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詩는 쓰는것이 아니라 받는것
2016년 04월 21일 08시 10분  조회:4352  추천:0  작성자: 죽림

"작은 아버지 장례 때 우연치않게 고인의 종아리를 두 손으로 잡아봤습니다. 돌아가셨는데도 여전히 물렁물렁했던 종아리에서 강렬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KBS1라디오 '김영하의 문화포커스'(밤 10시10분)에 세 번째 시집 <가재미>(문학과지성사. 2006)를 발표한 시인 문태준이 출연, 흥미로운 이야기 보따리가 풀어헤쳐졌다.

이날 초대손님으로 온 문태준은 표제작 '가재미'를 직접 낭송했으며, 다듬어지지 않은 시인의 육성에서 깊은 울림이 전해졌다.

그는 '가재미'가 "어머니와 같았던 큰어머니가 위중하실 때 뵙고 나서 쓴 시"이며 '가재미2.3'은 "돌아가시고 장례를 치른 후에 쓴 시"라고 밝혔다.

"이번 시들이 많은 부분, 죽음에 관한 느낌들이 풍긴다"는 진행자 김영하의 말에 "옆에 계시던 분들이 떠나는 걸 보고 많은 생각을 했다"고 입을 열었다.

문태준은 방송을 통해 시에 대한 독특한 철학을 드러냈다. 진행자가 <가재미> 뒷표지에 실린 시론을 화두로 꺼낸데에 대한 대답에서였다. 시론은 이렇다.

"새와 아내와 한척의 배와 내 눈 앞의 꽃과 낙엽과 작은 길과 앓는 사람과 상여와 ...(중략)... 목탁과 낮은 집은 내가 바깥서 가까스로 얻어온 것들이다. 빌려온 것이다. 해서 돌려주어야 할 것들이다"

이에 대해 문태준은 "나 말고 내 옆에 있는 사람이라든지 다른 살아있는 것들의 소리를 열심히 부지런히 듣는 사람이 시인이라고 본다"며 "그런 의미에서 받는다는 말이 적합하다"고 답했다.

이어 "'받는다'는 깨달음은 어릴 때 얻은 것"이라며 아버지 이야기를 소개했다.

"논일을 마치고 돌아오시는 아버지를 마중나가면 '소를 받아라'고 말씀하셨고 막걸리를 받아오라고 하지. 가서 사오라고는 안하셨다"는 것.

이야기는 문태준이 요즘 일군다는 채마밭으로 옮겨갔다.

그는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제 채소밭을 보고 웬 풀밭을 가꾸느냐고 묻는다"며 자신을 게으른 농사꾼이라고 치부했다.

하지만 그 채마밭은 문태준에게 시의 영감을 준다.

그는 채마밭에 "꽃이 막 피고 그렇게 남아있었는데 그런 꽃에 나비들이 날아와서 앉는 걸 봤다. 내가 저처럼 다른 사람한테 다른 존재한테 쉴 자리를 내준 적이 있었나"하는 생각에 '극빈'을 썼다고 전했다.

문태준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시를 열심히 받는 일 밖에 없는 것 같다"는 짧고 명쾌한 답을 밝혔다.

(사진 = KBS 제공) [북데일리 고아라 기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403 詩와 자연의 축복 2016-05-06 0 5954
1402 연변작가협회에서 회원들 작품집 출간 전력 2016-05-05 0 4160
1401 [한밤중 詩 읊다]- 詩 몇쪼가리 2016-05-05 0 4714
1400 정호승 - 별들은 따뜻하다 2016-05-01 0 4498
1399 강은교 - 우리가 물이 되어 2016-05-01 0 4457
1398 박인환 - 목마와 숙녀 2016-05-01 0 3913
1397 문정희 - 한계령을 위한 연가 2016-05-01 0 4329
1396 기형도 - 빈집 2016-05-01 0 4251
1395 박용래 - 저녁눈 2016-05-01 0 4332
1394 최승호 - 대설주의보 2016-05-01 0 4375
1393 노천명 - 사슴 2016-05-01 0 4195
1392 오규원 - 한잎의 여자 2016-05-01 0 4710
1391 곽재구 - 사평역에서 2016-05-01 0 4568
1390 서정주 - 동천 2016-05-01 0 4382
1389 김춘수 - 꽃 2016-05-01 0 4469
1388 황동규 - 즐거운 편지 2016-05-01 0 4525
1387 이성복 - 남해 금산 2016-05-01 0 4279
1386 김수영 - 풀 2016-05-01 0 4195
1385 박두진 - 해 2016-05-01 0 3966
1384 김삿갓 竹詩 2016-05-01 0 3789
1383 나래를 펴는 엉뚱한 상상 2016-05-01 0 3932
1382 詩作은 온몸으로 하는것... 2016-05-01 0 3701
1381 [밤중 詩를 읊다]- 詩 몇토리 2016-05-01 0 4412
1380 소월 시 음미해보기 2016-04-26 0 4675
1379 내 문학의 고향, 어머니의 詩心 2016-04-25 0 4200
1378 [출근족들 왁짝지껄 하는 이 시각, 詩 한컷]- 늦봄 2016-04-25 0 4327
1377 [詩 미치광이]- 메아리 2016-04-25 0 3942
1376 [기온차가 심한 아침, 詩 한컷]- 문신 2016-04-25 0 3583
1375 [詩로 여는 월요일 아침]- 아이의 질문에 답하기 2016-04-25 0 4070
1374 공룡아~ 발자국을 가져가거라... 2016-04-23 0 3999
1373 한 <단어>앞에 문득 멈춰서게 하는... 2016-04-23 0 3362
1372 흑과 백, 문밖과 문안 2016-04-23 0 3641
1371 [詩와 詩評으로 여는 토요일]- 봄 셔츠 2016-04-23 0 3529
1370 김수영 시인 대표작 시모음 2016-04-22 0 6293
1369 다시 떠올리는 전위시인 - 김수영 2016-04-22 0 4159
1368 [밤에 올리는 詩 한컷]- 아이가 무릎에 얼굴을 묻고 있다 2016-04-22 0 4278
1367 [詩로 여는 금요일]- 앞날 2016-04-22 0 3506
1366 [안개 푹 낀 아침, 詩놈팽이 한컷]- 명함 2016-04-22 0 3900
1365 자루는 뭘 담아도 슬픈 무게로 있다... 2016-04-21 0 4061
1364 詩는 쓰는것이 아니라 받는것 2016-04-21 0 4352
‹처음  이전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