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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作을 할때 한쪽 다리를 들고 써라...
2016년 07월 28일 19시 46분  조회:3705  추천:0  작성자: 죽림
[20강] 시의 언어가 갖는 특성.6 

강사/김영천 


오늘로 시의 언어가 갖는 특성을 마칠까 합니다. 
먼저 언어의 압축성과 간결성에 대해서 고찰해 보기로 
하지요. 

7)언어의 압축성과 간결성 
김준오의 『詩論』에 보면 "산문이 '축적의 원리'에 의한 
설명이지만, 시는 '압축에 의 원리'에 의한 암시성을 그 
본질로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시는 산문처럼 사건의 
연속이나 줄거리가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구체적인 체험이나 직관, 감정 등이 최대한 집중되어서 
하나의 결정체로 나타내야 합니다. 

말하자면 요즘 젊은이들의 유행어로 엑기스로 뽑아야 합 
니다. 엑기스는 양은 작지만 그 효능이나 강도가 아주 높 
듯이, 시어가 지닌 이런 압축성과 간결성 때문에 언어가 
각각 갖고 있는 무게와 비중은 아주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날 헤밍웨의 친구 하나가 자기가 쓴 원고를 가지고 
그의 의견을 듣고 싶어서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헤밍웨이가 한 쪽 다리를 
들고 서서 글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그 친구는 헤밍웨이 
에게 그렇게 괴로운 자세로 글을 쓰고 있는 까닭을 물었 
습니다. 그러자 헤밍웨이가 "앉아서 쓰면 아주 편안하네. 

그러나 써 놓은 글을 보면 문장은 길고 지저분하네. 한 쪽 
다리로 서서 글을 쓰면 다리가 아프니까 간결하게 쓰도록 
내 자신을 핍박하게 된다네." 하고 대답했습니다. 
산문을 쓰는 헤밍웨이의 자세가 이러할진데, 
그의 글의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아름다운 
이유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산문 보다 훨씬 간결성과 압축성을 필요로하는 
시를 다루는 분들의 태도가 어떠해야할 지를 가르쳐주는 
좋은 모범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김지하님의 <중심의 괴로움>을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봄에 
가만 보니 
꽃대가 흔들린다 
흙밑으로부터 
밀고 올라오던 치열한 
중심의 힘 

꽃피어 
퍼지려 
사방으로 흩어지려 

괴롭다 
흔들린다 
나도 흔들린다 

내일 
시골 가 
가 
비우리라 피우리라 

이 시에 대한 조태일님이 해설을 보겠습니다. 

"인용한 시 역시 시어가 갖는 간결성과 압축성을 잘 보여 
주고 있다. 특히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압축되고 간 
결한 시어들이 시의 주제와 서로 조화를 이루는 점이다. 중 
심의 괴로움은 사방으로 퍼지고, 흩어져 나가려는 행위에서 
비롯된다. 이 중심의 분산으로 인하여 틈이, 여백이, 공간이 
생겨난다. 그런데 시어와 행, 연들 역시 지극히 간결함 속 
에서 여백과 틈을 만들어내고 있다. 즉 시어들은 최대한 
경제적으로 사용하면서 주제와 형식의 일치를 보여주고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간결한 시어들 속에 내재된 힘이다. 
시어들은 한껏 수축되어 있는 용수철처럼, 씨앗들처럼 
혹은 위 시에서 보여준 '중심의 힘'처럼 그 안에 저장된 
에너지들로 인하여 무수한 울림으로 솟아 퍼져 나간다. 
군더더기가 없이 정제되고 압축될수록 시어가 지닌 힘은 
더욱 강해지게 마련이다" 
말하자면 위의 시는 오늘의 주제처럼 언어의 압축성과 
간결성이 아주 전형적으로 나타난 시라는 것입니다. 

여기 서정주님의 <冬天>을 올립니다. 이 시는 시인 자신이 
가장 아끼던 시 중의 하나입니다. 

