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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대표작으로 보는 광복이전 시: 함형수 - 해바라기 碑銘(비명)
2015년 12월 14일 02시 05분  조회:2550  추천:0  작성자: 죽림
 

해바라기의 비명(碑銘)

                          --- 청년 화가 L을 위하여

나의 무덤 앞에는

그 차가운 빗돌을 세우지 말라.

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 달라.

그리고 해바라기의 긴 줄거리 사이로

끝없는 보리밭을 보여 달라.

노오란 해바라기는 늘 태양같이 태양같이 하던

화려한 나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라.

푸른 보리밭 사이로 하늘을 쏘는 노고지리가 있거든

아직도 날아오르는 나의 꿈이라고 생각하라.


                                                                <시인 부락> 창간호 1936

개관: 정열적인 삶에 대한 의지를 5행의 짧은 글 속에 쏟아 넣은 시다. 5행은 모두 '말라, 달라, 생각하라'는 명령형 어미로 맺고 있어 시의 어조가 단호하고 힘이 있다. 화자는 젊은 화가다. 묘지의 모습은 한 폭의 살아있는 그림이다.

성격: 정열적, 낭만적
운율: 각운
어조: 1. 정열적 삶을 원하는 젊은이의 낭만적 목소리
         2. 강렬하고 단호한 명령형의 어조
특징: 촉감, 색감 대조
구성
1행: 빗돌을 세우지 말라 - 인습의 거부
2행: 무덤 주위에 해바라기를 심어 달라
3행: 보리밭을 보여 달라
4행: 해바라기는 나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라
5행: 노고지리는 나의 꿈이라고 생각하라
주제: 정열적인 삶에의 의지

표현의 특징: 이 시의 형태상의 특징으로 시행의 길이가 점차 길어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는 내용상 삶에의 의지가 점점 강렬하게 노래되고 있다는 것과 걸맞는 형식적 배려라 할 수 있다. 각 행은 '세우지 말라' '심어 달라' '보여 달라' '생각하라' 등 단호한 명령형으로 끝이 나고 있다. 이러한 단호한 명령형 어조는 서술되고 있는 삶에의 의지, 정열을 더욱 강렬하게 드러내는 역할을 수행한다.

감상:  1. '청년 화가 L을 위하여'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시다. 화자가 젊어서 죽은 화가로 되어 있다. 다섯 행 모두가 '말라, 달라, 생각하라' 따위의 단호한 명령형으로 종결되고 있고, '해바라기, 보리밭'같은 소재가 주는 강렬한 이미지와 어울려 정열적인 삶에의 의지가 표현된 작품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연상케 하는 면이 있다고 하겠다. 화자인 청년 화가 나는 자신의 무덤에 '차가운 빗돌'을 세우는 대신 '해바라기'를 심어달라고 말한다. 죽음을 거부하고 정열적인 삶에의 의지를 드러내는 표현일 터이다. 해바라기 줄기 사이로 '보리밭'을 보여 달라는 당부도 강렬한 생명의 욕구를 나타낸 것이다. 계절을 달리하는 해바라기와 보리가 한자리에 놓일 수 없는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것은 이 시에서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 이미지들이 주는 강렬한 인상이고 육신의 죽음에도 아랑곳없는 끊임없는 삶에의 욕구이다. 그래서 화자는 해바라기가 '태양같이 화려하던 나의 사랑'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며 '보리밭 사이로 하늘을 쏘는 노고지리'가 '날아오르는 나의 꿈'으로 생각되기를 바란다.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이하며 못다 한 사랑과 꿈을 노래하는 이 시의 화자는 화가로 되어 있지만 이는 33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시인 자신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안타깝기 그지 없다.

