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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 인공지능이 쓴 단편소설 문학상 예심까지 가다...
2016년 03월 24일 01시 21분  조회:5971  추천:0  작성자: 죽림

 

인공지능이 그린 추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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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쓴 단편소설 두편, 일본 SF 문학상 예심 통과]

인간이 줄거리·인물 정해주고 인공지능이 단어조합, 문장완성
'컴퓨터가 소설 쓰는 날' 등 2편, 1인칭 소설… "100점 만점에 60점"
2년 내 인간 도움 없이 집필 목표
 
일본에서 인공지능이 쓴 소설 두 편이 니혼게이자이신문사가 주최하는 공상과학(SF) 소설 공모전에서 1심을 통과했다. 본심에선 떨어졌지만, 일본 과학자들이 2012년 9월 '변덕쟁이 인공지능 프로젝트'라는 모임을 만들어 3년 반의 노력 끝에 거둔 성과다. 프로젝트를 이끈 마쓰바라 진(松原仁) 공립하코다테미래대 교수는 21일 "1심을 통과한 건 쾌거"라면서 "앞으로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연구팀이 도전한 공모전은 일본 소설가 호시 신이치(星新一·1926~1997)의 이름을 딴 '호시 신이치 문학상'이다. 호시는 '미래의 이솝'을 자처하면서 SF·미스터리·괴담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200자 원고지 20매 안팎의 초미니 단편소설을 1000편 넘게 남겼다.

연구팀은 호시의 작품과 호시 문학상 수상작을 샘플로 입력한 뒤, 이를 토대로 장차 인공지능이 호시와 같은 수준의 작품을 쓰게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SF작가협회장 세나 히데아키도 고문으로 동참했다. 지금까지 제일 잘 쓴 작품 네 편을 골라 작년 가을 공모전에 제출했고, 그중 두 편이 본심까지 살아남았다. 나머지 두 편은 줄거리가 갈팡질팡해 떨어졌다.
 
기사 관련 그래픽
그래픽=김충민 기자

문학상 사무국 관계자는 "어느 작품이 인공지능의 작품인지 심사위원들이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심사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본심에 올라간 두 편의 제목은 각각 '나의 일은'과 '컴퓨터가 소설 쓰는 날'이고, 화자(話者)가 "나는…" 하고 자기 얘기를 풀어나가는 일인칭 소설이다. 대단한 사건이 아니라, 소소한 일상과 섬세한 감정을 다루고 있다.

가령 '나의 일은'은 로봇이 주인공인데, 첫 문장이 이렇게 시작된다. "나의 일은 공장 라인에 들어가 정해진 루틴대로 일하는 것.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작업을 한다. 요즘은 경기도 안 좋고 출근해도 무료하다." 이 로봇은 자기보다 성능이 좋은 신형 로봇이 나왔다는 인간의 말에 충격을 받기도 하고, 인간이 자리를 비웠을 때 옆자리 로봇과 상전인 인간에 대해 '뒷공론'을 하기도 한다.

또 다른 한 편인 '컴퓨터가 소설 쓰는 날'은 컴퓨터 속 인공지능이 주인공으로 나와 자기가 얼마나 고독한지를 털어놓는 내용이다. 인간 청년이 요구하는 대로 성심성의껏 연애 노하우를 알려줬더니, 막상 연애가 잘 풀리자 청년은 여자 만나느라 맨날 늦게 들어온다. 외로워진 인공지능은 "(이대로 계속 방치당하면) 조만간 내가 정지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이 인터넷에 접속해 같은 모델로 나온 자매 프로그램과 상담했더니 '큰언니'는 "소설 쓰기에 몰두해보라"고 충고한다.

연구팀이 호시의 작품을 샘플로 삼은 이유는 그의 작품이 짧으면서도 수준이 높고, 기승전결과 반전이 확실하면서 구성 요소도 알기 쉽다는 점에 있다. 인간의 감정을 다루는 소설 중에서 가장 도전하기 쉬운 작가로 판단한 것이다. 두 작품을 읽은 SF 작가 하세 사토시(長谷敏司)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100점 만점에 60점 정도로 놀라운 수준"이라고 했다.

마쓰바라 교수는 일본 언론에 "아직은 인간의 손이 가는 부분이 80% 정도"라고 했다. 인간이 줄거리와 등장인물을 정해주고 인공지능이 그에 맞춰 나머지를 풀어나가는 단계라는 것이다. 앞으로 2년 뒤에는 줄거리까지 인공지능 스스로 지어내게 하는 게 연구팀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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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소설창작 프로젝트를 진행한 마쓰바라 진(松原仁) 공립하코다테미래대 교수가 21일 도쿄 도내에서 열린 보고회에서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그 날은 구름이 드리운 잔뜩 흐린 날이었다. 방안은 언제나처럼 최적의 온도와 습도. 요코씨는 어수선한 모습으로 소파에 앉아 시시한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 말을 걸어오지 않는다. 한가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일본 연구자들이 자신들이 개발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쓴 ‘컴퓨터가 소설을 쓰는 날’의 도입부다. 인공지능으로 소설을 쓰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일본 연구자들이 지난 21일 도쿄 도내에서 보고회를 열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이날 행사는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 직후 열려 특히 관심을 불러모았다.

프로젝트를 주도한 마쓰바라 진(松原仁) 공립하코다테미래대 교수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쓴 4편의 단편소설을 SF작가 호시 신이치(星新一)씨의 이름을 붙인 ‘호시 신이치 문학상’에 응모했다. 작품은 상을 받는데 실패했지만 일부가 1차 심사를 통과한 경우도 있었다.

기초작업은 물론 인간이 했다. 연구진은 대략의 플롯(구성)을 부여하고 인공지능이 주어진 단어와 형용사 등을 조합해 문장을 만드는 형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사람이 ‘언제’ ‘어떤 날씨에’ ‘무엇을 하고 있다’는 등의 요소를 문장에 포함시키도록 지시하면 인공지능이 관련 있는 단어를 자동으로 골라 문장을 만드는 식이었다. 도입부의 경우 날씨나 주변상황 등에 대한 변수를 제시했다고 한다.

마쓰바라 교수는 “1차 전형을 통과한 것은 쾌거다, 다만 현재의 인공지능은 미리 스토리를 결정해야 해 인간의 손길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며 “향후 인간의 창의력도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응모작에 사용된 인공지능을 개발한 나고야(名古屋)대 사토 사토시(佐藤理史) 교수는 “몇 천자에 달하는 의미있는 문장을 쓸 수 있었던 것은 큰 성과”라면서 “인공지능이 사용한 언어가 이상하지 않도록 하는 게 우선이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앞으로 스토리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인공지능도 연구해 2년후 인간의 개입 없이 소설을 쓸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요미우리신문은 “향후 의료나 금융투자 분야에 인공지능 활용이 늘어나 인간생활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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