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중국 당나라 녀류시인 - 설도
2016년 11월 07일 00시 11분  조회:3828  추천:0  작성자: 죽림
‘마음을 함께 한 님과는 맺어지지 못한 채, 공연히 풀매듭만 짓고 있네요(不結同心人, 空結同心草).’ -설도(薛濤)의 『봄날의 소망(春望詞)』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부르는 가곡 중 ‘동심초(同心草)’라는 노래가 있다. 모두 알다시피 가사는 다음과 같다.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 안서 김억의 동심초 가사, 1200년 전 중국 설도 작품 

그동안 믿고 마음을 주고받은 임과 일이 잘 안 풀릴 때 혼자만 애타하면서 그 마음을 주변의 소소한 사물에 의탁하여 푸는 심정을 가장 잘 표현한 노래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가곡은 당나라 때 지금의 쓰촨(四川) 성 청두(成都)에 살던 여류시인 설도(薛濤)가 지은 5언 절구 『봄날의 소망(春望詞)』 제3수를 현대시인인 안서(岸曙) 김억(金億)이 번역하고 김성태가 작곡한 노래다. 우선 시 4수 전체를 소개해 보기로 한다. 


봄날의 소망(春望詞) 

花開不同賞, 꽃이 피어도 같이 즐길 이 없고 
花落不同悲. 꽃이 져도 함께 슬퍼할 이 없네. 
欲問相思處, 묻고 싶어라. 그리운 님 계신 곳 
花開花落時. 꽃 피고 꽃 지는 시절에. 

攬草結同心, 풀 뜯어 같은 마음 매듭을 지어 
將以遺知音. 임에게 보내려 마음먹다가 
春愁正斷絶, 사무친 그리움 잦아들 때에 
春鳥復哀吟. 봄새들이 다시 애달피 우네. 

風花日將老, 꽃잎은 바람에 나날이 시들어 가고 
佳期猶渺渺. 만날 기약 아직 아득하기만 한데 
不結同心人, 마음을 함께 한 님과는 맺어지지 못한 채 
空結同心草. 공연히 풀매듭만 짓고 있네요. 

那堪花滿枝, 어찌하나, 가지가지 피어난 저 꽃 
翻作兩相思. 괴로워라, 서로 서로 그리움 되어 
玉箸垂朝鏡, 아침 거울에 눈물이 떨어지는데 
春風知不知. 봄바람은 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주석]
▶欲問, 묻고자 하다, 알고 싶다. 
▶相思, 그리워하다. 그리운 님, 相思處는 그리운 님이 계신 곳. 
▶攬, 잡아매다, 손에 쥐다. 
▶將以, 장차 그로써. 
▶遺, 주다, 보내다. 
▶春愁, 봄의 근심, 이성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 
▶佳期, 좋은 기약, 만날 날. 
▶結同心人, 마음을 함께한 님과 맺어지다. 
▶堪, 할 만하다. 견디다, 감당하다. 
▶玉箸, 옥으로 만든 젓가락처럼 흘러내리는 눈물, 눈물. 
청두(成都) 왕장러우(望江樓) 공원에 있는 설도 좌상(坐像)
이 시를 지은 설도(768-832)는 자가 홍도(洪度)로 본래 지금의 시안(西安)에 해당하는 장안(長安) 사람이다. 아버지 설운(薛鄖)은 조정의 관료로 있었는데 학식이 연박(淵博·넓고 깊음)하여 어렸을 때부터 설도에게 글을 읽히고 시문을 짓게 하였다. 설도의 미래 운명과 관련하여 유명한 일화가 전해진다. 즉 부녀가 집 정원에 앉아 오동나무를 바라보고 있다가 아버지가 먼저 한 구 읊었다. 
‘마당에 있는 오랜 오동나무 한 그루, 줄기가 구름 속까지 치솟았구나(庭除一古桐, 聳干入雲中).’ 
그러자 설도가 대구를 달았는데 이러하였다. 
‘가지는 남과 북에서 오는 새를 맞고, 잎은 오가는 바람을 보내는구나(枝迎南北鳥, 葉送往來風).’ 
부친은 이 대구를 듣고 그 재주를 기뻐하면서도 이 시구가 딸의 ‘동서남북으로 오가는 손님들을 맞고 보내는’ 운명이 예견되는 것 같아서 걱정을 했다고 한다. 