내 마음 속 우리님의 고운 눈섭을 
즈믄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옴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 섣달 나르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1연 5행의 아주 간결한 시입니다. 
이 시에 대해 황동규 시인이 해설한 것을 요약해보면 
겨울 하늘은 텅 비어 있고 조각달만 하나 떠 있는 풍경입니다. 
그 달은 꿈에 천 번이나 나타났던 임의 눈썹으로 보입니다. 
그건 바람(꿈)으로 <맑게 씻어 놓은> 눈썹입니다. 
화자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동지 섣달의 <매서운> 새까지 
비끼어 갑니다. 그 것은 인간의 일에 자연히 참여하는 
정신의 한 섬세한 극치인 것입니다. 

이 시는 정말 많은 비평가들이 다룬 시입니다. 
아주 간결한 시인데도요. 
김재홍의 <미당서정주>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시는 <화사>(1936) 이후 만 30년째인 1966년에 발표된 
작품이다. 이 다섯 줄의 시는 20대에서 지천명의 나이 50대 
로 접어든 시인의 정신적 성숙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관심 
을 끈다. 이 시에서 시인이 노래하는 것은 역시 사랑이 문제 
이다. 그러나 이 시에서의 사랑은 <화사>에서와는 현격히 
다른 정신적 사랑으로 상승되어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아주 해설이 길지만 오늘의 주제와 관계 없음으로 여기서 
줄입니다. 

이어서 좋은 시 소개하겠습니다. 
주제하고는 관계가 없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이론이 너무 어려우니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시 읽기를 하시고, 시인의 마음을 엿보자는 것입니다. 

강현국님의 <너에게로 가는 길>과 시인의 변을 읽어보 
겠습니다. 

너에게로 가는 길엔 
자작나무 숲이 있고 
그해 여름 숨겨 둔 은방울새 꿈이 있고 
내 마음 속에 발 뻗는 
너에게로 가는 길엔 
낮은 침묵의 草家가 있고 
호롱불빛 애절한 추억이 있고 
저문날 외로움의 끝까지 가서 
한 사흘 묵고 싶은 
내 마음 속에 발 뻗는 
너에게로 가는 길엔 
미열로 번지는 눈물이 있고 
왈칵 목메이는 가랑잎 하나 
맨발엔 못 박힌 불면이 있고 

"시는 필경, 피가 돌지 않아서 손발이 뻣뻣한 도서관 
서책들의 근엄과 같은 것이 아니라면 춥고 쓸쓸했던 
날들의 기억으로부터 말길을 트는 것이 좋겠다. 
그해 겨울 내게는 괴이한 사건이 하나 있었다. 볼품 
사나웁게 어느 단체장 선거에 뛰어들었던 것이다. 그것은 
차마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고약한 체험이었다. 글쟁이 
들의 선거판도 예외는 아니었다.(중략) 그 무렵 나는 
당연히 천사를 꿈꾸었다. 따뜻한 가슴과 맑은 영혼을 
가진, 사람의 모습을 한. 

나는 지금, 내 마음 속에 발 뻗는 너에게로 가는 길 위에 
있다. 텔레비전으로부터, 삐걱이는 일상의 계단으로부터, 
목 조이는 언 라인의 거미줄로부터, 정연한 제복과 가지 
런한 넥타이로부터, 비누와 칫솔과 젖은 손수건으로부터, 
길고 긴 죽음맞이 소말리아로부터, 끈질기게 달라붙는 파 
리떼들로부터, 성급한 희망과 안이한 구원의 갈보들로부터, 
여의도로부터, 마침내 돋보기 너머 먼지 앉은 도서관으로 
부터 멀리 떠나 너에게로 가는 길 위에 있다. 타고 온 
자동차는 人家 가까운 산발치에 두었다. 
(중략) 
나는 지금 너에게로 가는 길 위에 있다. 비유컨데 시는 
길 떠나기이다. 삶이 고단한 여정이듯이, 멀리 길 떠나기 
이다. 길을 잃을 때까지 길 떠나기이다. 안개에 갇혀 
길을 잃는다. 현자의 말씀처럼 길을 잃으므로 우리는 길을 
찾는다. 길을 잃은 자만이 비로소 제 길을 찾을 수 있다. 
그러므로 시는 길 찾기이다. 길은 상징이다." 

