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한 <단어>앞에 문득 멈춰서게 하는...
2016년 04월 23일 08시 00분  조회:3366  추천:0  작성자: 죽림

수도 없이 써 온 단어가 낯설어질 때가 있어요. 대개 그것을 깊이 생각하게 될 때 그래요. 깊이 생각하면 뒤척임도 깊어져요. 뒤척임이 깊어 생각이 깊어지는 것이기도 하겠지요. 단어를 들여다보면 담긴 것과 담고 싶은 것이 보여요. 우물 같아요. 안이 자꾸 궁금해져요. 한 단어 앞에 문득 멈추게 하는 시가 있어요. 이 시가 그래요.

인사. 가장 많이 건네는 자세예요. 말로, 목소리 없는 문장으로 건넬 때도 인사에는 자세가 들어있지요. 물론 생긴 모양도 뜻도 그러하지요. 시인은 인사를 말하지만 실은 시를 말하고 있어요. 반갑고 정답고 맑은 것이 시라고. 또 시를 얘기하지만 실은 인사 얘기예요. 세상일들과 사물과 마음들에 건네는 것이 인사라고. 그러니까, 인사가 아니면 시가 아니고 시가 들어있지 않으면 인사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인사에는 시가, 시에는 인사가 담겨야 한다는 것이지요.

주로 사람에게 인사를 건넸어요. 세상일들과 사물과 마음들에 건네는 것이 인사인데 말이죠. 사람에 대고 열심히 인사했지만 마음은 미처 못 보았어요. 세상일들에 나름의 인사를 건넸다고 생각했지만, 이 시인의 ‘모든 건 꽃핀다’에서처럼, “너의 고통에도 불구하고/내가 꽃피었다면?/나의 괴로움에도 불구하고/네가 꽃피었다면?” 까지 살펴 들어가는 자세를 만들지 못했어요. 이런 곳에 살아있는 ‘눈짓’이 생겨날 리 만무죠.

반갑고 정답고 맑은. 지극히 간명한 단어들을 한참 뒤척였어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즉 정확하게 라는 것이죠. 안과 밖이, 앞과 뒤가 서로를 비출 때까지 맑아지는 것. 넘치면 좋은 줄 알았죠. 마음까지 파묻혀요. 흘러 넘쳐요. 그러고 보면 언제보다는 어떻게가 먼저인 인사, 참 어려운 것이에요.

인사가 너무 많아졌어요. 잠시 메일도 SNS도 멈추고(물론 이모티콘도요) 곰곰 생각해봐야겠어요. 인사 건네고 싶은 세상일과 사물과 마음들을요. 정답고 반갑고 맑은 자세가 서투르게나마 생겨날 때까지요.

/이원 시인

 

//////////////////////////////////////////////////////////////////////////////////////

시의 눈빛 / 이운룡

  

 

 

 

 

 

 

 

 

시의 눈빛

 

                                                 이 운 룡

 

  난해한 시를 지하에서 맨손으로 캔다. 광맥은 캄캄하다 눈이 어둠처럼 조밀해야 보인다. 잠 속에서는 그 떨림을 눈감고 들어야 한다.

 

  어둠 속에 눈빛이 있다. 위험을 감수한 첨단처럼 사는 상상력을 비틀어 어둠을 짜내야 속도를 옥죄는 진동이 우러나온다. 눈에 안 띄는 게 금이다.

 

  추상화가 선과 색채의 장난이 아니 것처럼 시는 부피를 꿰뚫고 평면을 꿰매어 광맥을 숨겨야 빛을 품는다. 첨단화 눈이 아니면 빛을 캐낼 수 없듯이 막힌 것이 뚤린 길이다.

 

  틈새의 빛은 버려진 어둠의 찌꺼기 이다. 눈빛만이 절대의 꿈이다. 광맥이 난해하듯, 칙칙한 눈에서 빛이 나듯 벗겨야 향기를 내쏜다. 어두워야 빛나는 우주 광년이 난해한 시의 눈빛이다.