◆부친 폄적 뒤 별세…악기(樂妓)의 운명으로 

얼마 후 부친이 권력자의 비위를 거슬러 쓰촨 청두로 폄적(貶謫·벼슬을 떨어뜨리고 귀양 보냄)하게 되자 온 가족이 함께 이사를 왔는데 또 몇 년 되지 않아 설도 나이 14세에 아버지가 풍토병에 걸려 죽게 된다. 16세 되던 해 모친을 봉양하고 가사를 꾸리기 위해 음률을 잘 이해하고 언사(言辭)를 지혜롭게 풀며, 시부(詩賦)에 뛰어난 능력으로 인하여 예견된 운명처럼 설도는 결국 악기(樂妓: 노래를 부르는 고급 기생, 수청은 들지 않아도 되었다고 한다)로 적(籍)을 올리는 길을 선택하게 된다. 그의 뛰어난 시적 재능은 785년 사천절도사로 온 위고(韋臯)의 눈에 들어 공문을 작성하고 장서를 관장하는 교서(校書)라는 벼슬자리를 추천받게 되고 사람들로부터 많은 중시를 받게 된다. 그는 평생 위고 이래 총 11명의 절도사로부터 불려 다니며 많은 시문을 짓게 된다. 설도는 곧 시단에 널리 이름이 나 백거이(白居易), 원진(元稹), 두목(杜牧) 등 당시 명망 있던 시인들과 많은 시적 교류를 했다. 현재도 원진 및 백거이와 주고받은 많은 창화시(唱和詩)가 남아 있다. 설도는 느낀 바 있어 나중에 돈을 내고 악기의 적에서 탈퇴하여 자유롭게 살게 된다. 

◆ 백거이 원진 두목 등 당대 최고 시인들과 교류 

설도 41세 때 시작된 10세 이상 아래인 원진과의 늦사랑이 천고에 전해지고 있다. 원진은 설도와 많은 연정의 시를 주고받는데, 그녀를 한나라 때 사마상여(司馬相如)와 짝을 이룬 탁문군(卓文君)에 비유하기도 했다. 
(좌) 원진이 설도에게 써준 연애 시와 설도가 시를 쓰고 있는 모습. (우) 설도가 설도전(薛濤箋·시를 적는 붉은색 종이)을 만드는 모습.
◆ 사마상여와 탁문군의 별난 사랑 