 2. 시적 화자 '나'는 부재 '청년 화가 L을 위하여'를 고려할 때 죽은 청년 화가 L로 추측된다. 따라서 '해바라기의 비명'은 이미 죽은 청년 화가 L이 자신의 죽음을 노래하는 형식을 취하여 죽음을 초월한 그의 삶에의 열정, 의지를 형상화한 시라고 할 수 있다. 1행에서 '나'는 '차가운 빗돌(비석)'을 세우지 말라고 한다. '차가운 빗돌'이 생명의 부제, 죽음을 상징한다고 할 때 이는 자신의 죽음을 인정치 않으려는 의지의 표명이라 할 수 있다.  2행에서는 빗돌 대신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달라고 한다. '나'가 화가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는 인상파 화가 빈센트 반고호의 '해바라기'라는 작품을 연상케 하는 구절이다. 해바라기란 항상 태양을 향하는 식물로서 정열을 상징한다. 죽음을 초월하는 삶에의 강렬한 의지, 정열이 해바라기로 표상되고 있다.  '끝없는 보리밭'을 보여달라는 3행 역시 생명의 충일함을 통해 죽음을 초월하려는 의지를 드러내는 행이다. 해바라기가 삶에의 정열, 의지를 표상한다면 '끝없는 보리밭'은 풍성한 생명력을 표상한다.  4행에서는 자신의 무덤가에 심어논 해바라기를 보며 '늘 태양같이 태양같이 하던 화려한 나의 사랑'을 생각하기를 당부한다. 자신의 정열적인 사랑과 삶이 죽음을 초월하여 잊혀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5행에서는 보리밭 사이를 날아오르는 노고지리를 보고 '아직도 날아오르는 나의 꿈'으로 생각하기를 당부한다. 꿈을 잃지 않고 살았던 자신의 삶이 영원하기를 기원하는 부분으로서 시적 화자의 감정이 이입된 대상이라 할 수 있다.

함형수: 1914-1946
함북 경성 출생. 함흥고보 재학시절 학생운동에 참여, 퇴학당했고 중앙불교전문학교에 입학, 거기서 서정주, 김동리 등을 알게 되어 그들과 함께 <시인부락>을 창간. 시 '해바라기의 비명' '형화' '홍도' '그애'등 4편의 작품을, 이어 2집에는 '소년행'이란 큰 제목 아래 '무서운 밤' '조개비' '해골의 추억' '회상의 방' '유폐행' '소 있는 그림' '부친후일담' 등 7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그 가운데 '해바라기의 비명'은 호평을 받아 시단의 주목을 끌었다. 가난으로 학교를 중퇴한 뒤, 노동자 숙소 등을 전전, 그 후 만주에서 소학교 훈도가 되었으나 만주순회의 한 여배우와 동거생활을 하다 그녀가 도망, 해방 직후 정신이상으로 북한에서 사망했다. 시집은 없고 약간의 시편들이 흩어져 있다. 동경의 꿈과 소년적인 애수를 읊은 것이 그의 시세계다.

 

 
 
 

만주(연변)에서 한 여배우와 동거하다 실패하고
시인은 해방 직후 정신이상으로 북에서 사망했다.
‘푸른 보리밭 사이로 하늘을 쏘는 노고지리가 있거든 아직도 날아오르는 나의 꿈이라고 생각하라’ 라고
명한 끝 행은 김수영의 선행(先行)을 보는 듯.
그는 시집이 없다.
시인마다 명편이 있지만
그는 이 시로 우뚝 서 있다.

해마다 피는 노오란 해바라기가
함형수의 詩碑이다.

 

 
 

<묘비명 시 모음>  

+ 묘비명 

나는 꽃잎 한 장보다 작았지만
세상의 꽃잎들이 웃어 주었다

감사하다.
(김종·시인, 1948-)


+ 어느 시인의 묘비명 
  
이 몸은 생전에도 보이지 않게 
살기를 윈했고 그렇게 살았으니 
나의 시행詩行과 시행의 사이 
해와 달 별들이 보이면 그 뿐! 
(박희진·시인, 1931-)


+ 다시 墓碑銘 

나를 받아주지 않고 
내가 삼키지도 못한 
세계 
그 어지러운 세계와 
씨름하던 시간들을 
여기 내려놓다. 
(박재화·시인, 1951-) 


+ 묘비명(墓碑銘) 

태아는 긴 슬픔을 준비하면서도 저는 슬퍼할 줄 모른다.
(유용선·시인)


+ 묘비명 

물은 죽어서
물 속으로 가고

꽃도 죽어
꽃 속으로 간다

그렇다 죽어 하늘은
하늘 속으로 가고

나도 죽어서
내 속으로 가야만 한다.
(박중식·시인, 1921-)


+ 묘비명 

한 줄의 시는커녕
단 한 권의 소설도 읽은 바 없이
그는 한평생을 행복하게 살며
많은 돈을 벌었고
높은 자리에 올라
이처럼 훌륭한 비석을 남겼다.
그리고 어느 유명한 문인이
그를 기리는 묘비명을 여기에 썼다.
비록 이 세상이 잿더미가 된다 해도
불의 뜨거움 굳굳이 견디며
이 묘비는 살아남아
귀중한 사료(史料)가 될 것이니
역사는 도대체 무엇을 기록하며
시인은 어디에 무덤을 남길 것이냐.
(김광규·시인, 1941-)


