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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 - 올해 "노벨문학상" 10일 "폭발"...
2019년 10월 07일 23시 26분  조회:3391  추천:0  작성자: 죽림
노벨문학상 수상자에게 수여하는 황금 메달. AP 연합뉴스

매년 10월은 노벨상의 계절이다. 노벨위원회는 지난달 14일 공식 홈페이지에 올해 노벨상 수상일정을 공지했다. 생리의학상(7일), 물리학상(8일), 화학상(9일), 문학상(10일), 평화상(11일), 경제학상(14일) 순으로 수상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인류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에게 재산을 상금으로 준다’는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을 토대로 1901년부터 수여되기 시작한 노벨상은 모두 해당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받아들여진다.

과학 분야 수상을 제외하고 대중의 관심이 가장 집중되는 부문은 단연 평화상과 문학상이다. 특히 노벨문학상의 경우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한림원이 지난해 미투(#Me too) 논란에 휩싸이면서 수상자를 내지 않았던 터라, 올해 이례적으로 두 명의 수상자가 발표돼 특히 관심이 쏠린다. 지금까지 두 명의 수상자가 나온 것은 1904년과 1917년뿐이었다. 전년도를 거른 뒤 한꺼번에 2명을 발표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노벨위원회가 수상후보를 공식 발표하지는 않지만, 전 세계적 관심이 쏠리는 만큼 수상자를 미리 예측하기 위한 움직임은 물밑에서 분주히 이뤄진다. 지난해까지는 영국의 베팅사이트 래드브록스(Ladbrokes)가 유력 후보를 점쳐왔다. 그러나 최근 래드브록스가 정보 사전 유출 의혹에 휩싸이면서 올해는 또 다른 베팅업체 나이서오즈(Nicer Odds)가 유력 후보 순위를 매기고 있다. 국내서는 온라인서점 알라딘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맞추는 독자에게 적립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6일 기준 1~3위는 마거릿 애트우드(38.59%), 밀란 쿤데라(17.05%), 조이스 캐럴 오츠(9.19%)가 차지했다. 노벨문학상은 한국시간으로 10일 오후 8시에 발표된다. 국내외 관계자들과 외신을 토대로 올해 노벨문학상의 유력 수상 후보들을 살펴봤다.

 ◇앤 카슨, 애트우드, 오츠… 페미니즘 작가에 관심 
올해 노벨상 후보로 점쳐지는 여성 작가들. 왼쪽부터 앤 카슨, 마거릿 애트우드, 마리즈 콩데, 조이스 캐럴 오츠

올해 관전포인트는 ‘페미니즘 여성 작가’의 수상 여부다. 한림원이 미투 이슈로 몸살을 앓은데다, 전 세계적으로 페미니즘 물결이 거센 만큼 이를 고려하리라는 것이 중론이다. 114명의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 중 여성 작가가 14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두 명의 수상자가 나오는 해마저도 모두 남성 작가로 채우지는 않으리라는 것이다. 현재 나이서오즈 배당률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작가 중 여성이 7명이다.

여성 작가로 가장 유력한 후보는 나이서 오즈 순위 1위에 이름을 올린 캐나다 시인 앤 카슨이다. 신화 속 헤라클레스 영웅담을 새롭게 해석하는 등 고전에서 영감을 받은 독창적 작품세계로 2001년 여성 최초로 T.S엘리엇 상을 받은 인물이다. 국내에는 ‘빨강의 자서전’과 ‘남편의 아름다움’ 두 권이 출간돼 있다.

‘시녀 이야기’로 유명한 마거릿 애트우드도 유력 후보 중 하나다. 대표작인 ‘시녀 이야기’의 속편이 올해 출간돼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데다, 남성 중심 사회를 비판하는 페미니즘 소설로 특히 명성을 떨쳐왔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와 카리브해를 중심으로 소설을 써온 프랑스 작가 마리즈 콩데, ‘중국의 카프카’로 불리는 찬쉐 역시 각각 나이서 오즈 2,3위에 랭크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미국의 소설가 조이스 캐럴 오츠와 메릴린 로빈슨, 러시아 소설가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폴란드 소설가 올가 토르카축도 거론된다.

 ◇만년 후보 하루키와 응구기 
노벨 문학상 유력후보들. 왼쪽부터 무라카미 하루키, 응구기 와 시옹오, 아도니스, 밀란 쿤데라.

매년 수상 가능 후보 명단에 올라 있는 인물은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와 케냐의 응구기 와 시옹오다. 응구기는 2017년 래드브록스 베팅 순위 1위, 무라카미는 베팅 순위 2위였다. 올해 나이서오즈 순위에서는 하루키가 4위, 응구기가 6위로 밀려났지만 여전히 수상 유력 후보로 꼽힌다.

일본은 1968년 가와바타 야스나리, 1994년 오에 겐자부로, 2017년 가즈오 이시구로(영국 국적)까지 3명의 수상자를 냈다. 가즈오에 뒤이어 또 다시 일본 작가가 상을 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무라카미의 팬층이 두텁기는 하지만 문학적 성취에 대해서는 평가가 갈린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응구기는 탈식민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소수민족과 소수언어에 대한 관심을 문학으로 형상화한 아프리카 문학의 대표 기수다. 응구기의 경우 대륙과 인종의 안배를 염두에 두는 노벨상의 특성상 마지막 아프리카 작가의 수상이 2003년 존 쿳시(남아프리카공화국)라는 점에서 매년 수상 가능성이 큰 인물로 점쳐졌다. 시리아의 시인 아도니스, 알바니아의 작가 이스마일 카다레, 체코의 밀란 쿤데라 등도 역시 매년 언급되는 유력 수상후보 중 하나다.

 ◇재2의 밥 딜런? 의외의 인물의 수상 가능성은 
고은 시인(왼쪽)과 조지 R.R 마틴

노벨문학상의 경우 전통적인 문학작가 이외에 이례적인 수상자를 내오기도 했다. 논픽션 작가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2015)와 팝 가수 밥 딜런(2016)의 수상이 대표적이다. 한국 작가의 수상도 기대해볼 여지가 있지만, 매년 한국의 대표 작가로 꼽혀오던 고은 시인이 최근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고 현재도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해 미투로 논란에 휩싸인 한림원이 고은 시인을 지명할 가능성은 작다. 노벨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꼽히는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나 최근 캐나다 그리핀 시문학상을 수상한 김혜순 시인 역시 한국을 대표할만한 여성 작가로 꼽히지만 아직 노벨상을 수상하기에는 경력이나 인지도가 부족하다.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리즈의 원작인 ‘얼음과 불의 노래’를 집필해 ‘21세기 톨킨’으로 불리는 조지 R.R 마틴 역시 나이서오즈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마틴은 첫 단편집으로 SF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휴고상을 타기도 했다.

/한국일보 ///한소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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