안아준다 아빠 잘 가

 

 

월간『문학사상』(2010, 5월호)

 

~~~~~~~~~~~~~~~~

 

그곳  


나무들도 엉덩이가 있다 
새벽 숲에 가면 군데군데 쭈그리고 앉아 
볼일 보는 나무들을 볼 수 있는데 
그런 날 아침은 산이 향기로 가득하다 

내 사는 설악산의 엉덩이는 얼마나 깊고 털이 무성한지 
내 그것과는 감히 견줄 수가 없다 
또 어떤 날은 미시령을 넘어가며 
달도 엉덩이를 보일 때가 있는데 
그 모습이 아름답고 섹시해서 
나는 어둠 속에서 용두질을 할 때도 있다 

모든 것들은 엉덩이가 있고 
우리는 모두 그곳에서 왔는데 
하늘은 발 딛을 데가 없으므로 
더러 구름이나 물새들을 보내거나 
오줌 소나기로 강을 닦아놓고는 
자신의 엉덩이를 비춰보고는 한다 


문학사상 / 2002.12 

 

~~~~~~~~~~~~~~~

 

싸 움 


여러 해 전이다. 
내설악 영시암에서 봉정 가는 길에 
아름드리 전나무와 등칡넝쿨이 
엉켜 붙어 싸우고 있는 걸 보고는 
귀가 먹먹하도록 조용한 산중에서 
목숨을 건 그들의 한판 싸움에 
나는 전율을 느꼈다. 그리고 
적어도 싸움은 저쯤 돼야 한다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었다 
산속에서는 옳고 그름이 없듯 
잘나고 못나고가 없다. 다만 
하늘에게 잘 보이려고 저들은 
꽃이 피거나 눈이 내리거나 
밤낮없이 살을 맞대고 
황홀하게 싸우고 있었던 것인데 
올 여름 그곳에 다시 가보니 
누군가 넝쿨의 아랫도리를 잘라 
전나무에 업힌 채 죽어 있었다 
나는 등찱넝쿨이 얼마나 분했을까 생각했지만 
싸움이 저렇게도 끝나는구나 하고 
다시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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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

 

  

 누가 기뻐서 시를 쓰랴 

 

 강가에서 새들은 날아가고

 

 때로는 횡재처럼 눈이 내려도

 

 사는 일은 대부분 악착같고 또 쪼잔하다

 그걸 혼자 버려두면 가엾으니까

 누가 뭐라던 그의 편이 되어주는 것이다

 나의 시는 나의 그늘이다

 

 

시와시학 / 2010,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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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필

 

나는 나의 생을,
아름다운 하루하루를
두루마리 휴지처럼 풀어 쓰고 버린다
우주는 그걸 다시 리필해서 보내는데
그래서 해마다 봄은 새봄이고
늘 새것 같은  사랑을 하고
죽음마저 아직 첫물이니
나는 나의 생을 부지런히 풀어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신달자 편저/ 눈송이와 부딪쳐도 그대 상처 입으리 / 문학의문학,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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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도둑

 


도둑이 뛰어내렸다
추석 전날 밤 앞집을 털려다가 퉁기자
높다란 담벼락에서 우리 차 지붕으로 뛰어내렸다.


집집이 불을 환하게 켜놓고 이웃들은 골목에 모였다.


―글세 서울 작은 집, 강릉 큰애네랑 거실에서 술을 마시며 고스톱을 치는데 거길 어디라고 들어오냔 말야.
앞집 아저씨는 아직 제 정신이 아니다.
―그러게, 그리고 요즘 현금 가지고 있는 집이 어딨어, 다 카드 쓰지. 거 돌대가리 아냐?라고 거드는 피아노집 주인 말끝에 명절내가 난다. 
한참 있다가 누군가 이랬다.
―여북 딱했으면 그랬을라고……,


이웃들은 하나 둘 흩어졌다.
밤이슬 내린 차 지붕에 화석처럼 찍혀있는 도둑의 족적을 바라보던 나는 그때 허름한 추리닝 바람에 낭떠러지 같은 세상에서 뛰어내린 한 사내가 열나흘 달빛 아래 골목길을 죽을 둥 살 둥 달려가는 걸 언뜻 본 것 같았다.

