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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쓰기는 "참 나를 찾고자"하는 고행이다...
2016년 12월 12일 00시 05분  조회:2291  추천:0  작성자: 죽림
7. 좋은 시를 쓰기위한 시인의 정신자세
 
시를 쓴다는 것은 마음을 닦으며 참 나를 찾고자 하는 수행이나 다름없다. 그렇기 때문에 시 한 편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발상한 시상을 일상에서도 화두처럼 머릿속에 이고 다녀야한다. 언제 어디서건 화두가 성성할 때 선의 경지에 들어 깨달음을 얻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를 얻게 되는 것이다.
 
시상이 잘 떠오를 때가 있다. 화장실에서 똥을 눌 때와 버스 또는 기차를 타고 갈 때, 그리고 잠자리에 누워 잠이 막 들락 말락 하는 가수면 상태, 그리고 술을 많이 먹은 다음 날 속이 많이 힘들 때 등이다.
 
똥을 눈다는 것은 속에 가득 차 있는 것을 비워내는 작업이다. 그 작업은 본의 아니게 잡념을 없게 해서 순간적으로 삼매에 들게 한다. 화두 하나를 머릿속에 이고 삼매에 들었으니 기발한 발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버스 또는 기차를 타고 가면 일정한 흔들림이 있다. 그 흔들림에 몸을 맡기면 망상이 사라지고 무념의 상태가 된다. 일정한 흔들림이 뇌를 자극하여 머릿속에 잠재한 화두에 대해 기발한 발상이 나오게 마련이다.
 
그리고 잠자리에 누워서 잠이 들락 말락 하는 상태는 비몽사몽간이다. 그 때의 뇌파는 잠재의식 속에 들어 있는 것들을 끄집어내준다. 평소 알고 있으면서도 표현하지 못했던 스키마(배경지식)를 맘껏 활용하게 해주는 것이다.
 
술을 많이 먹은 다음 날은 속이 부대껴 잡념이 거의 없는 무상무념의 상태가 된다. 몸이 정상 가동되지 않으니 그만큼 움직임이 줄어든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정적인 상태에서는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엉뚱한 발상이 튀어나오기 쉽다.
 
이와 같은 발상지가 있기에 좋은 시인이 되려면 완전무장이 필수인 것이다.
좋은 시를 쓰겠다고 덤비는 시인이라면 우선 정신부터 남달라야한다. 시가 밥을 해결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소설가처럼 전업 작가가 되라고 주문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전업 작가가 아니더라도 창작에 임하는 그 정신만큼은 전업 작가가 되어야한다.
 
일 년에 시를 딱 한 편 썼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은 창피한 줄 알아야한다. 시를 쓰지도 않는 사람이 무슨 시인인가? 하지만 시 한 편을 가지고 일 년 내내 씨름했다면 그 경우가 다르다. 그런 시인은 존경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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