 

 

<이운룡 시전집> 중에서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203 이육사 <<靑포도>>는 <<풋포도>> 2016-03-15 1 5174
1202 [ 이 아침 詩 한잔 드리꾸매]- 시간에 관한 짧은 노트 2016-03-15 0 3587
1201 내 인생은 처음부터 저주받았음이... 2016-03-14 0 4009
1200 詩공부시간- 詩퇴고 장소는 화장실... 2016-03-14 0 4021
1199 [ 안녕?- 따끈따끈한 아침 詩 한잔]- 풍경 2016-03-14 0 3741
1198 [안녕?- 따끈따끈한 아침 詩 한잔]- 목련꽃 우화 2016-03-14 0 3774
1197 [ 안녕?- 따끈따끈한 아침 詩 한잔]- 그림자와 길 2016-03-14 0 3825
1196 조병화 시모음 2016-03-13 0 4467
1195 <아침> 시모음 2016-03-13 0 4008
1194 이시환 산문시 감상하기 2016-03-13 0 3910
1193 詩作初心 - 시에서 상투어를 사용하지 말기 2016-03-13 0 4387
1192 조선족 시문학 관하여(2000년 5월) 2016-03-12 0 4190
1191 윤동주, 아현동 굴레방다리 옛 간이역 앞 하숙방에서 詩 쓰다 2016-03-12 1 3958
1190 윤동주의 산문이 시와 함께 빛 발하다 / 연변에서 "동주" 소설이 나오다... 2016-03-12 0 5256
1189 詩作初心 - 텅빈것과 없음을 노래하기 2016-03-12 0 3827
1188 남영전 민족토템시 파헤쳐보기 2016-03-12 0 4659
1187 詩作初心 - 詩의 大空을 위하여 2016-03-12 0 4072
1186 시평론의 바른 자세와 "30년대 수준론" / 리상각 2016-03-12 0 4166
1185 詩作初心 - 詩에서 道와 깨달음 2016-03-12 0 3892
1184 詩作初心 - 詩로 상처를 어루만지기 2016-03-12 0 3930
1183 詩作初心 - 타령조詩를 알아보기 2016-03-12 0 3747
1182 詩作初心 - 한편의 시가 태여나기까지... 2016-03-12 0 3904
1181 詩作初心 - 시에서 보이지 않는 세계를 찾기 2016-03-12 0 4120
1180 詩作初心 - 마음속 "여래"를 찾기 2016-03-12 0 3888
1179 詩作初心 - 로마로 가는 길 여러가지... 2016-03-12 0 4582
1178 詩作初心 - 시에서 비움의 미학 2016-03-12 0 4287
1177 詩作初心 - 기행시 알아보기 2016-03-12 0 4347
1176 詩作初心 - 물이미지 2016-03-12 0 4340
1175 詩作初心 - 바람이미지 2016-03-12 0 3712
1174 詩作初心 - 대지이미지 2016-03-12 0 3980
1173 詩作初心 - 광물이미지 2016-03-12 0 4004
1172 詩作初心 - 식물이미지 2016-03-12 0 4334
1171 생명의 씨를 뿌리는 시인 - 이시환 2016-03-12 1 3634
1170 詩作初心 - 시에서 생명의 표현 활유법 2016-03-12 0 4172
1169 詩作初心 - 牧人을 기다리며 / 반복의 미학적 시법 2016-03-12 1 3655
1168 산문시 몇다발 / 李箱 시모음 2016-03-12 0 3998
1167 詩作初心 - 뒤집어 소재를 찾고 행동하기 2016-03-12 0 3824
1166 [안녕?- 이 아침 따끈따끈한 詩 한잔]- 진짜 어른 2016-03-11 0 3408
1165 [안녕?- 이 아침 따끈따끈한 詩 한잔]- 인사 2016-03-11 0 3389
1164 詩作初心 - 시의 본문과 제목과의 은유관계 알기 2016-03-11 0 5994
‹처음  이전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