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한 <단어>앞에 문득 멈춰서게 하는...
2016년 04월 23일 08시 00분  조회:3345  추천:0  작성자: 죽림

수도 없이 써 온 단어가 낯설어질 때가 있어요. 대개 그것을 깊이 생각하게 될 때 그래요. 깊이 생각하면 뒤척임도 깊어져요. 뒤척임이 깊어 생각이 깊어지는 것이기도 하겠지요. 단어를 들여다보면 담긴 것과 담고 싶은 것이 보여요. 우물 같아요. 안이 자꾸 궁금해져요. 한 단어 앞에 문득 멈추게 하는 시가 있어요. 이 시가 그래요.

인사. 가장 많이 건네는 자세예요. 말로, 목소리 없는 문장으로 건넬 때도 인사에는 자세가 들어있지요. 물론 생긴 모양도 뜻도 그러하지요. 시인은 인사를 말하지만 실은 시를 말하고 있어요. 반갑고 정답고 맑은 것이 시라고. 또 시를 얘기하지만 실은 인사 얘기예요. 세상일들과 사물과 마음들에 건네는 것이 인사라고. 그러니까, 인사가 아니면 시가 아니고 시가 들어있지 않으면 인사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인사에는 시가, 시에는 인사가 담겨야 한다는 것이지요.

주로 사람에게 인사를 건넸어요. 세상일들과 사물과 마음들에 건네는 것이 인사인데 말이죠. 사람에 대고 열심히 인사했지만 마음은 미처 못 보았어요. 세상일들에 나름의 인사를 건넸다고 생각했지만, 이 시인의 ‘모든 건 꽃핀다’에서처럼, “너의 고통에도 불구하고/내가 꽃피었다면?/나의 괴로움에도 불구하고/네가 꽃피었다면?” 까지 살펴 들어가는 자세를 만들지 못했어요. 이런 곳에 살아있는 ‘눈짓’이 생겨날 리 만무죠.

반갑고 정답고 맑은. 지극히 간명한 단어들을 한참 뒤척였어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즉 정확하게 라는 것이죠. 안과 밖이, 앞과 뒤가 서로를 비출 때까지 맑아지는 것. 넘치면 좋은 줄 알았죠. 마음까지 파묻혀요. 흘러 넘쳐요. 그러고 보면 언제보다는 어떻게가 먼저인 인사, 참 어려운 것이에요.

인사가 너무 많아졌어요. 잠시 메일도 SNS도 멈추고(물론 이모티콘도요) 곰곰 생각해봐야겠어요. 인사 건네고 싶은 세상일과 사물과 마음들을요. 정답고 반갑고 맑은 자세가 서투르게나마 생겨날 때까지요.

/이원 시인

 

//////////////////////////////////////////////////////////////////////////////////////

시의 눈빛 / 이운룡

  

 

 

 

 

 

 

 

 

시의 눈빛

 

                                                 이 운 룡

 

  난해한 시를 지하에서 맨손으로 캔다. 광맥은 캄캄하다 눈이 어둠처럼 조밀해야 보인다. 잠 속에서는 그 떨림을 눈감고 들어야 한다.

 

  어둠 속에 눈빛이 있다. 위험을 감수한 첨단처럼 사는 상상력을 비틀어 어둠을 짜내야 속도를 옥죄는 진동이 우러나온다. 눈에 안 띄는 게 금이다.

 

  추상화가 선과 색채의 장난이 아니 것처럼 시는 부피를 꿰뚫고 평면을 꿰매어 광맥을 숨겨야 빛을 품는다. 첨단화 눈이 아니면 빛을 캐낼 수 없듯이 막힌 것이 뚤린 길이다.

 

  틈새의 빛은 버려진 어둠의 찌꺼기 이다. 눈빛만이 절대의 꿈이다. 광맥이 난해하듯, 칙칙한 눈에서 빛이 나듯 벗겨야 향기를 내쏜다. 어두워야 빛나는 우주 광년이 난해한 시의 눈빛이다.

 

 

<이운룡 시전집> 중에서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403 詩와 자연의 축복 2016-05-06 0 5928
1402 연변작가협회에서 회원들 작품집 출간 전력 2016-05-05 0 4145
1401 [한밤중 詩 읊다]- 詩 몇쪼가리 2016-05-05 0 4705
1400 정호승 - 별들은 따뜻하다 2016-05-01 0 4485
1399 강은교 - 우리가 물이 되어 2016-05-01 0 4446
1398 박인환 - 목마와 숙녀 2016-05-01 0 3897
1397 문정희 - 한계령을 위한 연가 2016-05-01 0 4311
1396 기형도 - 빈집 2016-05-01 0 4228
1395 박용래 - 저녁눈 2016-05-01 0 4323
1394 최승호 - 대설주의보 2016-05-01 0 4357
1393 노천명 - 사슴 2016-05-01 0 4173
1392 오규원 - 한잎의 여자 2016-05-01 0 4697
1391 곽재구 - 사평역에서 2016-05-01 0 4539
1390 서정주 - 동천 2016-05-01 0 4357
1389 김춘수 - 꽃 2016-05-01 0 4462
1388 황동규 - 즐거운 편지 2016-05-01 0 4514
1387 이성복 - 남해 금산 2016-05-01 0 4266
1386 김수영 - 풀 2016-05-01 0 4179
1385 박두진 - 해 2016-05-01 0 3944
1384 김삿갓 竹詩 2016-05-01 0 3782
1383 나래를 펴는 엉뚱한 상상 2016-05-01 0 3927
1382 詩作은 온몸으로 하는것... 2016-05-01 0 3691
1381 [밤중 詩를 읊다]- 詩 몇토리 2016-05-01 0 4389
1380 소월 시 음미해보기 2016-04-26 0 4664
1379 내 문학의 고향, 어머니의 詩心 2016-04-25 0 4177
1378 [출근족들 왁짝지껄 하는 이 시각, 詩 한컷]- 늦봄 2016-04-25 0 4318
1377 [詩 미치광이]- 메아리 2016-04-25 0 3930
1376 [기온차가 심한 아침, 詩 한컷]- 문신 2016-04-25 0 3566
1375 [詩로 여는 월요일 아침]- 아이의 질문에 답하기 2016-04-25 0 4056
1374 공룡아~ 발자국을 가져가거라... 2016-04-23 0 3974
1373 한 <단어>앞에 문득 멈춰서게 하는... 2016-04-23 0 3345
1372 흑과 백, 문밖과 문안 2016-04-23 0 3631
1371 [詩와 詩評으로 여는 토요일]- 봄 셔츠 2016-04-23 0 3503
1370 김수영 시인 대표작 시모음 2016-04-22 0 6261
1369 다시 떠올리는 전위시인 - 김수영 2016-04-22 0 4156
1368 [밤에 올리는 詩 한컷]- 아이가 무릎에 얼굴을 묻고 있다 2016-04-22 0 4264
1367 [詩로 여는 금요일]- 앞날 2016-04-22 0 3500
1366 [안개 푹 낀 아침, 詩놈팽이 한컷]- 명함 2016-04-22 0 3883
1365 자루는 뭘 담아도 슬픈 무게로 있다... 2016-04-21 0 4032
1364 詩는 쓰는것이 아니라 받는것 2016-04-21 0 4348
‹처음  이전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