 

 

내일을 여는 작가 / 2008년 여름호

 

~~~~~~~~~~~~~~~~~

 

나는 시를 너무 함부로 쓴다

                       

                        

그전에 몸이 많이 아픈 사람이

꼭 새벽으로 전화했다

너무 아파서

시인과 이야기 하고 싶다고 했다

한두 해 지나자 전화가 끊겼다

늘 죽고 싶다던

그 사람 죽었을까

털고 일어났을까

 

몇 년째 감옥에 있는 사람이

꽤 오래 동안 시를 써 보내왔다

시가 늘 부끄럽다고 했는데

마음의 알몸 같은 거

눈물 같은 거였다

 

사람이 살다가

누구에겐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몇 사람이라도 꼭 들어줬으면 하는 말이

시라면

 

나는 시를 너무 함부로 쓴다

 

           

계간 / 문학의 문학 / 2009년 여름호

 

~~~~~~~~~~~~~~~~

 

 

 

노래하면 몸이 아파 
그러한 그리움으로 한 서른 해 앓다 일어 
피는 꽃을 보면 눈물 나네 
노래로는 노래에 이르지 못해 
먼 강 푸른 기슭에서 만났다 헤어지던 바람은 
흐린 날 서쪽으로만 가고 
작고 작은 말을 타고 삶의 거리를 가며 
아름다운 것을 소유할 수 없다는 걸 알기까진 
나는 너무 많이 울었네 
한 서른 해 아픔으로도 
사랑 하나 깨우지 못하여 
그러한 그리움으로 
마당귀 피는 꽃을 보면 눈물나네

 

~~~~~~~~~~~~~~~~~

 

남대천으로 가는 길 1 

 

 

물소리가 
이집 저집 문을 닫아주며 가는데 
텃밭에서 고구마가 붉게 여물고 
물새들은 알을 품고 누웠다 

연어처럼 등때기 푸른 아이들이 
물가에 나와 
엉덩짝에 풀물을 들이거나 
물수제비를 띄우며 
그립다고 떠드는 소리를 
물소리가 얼른 들쳐업고 간다 

집 떠나 오래 된 이들도 
물소리 들으면 
새처럼 집으로 돌아오고 싶은 저녁 

풀이파리 끝 이슬등마다 
환하게 불이 켜지고 
어디서 숟가락 부딪치는 소리 들린다 

 

집은 아직 따뜻하다 / 창작과비평사,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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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로(寒 露)

 

 

가을 비 끝에 몸이 피라미처럼 투명해진다

 

한 보름 앓고 나서

마당가 물수국 보니

꽃잎들이 눈물 자국 같다

 

날마다 자고 나면

어떻게 사나 걱정했는데

아프니까 좋다

헐렁한 옷을 입고

 

나뭇잎이 쇠는 세상에서 술을 마신다

 

 

마른 잎 서걱이는 바람소리 스산하다. 언뜻 비 한 번에도 기온은 쑥쑥 떨어질 게다.

이슬도 엷은 얼음물 밑 피라미처럼 투명하고 차갑다는 한로. 여름내 물가에 방울방울

꽃 피워 시원함 탐스럽게 자랑하던 수국도 이제 오들오들 춥고 가난하다. 이 가난한

계절 어찌 날까 염려 걱정 차라리 병들어 털어버리니 홀가분하다. 투명한 조락(凋落)의

계절 마음 또한 투명하게 비워 음미하시길. <이경철 . 문학평론가>

 

 

중앙일보  / 시가 있는 아침

 

~~~~~~~~~~~~~~~~

 

있는 힘을 다해

 

 

해가 지는데

왜가리 한 마리

물속을 들여다보고 있다

 

저녁 자시러 나온 것 같은데

 

그 우아한 목을 길게 빼고

아주 오래 숨을 죽였다가

가끔

있는 힘을 다해

물속에 머릴 처박는 걸 보면

 

사는 게 다 쉬운 일이 아닌 모양이다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 창비,2005

 

~~~~~~~~~~~~~~~~~~

 

실내 포장마차

 

 

마차는 달린다
흙먼지 속에 채찍을 휘두르며 밤새 달린다
누우런 알전구에 제 그림자를 비추며
덜컹덜컹 역전 같은 데를 달리는데
울퉁불퉁 변두리만 달리는데
말이 쓰러졌는데 마차만 남아서
계속 달리다가 배고파서
우동이나 말아 먹이며 달리다가
주꾸미에 소주나 마시며 달리다가
아무리 달려 봤자 개척할 땅도 없고
네비게이션도 없고 딱지만 떼이니까
마침내 우리 동네 아파트 앞 가게 한 칸을 얻어들고는
대머리 인디언 같은 주인은
그래도 갈 길이 멀다고
제 몸에다 밤새 채찍질을 해대는데……

 


문학 ·선 /  가을호

