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월 2025 >>
   1234
567891011
12131415161718
19202122232425
262728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삶속에서 게으름 피우며 詩라는 배에 타보라...
2015년 12월 31일 01시 45분  조회:4033  추천:0  작성자: 죽림

황현산 교수는 "게으름도 피우고 사보타주(태업)도 하면서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잘 사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사회는 절망적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더 나은 삶을 꿈꾸며 다른 세계를 생각해요. 좋은 시는 이 막막한 삶에서 희망의 싹을 발견해 절망적인 현실 세계와 거룩하고 완결된 어떤 세계를 연결해줍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답답한 현실에서 우리가 시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뭘까. 문학평론가 황현산(70) 고려대 명예교수는 서울 동교동 CY시어터에서 열린 ‘우물에서 하늘 보기’(삼인 발행) 북콘서트에서 “현실 세계를 다른 세계와 연결시키는 데 있어서 시는 다른 어떤 장르보다 선두에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우물에서 하늘 보기’는 황 교수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한국일보에 연재한 글 27편을 모은 책이다.

 

시에 관한 평론과 에세이 사이에 있는 이 글에서 황 교수는 이육사, 한용운, 서정주, 유치환, 김수영, 최승자, 보들레르 등의 시를 곱씹으며 현실을 들여다 본다. 그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시에 친근감을 느끼고 또 어떻게 시를 써먹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이 글들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세상을 바꾸고 자신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드는 데 시를 어떻게 써먹을 수 있을지 함께 의논하기 위해 쓴 겁니다. 독자 여러분이 갖고 있는 소망을 덧붙여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황 교수는 독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여러 차례 좋은 시의 역할에 대해 말했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언어가 인간과 사물을 연결해주듯 전혀 다른 두 세계를 이어주는 것이다. 그는 “아무리 쉬워 보이는 시도 그 안에 비밀을 감추고 있고 그 비밀 안에 또 비밀이 있다”며 “우리의 삶 속에도 감춰진 비밀이 있고 그것은 우리의 삶 속에도 희망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삶 속에서 희망을 찾아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생각’이다. 황 교수는 “한국사람은 일을 너무 많이 해서 불행해진다”며 “일하느라 생각할 틈도 없고 눈 앞의 일만 바라보며 늘 경쟁하는데 내가 왜 이렇게 난리를 치며 살아야 하는지 스스로 알려면 게으름도 피우고 해야 할 일을 뒤로 미루기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인은 세상 사람들이 쓰는 언어로 세상에 없는 이미지를 이끌어낸다. 현실의 언어로 이상의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일제의 폭력과 독재의 억압 아래서 시인들은 불가능을 꿈꾼 몽상가였다. 황 교수는 “시는 비루하고 막막한 삶을 견뎌내는 구체적 현실을 직시하면서 절대적으로 아름다운 세계를 이야기한다”며 “비루한 현실 속에서 이상향을 보기 때문에 우리가 시에 감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우리말에서는 “시의 언어가 이상적인 상태”라고 이야기했다. 머릿속에서는 한자 단어로 사고하고 입으로는 한글을 사용하며 학문은 영어로 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 같은 괴리가 시적 언어가 자라는 토양”이라며 “세계인이 한국 시를 배우겠다고 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와 친숙해질 수 있는 방법은 뭘까. 황 교수가 제시한 방법은 간단하다. 시라는 사공이 안내하는 다른 세계로 건너가는 배에 올라타면 그만이다. “시는 이 세계를 다른 세계로 연결시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며 갖은 실험을 다 해왔습니다. 새로운 미디어를 통한 예술 장르가 새로 나타나고 있지만 시가 해보지 않은 실험이란 없습니다. 거기에 동참하기만 하면 됩니다. 어떻게든 다른 세계로 건너가겠다는 소망을 품으면 시가 친숙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고경석기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763 모더니즘 詩운동의 선구자 中 한 사람 - 파운드 2015-11-06 0 5434
762 <시인> 시모음 /// 禪詩(선시) 모음 2015-10-27 1 6653
761 <촛불 > 시모음 /// 경상도 지방의 사투리 2015-10-27 0 7982
760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시모음 2015-10-27 0 4386
759 <평화통일> 시모음 2015-10-22 0 5124
758 <통일평화> 시모음 2015-10-22 0 4357
757 미당 "국화"와 얘기 나누다... 2015-10-22 0 4543
756 미당 서정주와 대화하기... 2015-10-22 0 4946
755 얼굴없는 로동자시인 - 박노해 2015-10-21 0 4736
754 시여, 우리 시인이여 - 독자들을 다시 시앞에 모이게 하는 비법... 2015-10-20 0 4814
753 시여, 똥을 싸라... 시는 詩치료로 쓰자... 2015-10-20 0 4653
752 보리피리시인 - 한하운 2015-10-17 0 5488
751 詩여, 침을 뱉어라 2015-10-16 0 5466
750 詩人人生 2015-10-16 0 5187
749 空手來空手去 - 독서가 만권에 달하여도 律은 읽지 않는다 2015-10-13 0 4740
748 쉬여가는 페이지 - 중국 10개 비경 2015-10-13 0 4885
747 소동파 = 소식 시세계 2015-10-13 1 5204
746 이순신 장군 시모음 2015-10-13 0 4652
745 노벨상 이모저모 2015-10-09 0 5263
744 시에서 비유적 이미저리 2015-10-08 1 5243
743 시인의 에스프리 /강영환 2015-10-08 0 4481
742 시에서 정신적 이미저리 2015-10-08 0 4449
741 시에서 이미저리의 기능 2015-10-08 0 4411
740 시를 잘 쓰는 궤도 / 시와 상징 / 靑馬 2015-10-08 0 4228
739 ...이어서 2015-10-08 0 5173
738 詩의 이미지와 이미저리 2015-10-08 0 4049
737 시인의 령감은? 2015-10-07 0 4454
736 (시)괴짜괴짜괴짜 / 최흔 2015-10-04 0 4502
735 "괴짜시인 공화국" 2015-10-03 0 4332
734 "못난 놈은 얼굴만 봐도 흥겹다" - "괴짜시인 - 김관식" 2015-10-03 0 4690
733 重慶 烏江 - 절벽에 올라 시구를 구상하는 "괴짜시인" 2015-10-03 0 4406
732 김철호 / 김관웅 2015-10-03 0 4123
731 김철호 / 김응룡 2015-10-01 0 4913
730 김철호 / 최삼룡 2015-10-01 0 4428
729 김철호 근작시 시평 2015-10-01 0 4331
728 김철호 / 허인 2015-10-01 0 4209
727 토템문화와 조화세계 2015-09-29 0 4965
726 다시 보는 조향시인 2015-09-17 0 5562
725 조향시인님을 그리며(꼭 찾아 뵙고저 했건만...)... 2015-09-17 0 4287
724 잊혀진 시조시인 - 조운 2015-09-17 0 4863
‹처음  이전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