만년에 설도는 청두 서쪽 완화계(浣花溪) 시냇가에 살며 음시루(吟詩樓)를 짓고 시를 읊으며 지냈다. 당시 쓰촨 지방에는 종이문화가 발전하였는데, 설도는 시를 운치 있게 주고받을 수 있도록 소나무 꽃무늬를 새겨 넣은 붉고 고운 색종이를 직접 제작하여 시인들과 시를 주고받으니 그것이 당시 유명해져 ‘설도전(薛濤箋)’으로 불리웠다. 원진은 쓰촨으로 발령이 났을 때, 한때 설도와 깊은 정을 나누었지만 다른 지역으로 발령이 나자 떠나가고 만다. 원진의 여성 편력과 풍류 끼에 대해 소문을 듣지만, 설도는 일편단심 원진을 기다리니 헤어진 지 10년이 지나서도 원진을 사모하는 시를 남길 정도였다. 결국 맺지 못할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고 만년에는 대나무밭 속에서 검은 색 여도사복을 입고 수도하는 자세로 살다가 세상을 뜬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963 중국 몽롱파 시인 - 顧城 2016-12-25 0 4538
1962 해학과 풍자의 시인 - 流沙河 2016-12-25 0 4315
1961 루마니아 작가 - 게오르기우(규)와 산문시 "한국찬가" 2016-12-18 0 5144
1960 영국계 미국 시인 - 오든 2016-12-16 1 6288
1959 페미니즘과 모더니즘의 선구자 - 버지니아 울프 2016-12-16 0 5767
1958 러시아 상징주의 시인 - 기피우스 2016-12-16 0 4193
1957 러시아 녀류시인 -안나 아흐마토바 2016-12-14 0 7881
1956 풍자적, 반어적으로 쓴 허무주의 현실 고발서...페루 시인-벨리 2016-12-14 0 4346
1955 로마 방언 作 "소네트" 2천편 소각하라...이탈리아시인-벨리 2016-12-14 0 4290
1954 한국 시인 피천득과 그의 딸 2016-12-14 1 3955
1953 중국 죽림칠현 대표 시인 - 阮籍 2016-12-13 0 3914
1952 러시아 최고 현대 음유시인 - 부라트 오쿠자바 2016-12-13 0 4566
1951 중국 晩唐의 詞人 - 溫庭筠 2016-12-13 0 4640
1950 중국 詩佛 자연시인 - 王維 2016-12-13 0 4181
1949 프랑스 시인 - 알프레드 드 비니 2016-12-13 0 5962
1948 중국 송대 詞人 - 柳永 2016-12-13 0 4504
1947 중국 "문학의 자각"시인 - 陸機 2016-12-13 0 3961
1946 중국 송대 詞人 - 리청조 2016-12-13 1 3985
1945 대만 시인 - 葉維廉 2016-12-13 0 3570
1944 아일랜드 시인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2016-12-11 1 6571
1943 영국 시인 - D.H 로런스 2016-12-11 0 4828
1942 스페인 시인 - 가르시아 로르카 2016-12-11 0 5480
1941 프랑스 실존주의파 시인 - 장 주네 2016-12-11 0 5046
1940 프랑스 "인민의 시인" - 자크 프레베르 2016-12-11 0 5672
1939 오스트리아 표현주의 시인 - 게오르그 트라클 2016-12-10 0 4872
1938 시인,애독자, 딸 그리고 100년... 2016-12-10 0 5632
1937 100여년 잊혀있던 독일 시인 - 프리드리히 횔덜린 2016-12-10 0 6063
1936 사상 최초, 최고 대서사시를 지은 그리스 시인 - 호메로스 2016-12-10 0 6244
1935 서인도제도 영국령 세인트루시아 시인 - 데릭 월컷(월코트) 2016-12-10 2 6961
1934 페르시아 시인 - 잘랄 앗 딘 루미 2016-12-10 0 6304
1933 러시아 시인 - 브류소프 2016-12-08 0 3945
1932 러시아 시인 - 벨리 2016-12-08 0 4954
1931 러시아 시대의 비극적 테너 시인 - 알렉산드르 블로크 2016-12-08 0 5460
1930 러시아 최후의 "천부적인 재능의 농민시인" - 세르게이 예세닌 2016-12-08 0 6192
1929 독일로 한번도 가본적 없는 유대계 독일 시인 - 파울 첼란 2016-12-07 0 6789
1928 문학예술가, 녀인, 그리고 "뮤즈의 삶" 2016-12-05 0 6292
1927 프랑스 시인 - 폴 엘뤼아르 2016-12-05 0 7776
1926 미국 시인 - 로버트 로웰 2016-12-04 0 5283
1925 영국 계관시인 - 로버트 브리지스 2016-12-04 0 6003
1924 미국 최초의 계관시인 - 로버트 워런 2016-12-04 0 5031
‹처음  이전 4 5 6 7 8 9 10 11 12 13 1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