~~~~~~~~~~~~~~~

 

저녁의 집 

 

 

해 떨어지면 
나무들은 이파리 속의 집으로 들어가고 
먼 개울물 흐르는 소리 
울타리 너머 밥 잦는 냄새 속으로 
꼴짐 높게 진 사람들 두런두런 혼잣말하며 
배가 장구통 같은 소 앞세우고 돌아오네 
제 새끼 안 보인다고 아갈질해대는 소울음 사이로 
박쥐떼들 아무렇게나 날아간다 
고등빼기 우리집에서는 
어여 와 저녁 먹으라고 어머니가 부르는 소리 
어머니도 딱하다 
나도 이젠 자식을 둘이나 두었는데 
아직 내 이름을 알몸뚱이로 동네방네 불러대다니 
하늘 뒤에서 별이 어둠을 씻고 나온다 
키 큰 밤나무 꼭대기까지 차오르는 어둠속에서 
새는 보이지 않고 울음소리만 들리고 
변소 지붕 위의 박이 엉덩이처럼 희게 떠오른다 
부엌문 여닫힐 때마다 불빛에 어리는 마당 식구들 
어둠에 잠겨 찰랑거리는 마을에서 
이파리들의 소곤거림 
쇠똥 냄새 
먼데 집 펌프대 삐걱거리며 물 올리는 소리 
멍석가로 펄쩍펄쩍 개구리들 덤벼드는 
그 머나먼 집 마당에서 
나는 아직 저녁을 먹고 있다 


집은 아직 따뜻하다 / 창작과비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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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가족

 

 

- 아버지 송지호에서 좀 쉬었다 가요

- 시베리아는 멀다

- 아버지 우리는 왜 이렇게 날아야 해요

- 그런 소리 말아라 저 밑에는 날개도

 없는 것들이 많단다

 

 

백담사 만해마을엔 내로라하는 시들이 돌로 세워져, 혹은 동판에 새겨져

심혼 그윽하게 울리는데. 이 마을 토박이 촌장 시인의 이 시 한소식 읽히

면서 씁쓸한 웃음 자아내니. 코스모폴리턴 자식 키우려 이역만리 떨어져

사는 기러기 아빠 눈물 보이나니. 날개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날고 또 날아

야 되는 이승의 삶 돌아보려 십이선녀 멱 감는 심산유곡 찾아도 세파의

홍진(紅塵) 씻기지 않으니.

<이경철 . 문학평론가>

 

 

중앙일보 / 시가 있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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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옛집에 가서

 

 

봄날 옛집에 갔지요
푸르디푸른 하늘 아래
머위 이파리만한 생을 펼쳐들고
제대하는 군인처럼 갔지요
어머니는 파 속 같은 그늘에서
아직 빨래를 개시고
야야 돈 아껴 쓰거라 하셨는데
나는 말벌처럼 윙윙거리며
술이 점점 맛있디고 했지요
반갑다고 온몸을 흔드는
나무들의 손을 잡고
젊어서는 바빠 못 오고
이제는 너무 멀어서 못 온다니까
아무리 멀어도 자기는 봄만 되면 온다고
원추리꽃이 소년처럼 웃었지요


