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패러디(모방, 표절, 도작...)문학을 인정하느냐 마느냐가 "문제"면 "문제"로다...
2015년 09월 07일 23시 57분  조회:4271  추천:0  작성자: 죽림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꽃>을 패러디한 시 모음
 


꽃의 패러디

                          오규원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왜곡될 순간을 기다리는 기다림
그것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는 곧 나에게로 와서

내가 부른 이름대로 모습을 바꾸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는 곧 내게로 와서

풀, 꽃, 시멘트, 길, 담배꽁초, 아스피린, 아달린이 아닌

금잔화, 작약, 포인세치아, 개밥풀, 인동, 황국 등등의

보통명사나 수명사가 아닌

의미의 틀을 만들었다.

 

우리들은 모두

명명하고 싶어 했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그리고 그는 그대로 의미의 틀이 완성되면

다시 다른 모습이 될 그 순간

그리고 기다림 그것이 되었다. 

  

<작품 정리>

 

주제 : 존재를 왜곡시키는 인식행위
특징 : ① 김춘수의 ‘꽃’을 패러디하여 유사한 형식과 구절을 반복하고 있다. 
         ② 사물을 인식하는 행위를 통해 존재의 본질에 대한 독특한 의식을 보이고 있다.
 
 
<작품 해설>

 

  이 시는 김춘수의 '꽃'을 패러디한 작품으로, 이름을 붙이는 순간 존재는 왜곡된 모습을 보임을 노래하고 있다. 무의미한 존재였던 대상이 명명과 인식의 과정을 통해 의미 있는 존재로 변화하고, 이어 '나'와 '너'의 상호 인식을 통해 관계가 '우리'로 확산되고 있음을 잘 보여 준다. 김춘수의 ‘꽃’은 명명행위를 통해 대상이 의미 있는 존재가 되고 서로 그러한 관계를 맺기를 바라지만, 이 시에서 화자는 명명 행위가 곧 대상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것(존재의 본질은 인간의 부여에 의해 달라질 수 있으며, 또한 그렇게 해서 형성되는 것이다)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는 존재의 본질은 파악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김춘수의 꽃을 변주하여 / 장정일

 

내가 단추를 눌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라디오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전파가 되었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준 것처럼
누가 와서 나의
굳어 버린 핏줄기와 황량한 가슴 속 버튼을 눌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전파가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사랑이 되고 싶다.
끄고 싶을 때 끄고 켜고 싶을 때 켤 수 있는
라디오가 되고 싶다.


<작품 정리>

 

성격 : 패러디, 해체적
어조 : 풍자적, 반어적
특징 : 김춘수의 시 '꽃'을 패러디한 작품으로 표현과 구성에 있어서 원작의 틀을 따르고 있음.
구성 : 1연 - 접근이 허락되지 않은 존재
         2연 - 접근이 허락된 존재
         3연 - 타인에게 접근의 허락을 받고 싶은 화자의 소망
         4연 - 편리한 사랑을 원하는 '우리'의 소망
제재 : 라디오(김춘수의 시 '꽃'), 현대 도시 문명
주제 : 현대인들의 가볍고 경박한 세태에 대한 풍자

 

<작품 해설> 

  이 시는 김춘수의 시 '꽃'을 패러디(parody)하여 재창작함으로써 원작과는 다른, 작가의 독특한 관점을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는 원작인 '꽃'의 의미를 뒤집어 현대 사회의 인스턴트 식(式) 사랑을 나타내고 있고, 김춘수의 '꽃'을 패러디한 다른 작품으로 오규원의 '꽃의 패러디'가 있다. 이 시는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작품인 '꽃'의 의미를 작가 특유의 방법으로 뒤집어 현대 사회의 풍속도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타인과의 지속적이고 친밀한 관계를 원하지 않는 메마른 태도로 나타나며, 또한 자신이 내킬 때는 애정을 나누다가도 마음이 바뀌면 상대가 곧 사라져 주기를 바라는 이기적인 태도로 그려져 있다. 김춘수의 시 '꽃'을 패러디함으로써 작가는, '꽃'에 나타나 있는 것과 같은 진지하고 친밀한 인간 관계가 오늘날에도 감동과 갈망을 불러일으킬 수 있겠느냐는 반문을 던지고 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403 詩와 자연의 축복 2016-05-06 0 6006
1402 연변작가협회에서 회원들 작품집 출간 전력 2016-05-05 0 4175
1401 [한밤중 詩 읊다]- 詩 몇쪼가리 2016-05-05 0 4740
1400 정호승 - 별들은 따뜻하다 2016-05-01 0 4499
1399 강은교 - 우리가 물이 되어 2016-05-01 0 4457
1398 박인환 - 목마와 숙녀 2016-05-01 0 3945
1397 문정희 - 한계령을 위한 연가 2016-05-01 0 4357
1396 기형도 - 빈집 2016-05-01 0 4251
1395 박용래 - 저녁눈 2016-05-01 0 4333
1394 최승호 - 대설주의보 2016-05-01 0 4418
1393 노천명 - 사슴 2016-05-01 0 4196
1392 오규원 - 한잎의 여자 2016-05-01 0 4754
1391 곽재구 - 사평역에서 2016-05-01 0 4569
1390 서정주 - 동천 2016-05-01 0 4382
1389 김춘수 - 꽃 2016-05-01 0 4490
1388 황동규 - 즐거운 편지 2016-05-01 0 4540
1387 이성복 - 남해 금산 2016-05-01 0 4301
1386 김수영 - 풀 2016-05-01 0 4215
1385 박두진 - 해 2016-05-01 0 3986
1384 김삿갓 竹詩 2016-05-01 0 3790
1383 나래를 펴는 엉뚱한 상상 2016-05-01 0 3960
1382 詩作은 온몸으로 하는것... 2016-05-01 0 3701
1381 [밤중 詩를 읊다]- 詩 몇토리 2016-05-01 0 4413
1380 소월 시 음미해보기 2016-04-26 0 4695
1379 내 문학의 고향, 어머니의 詩心 2016-04-25 0 4202
1378 [출근족들 왁짝지껄 하는 이 시각, 詩 한컷]- 늦봄 2016-04-25 0 4345
1377 [詩 미치광이]- 메아리 2016-04-25 0 3976
1376 [기온차가 심한 아침, 詩 한컷]- 문신 2016-04-25 0 3584
1375 [詩로 여는 월요일 아침]- 아이의 질문에 답하기 2016-04-25 0 4087
1374 공룡아~ 발자국을 가져가거라... 2016-04-23 0 3999
1373 한 <단어>앞에 문득 멈춰서게 하는... 2016-04-23 0 3380
1372 흑과 백, 문밖과 문안 2016-04-23 0 3662
1371 [詩와 詩評으로 여는 토요일]- 봄 셔츠 2016-04-23 0 3530
1370 김수영 시인 대표작 시모음 2016-04-22 0 6293
1369 다시 떠올리는 전위시인 - 김수영 2016-04-22 0 4162
1368 [밤에 올리는 詩 한컷]- 아이가 무릎에 얼굴을 묻고 있다 2016-04-22 0 4302
1367 [詩로 여는 금요일]- 앞날 2016-04-22 0 3526
1366 [안개 푹 낀 아침, 詩놈팽이 한컷]- 명함 2016-04-22 0 3920
1365 자루는 뭘 담아도 슬픈 무게로 있다... 2016-04-21 0 4062
1364 詩는 쓰는것이 아니라 받는것 2016-04-21 0 4396
‹처음  이전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