+ 슬픈 묘비명

나 죽거든, 사랑하는 친구여
내 무덤 위에 버드나무를 심어다오.
그늘 드리운 그 가지를 좋아하느니
창백한 그 빛 정답고 그리워라
내 잠든 땅 위에
그 그늘 사뿐히 드리워다오.
(알프레드 뒤 뮈세, 프랑스 시인, 1810-1857)


+ 시인의 비명(碑銘) 

언제나 사랑에 굶주렸으되 
목마름 끝내 채우지 못하였네 

평생 막걸리를 좋아했고 
촌놈을 자랑으로 살아온 사람, 
아이들을 스승처럼 섬겼으며 
흙을 시의 벗으로 삼았네 

사람들아, 행여 그가 여길 뜨거든 
그 이름 허공에 묻지 말고 
그가 즐겨 다니던 길 위에 세우라 

하여 동행할 벗이 없더라도 
맛있는 막걸리나 훌훌 마시며 
이 땅 어디 어디 실컷 떠돌게 하라 
(배창환·시인, 1956-)


+ 어느 뉴펀들랜드 개의 묘비명 

여기에 
그의 유해가 묻혔도다. 
그는 아름다움을 가졌으되 허영심이 없고 
힘을 가졌으되 거만하지 않고 
용기를 가졌으되 잔인하지 않고 
인간의 모든 덕목을 가졌으되 악덕은 갖지 않았다. 

이러한 칭찬이 인간의 유해 위에 새겨진다면 
의미 없는 아부가 되겠지만 
1803년 5월 뉴펀들랜드에서 태어나 
1808년 11월 18일 뉴스테드 애비에서 죽은 
개 보츠웨인의 
영전에 바치는 말로는 정당한 찬사이리라. 
(바이런·영국 시인, 1788-1824)


+ 오펜부르크의 어떤 묘비명 

오펜부르크의 묘지공원을 산보하다가 
문득 눈에 들어온 묘비명 하나 

한평생 마리아 베크만을 사랑했었던 
철학박사 프리츠 베크만 씨는 
1882년 3월 10일 생 
1969년 11월 5일 몰 
그녀와 함께 여기 고이 잠들어 있다 

본 적도 없는 한 사내의 맑은 영혼이 
내 시간의 짧은 한 자락을 즐겁게 했다 
(이수정·시인)


+ 해바라기의 비명(碑銘) - 청년 화가 L을 위하여 

나의 무덤 앞에는 그 차거운 비(碑)ㅅ돌을 세우지 말라.

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 달라.

그리고 해바라기의 긴 줄거리 사이로 끝없는 보리밭을 보여 달라.

노오란 해바라기는 늘 태양같이 태양같이 하던 화려한 나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라.

푸른 보리밭 사이로 하늘을 쏘는 노고지리가 있거든 아직도 날아오르는 나의 꿈이라고 생각하라. 
(함형수·시인, 1914-1946)


+ 꽃의 묘비명 - 어떤 임종을 위하여 

내 이승을 떠나는 날 
별이여 너는 더욱 빛나거라 

울음소리는 이미 귀에 들리지 않고 
내가 지상에서 조용히 사라질 때 
태양이여 너는 어김없이 
나의 창문을 다시 찾아오너라 

내가 앉았다 간 자리에 
찬란한 꽃들 그대로 피고 
빈 의자 하나 없는 만원인 땅 위에 
바람이여 너는 여전히 정답게 
구름을 움직이고 나뭇가지를 흔들어 주어라 

삶의 애증은 이미 부질없는 누더기 
썩은 육신에 깃들일 나비 한 마리 날지 않거니 
내가 흘린 눈물 한 방울 남김 없는 땅 위에 
너 찬란한 일월이여 더욱더 오래고 빛나거라 
이미 고백은 늦어 버린 때 
내 무덤은 하나의 삶의 마침표 길고 긴 어둠이어라 
용서받기에도 이미 늦어 버린 때 
내 무덤 위엔 꽃 한 송이 새 한 마리 두지 말라.
(문병란·시인, 1935-)


+ 미리 쓰는 나의 묘비명

흙에서 왔다가

소란한 세상의
지상을 잠시 거닐다

다시 흙으로 돌아갔다.

고요하다
평안하다.
(정연복·시인,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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