계간 / 유심 / 2004년 봄호

~~~~~~~~~~~~~~~~~

 

*가라피의 밤 


가라피의 어둠은 짐승 같아서 
외딴 곳에서 마주치면 서로 놀라기도 하고 
서늘하고 퀴퀴한 냄새까지 난다 
나는 그 옆구리에 누워 털을 뽑아보기도 하고 
목덜미에 올라타보기도 하는데 
이 산속에서는 그가 제왕이고 
상당한 세월과 재산을 불야성에 바치고 
어느날 앞이 캄캄해서야 나는 
겨우 그의 버러지 같은 신하가 되었다 
날마다 저녁 밥숟갈을 빼기 무섭게 
산을 내려오는 시커먼 밤에게 
구렁이처럼 친친 감겨 숨이 막히거나 
커다란 젖통에 눌린 남자처럼 허우적거리면서도 
나는 전깃불에 겁먹은 어둠들이 모여 사는 
산 너머 후레자식 같은 세상을 생각하고는 했다 
또 어떤 날은 산이 노루새끼처럼 낑낑거리는 바람에 나가보면 
늙은 어둠이 수천 길 제 몸속의 벼랑에서 몸을 던지거나 
햇어둠이 옻처럼 검은 피칠을 하고 태어나는 걸 보기도 했는데 
나는 그것들과 냇가에서 서로 몸을 씻어주기도 했다 
나는 너무 밝은 세상에서 눈을 버렸고 
생각과 마음을 감출 수 없었지만 
이곳에서는 어둠을 옷처럼 입고 다녔으므로 
나도 나를 잘 알아볼 수가 없었다 
밤마다 어둠이 더운 고기를 삼키듯 나를 삼키면 
그 큰 짐승 안에서 캄캄한 무지를 꿈꾸거나 
내 속에 차오르는 어둠으로 
나는 때로 반딧불이처럼 깜박거리며 
가라피를 날아다니고는 했다 


* 양양 오색에 있는 산골마을.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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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왼손이 조금 길다 

 

 

나는 왼손잡이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의 십중팔구는 오른손잡이고 
대부분의 길조차 좌회전이 금지되어 있어 
왼손잡이는 불편하다 
그래서 감옥에는 왼손잡이가 많다 
세상의 시계는 오른쪽으로 돌고 
모든 문도 오른쪽으로 열리지만 
왼손으로 거수하고 
왼쪽으로 생각하다보니 
나의 왼손은 조금씩 길어진다 
경제적으로는 물론 
유전적으로 보더라도 
오른손은 대세다 
그런데도 왼손잡이를 조심하라고 
왼손잡이들이 온다고 
밤낮없이 소리지르는 오른손잡이들은 
왼손의 무엇이 두려운 것일까 
그 모든 오른손과의 형평을 위하여 
나의 왼손은 조금 길다 

 

 

집은 아직 따뜻하다 / 창작과비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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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령을 넘으며 
 

 

영을 넘는다 

동해 어염 지고 
인제 원통 바꿈이 다니던 사람들의 
길은 지워지고 
고래등처럼 푸른 영만 남았는데 
이렇게 험한 곳에서도 
나무들은 문중을 이뤘구나 

북설악 한여름에 무슨 잔치가 있었는지 
골짝 물마다 얼굴이 벌건 가재들이 어슬렁거리고 
벙치매미도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 
비탈이 험한 곳일수록 꼿꼿한 나무들이 
그들 말로 
오늘은 꽤 지저분한 짐승 하나가 
지나간다고 하는 것 같은데 

물소리가 얼른 지우며 간다 


집은 아직 따뜻하다 / 창작과 비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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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원암 가는 길 
 

 

산수유 숨어 피는 
돌부리 산길 

사다리만한 구름다리 건너 
전경초소 같은 새시 집에서 
구리 기와 시주 받는 파마머리 보살아 
내 그것으로 
암병 든 우리 형님 일으킬 수 있다면 
니네 절지붕을 모두 내가 이겠다 

이런 마음이 흙탕물 같았는지 
울산바위 쪽에서 내려오는 바람이 
"에라 이 되다 만 눔아" 소리치며 
소나무 가지 눈을 털어 
목덜미를 후려치네 

 

집은 아직 따뜻하다 / 창작과비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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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서의 하룻밤 


해지고 어두워지자 
산도 그만 문을 닫는다 

나무들은 이파리 속의 집으로 들어가고 
큰 바위들도 팔베개를 하고 
물소리 듣다 잠이 든다 

어디선가 작은 버러지들 끝없이 바스락거리고 
이파리에서 이파리로 굴러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에 
새들은 몇번씩 꿈을 고쳐 꾼다 

커다란 어둠의 이불로 봉우리들을 덮어주고 
숲에 들어가 쉬는 산을 
별이 내려다보고 있다 

저 별들은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알기나 하는지 
저항령 어둠속에서 
나는 가슴이 시리도록 별을 쳐다본다 


집은 아직 따뜻하다 / 창작과 비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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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밤 


진전사지 가는 길 
산죽숲 댓이파리처럼 
새파랗던 겨울이 가고 

봄이 되자 
나뭇가지들도 눈을 털고 
제자리로 돌아가는데 

항암제를 맞고 
머리가 다 빠져버린 형님네 마당에서 
별 쳐다보다가 
울었네 

 

~~~~~~~~~~~~~~~~~~~~

 

대결

 


큰눈 온 날 아침 
부러져 나간 소나무들 보면 눈부시다 

그들은 밤새 뭔가와 맞서다가 
무참하게 꺾였거나 
누군가에게 자신을 바치기 위하여 
공손하게 몸을 내맡겼던 게 아닐까 

조금씩조금씩 쌓이는 눈의 무게를 받으며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지점에 이르기까지 
나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저 빛나는 自害 
혹은 아름다운 마감 

나도 때로 그렇게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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