이하 너무 장황하여 생략합니다. 여기서 작가의 말은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여성시인의 시에 대한 관심이 많아 이번엔 
강계순님의 <압력솥, -슬픔에게 20>을 읽어보시겠습니다. 

압력솥 하나 들여놓기로 했네 
불을 사용하지 않고는 아무래도 
섭취할 수 없는 일용할 양식 
쉽게 끓고 쉽게 넘치는 얇은 냄비로 
걸핏하면 화상 입으면서 
아리고 쓰린 자리 문지르고 또 문지르면서 
팽팽하게 긴장하여 오랜날 
두려움에 몸서리쳐 왔네 
이제 끓여도 넘치지 않는 압력솥 하나 
들여놓고 이만큼 비켜 앉아 
지켜보고 있네 
극도의 압축에도 터지지 않고 
조용히 억장 무너지는 법 
맹렬한 불길에도 
넘치지 않는 법 
곤죽이 되어 풀리는 법 이젠 
알 것 같아 

원래는 빛이던 것 초록이던 것 
약속이던 모든 것 끓이고 또 끓여 
서로가 서로에게 스미듯 흔적없이 
풀기로 했네. 

(여기서는 마지막 부분에만 마침표가 있는데요. 
아마 이 건 작가가 여기에서 시가 끝났다는 의미로 
제일 마지막 행에만 마침표를 치는 것이구요. 
도중에는 시가 그 언어의 맥이 끊기지 않도록 
생략하는 것일 겁니다.즉 아직 시가 끊기지 않고 
계속된다는 뜻이겠지요.시에서는 부호 하나가 
한 행이 될 수도, 한 연이 될 수도 있을만큼 
중요합니다.) 

어떻습니까? 
자기 주위의 모든 사물을 어떤 눈길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평범한 밥솥으로 남기도 하고, 이렇게 아름다운 
시로 남기도 합니다. 


===============================================================

 

―존 던(1572∼1631)

세상 어느 누구도 외따로운 섬이 아니다, 모든 인간은 대륙의 한 조각이며 대양의 한 부분이다. 흙 한 덩이가 바닷물에 씻겨 흘러가면, 유럽은 그만큼 작아질 것이며, 모래벌이 씻겨도 마찬가지, 그대나 그대 친구들의 땅을 앗기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 어떤 사람의 죽음도 나를 손상시킬지니, 나는 인류 속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이를 알려고 사람을 보내지 말라. 바로 그대를 위하여 울리는 종이나니.

 

 

산사(山寺)나 교회의 종소리를 들으면 문득 영원에 대한 감각이 깨어나는 듯하다. 존 던을 흉내 내자면, 현생의 순간순간은 영원의 한 조각이다.
 

 

이 시에서 제목을 취해 헤밍웨이가 소설을 썼고, 그 소설을 원작으로 게리 쿠퍼와 잉그리드 버그먼이 주연한 영화가 만들어졌다. 소설이나 영화나 명작으로 알려져 있다. 

종을 울리는 데엔 다 뜻이 있다. 사람을 모이게 하는, 귀 기울이게 하는 종소리. 이 시에 나오는 종은 조종(弔鐘)이라고 한다. 누군가의 죽음을 애도하는 종소리. 그가 누구건, 한 사람의 죽음은 당신의 일부분이 죽은 것이다. 당신과 그가 함께 이루고 있던 시공간의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간 것이다. 그러니 그 종소리는 바로 당신을 위한 것이라는… 그나저나, 아, 존 던 선배! 유럽이 뭡니까? 섭섭하네요. 좀 더 써서 유라시아라고 하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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