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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늘 육화(肉化)된 언어를 찾아 써야...
2017년 01월 05일 23시 48분  조회:2784  추천:0  작성자: 죽림
[ 2017년 01월 03일 04시 01분 ]

 

 

[인민망 한국어판]
호남(湖南)성 녕향(寧鄉)현에는 1,000년 된 사찰인 밀인사(密印寺)가 있다.
이곳에는 커다란 천수관음상(千手觀音像)이 하나 있는데
높이가 99.19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천수관음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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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배울 때 고쳐야 할 표현들 ㅡ도종환 


3.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제대로 드러나야 한다 


사람들은 돌아오고 흐느끼는 소리는 없었다 아무도 앓는 소리 듣지 못하고 나도 어딘가로부터 돌아왔다 

피는 물 위를 기름처럼 흐르고 사람들은 원심분리기 속에서 제 무게 만큼의 속도로 흩어져 간다 새록새록 피어오르는 유방들이 다가올 봄을 대비해 욕망을 충족시키고 수많은 옷가지들이 거리를 휩쓸고 지나가면 어느새 나는 벌거벗은 병정이 되어 거리를 간다 속이지 말라고 사람들은 외치고 그래도 나는 속인다 나는 속이는 행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으므로 내가 죄를 벗어나는 길은 죄를 잊는 길밖에 없다 나의 원죄는 이토록 망각 앞에 무력하다 또한 그것은 종이 위에서 다소간의 위안을 찾기도 하지만 여전히 노란색 가로등에 뿌리는 외로운 빗줄기 옆에 있다 하염없이 달리는 차창가에 정면으로 달려오는 운명 앞에 있다 - 「갑자기 그러나 천천히」 

이 시속의 시적 화자는 지금 죄 때문에 괴로워한다. 죄를 짓고도 그것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하고 속이고 있어야 하는 괴로움에 마치 벌거벗은 병정이 되어 거리를 가고 있는 듯한 부끄러움에 싸여 있다. 시적 화자가 그토록 괴로워하는 것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우리는 물론 알 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이 시를 쓴 사람이 이 시를 통해서 결국 무엇을 말하려 하고 있는지가 불명확한 데 있다. 1연 3행 '나도 어딘가로부터 돌아 왔다'는 것은 어디일까. 

끝까지 읽어보아도 그곳이 어디인지는 나와 있지 않다. 2연에 와서 죄 때문에 그토록 괴로워한다는 이야기가 길게 전개된다. 그런데 18~19행 '그것은 종이 위에서 다소간의 / 위안을 찾기도' 한다고 말한다. 무슨 위안을 찾는다는 것일까. 그리고 21행 '외로운 빗줄기 옆에 있다'와 23행 '정면으로 달려오는 운명 앞에 있다'고 했는데, 무엇이 그 앞에 있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죄에 관한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끝 구절이기도 한 18행부터 23행까지는 역시 모호한 채로 던져져 있다. 

2연 1행부터 7행까지는 이 시 속의 시적 자아가 서 있는 공간적 배경을 나타내는 것들인데, 죄의식을 느끼게 된 원인과 어떤 연관을 갖는다든가 아니면 상징적인 구실을 한다든가 하지 못하고 산만하게 나열되어 있을 뿐이다. 전체적으로 주제를 향한 응집력도 부족할 뿐더러 '유방' '병정' '종이' '운명' 등의 시어들이 이해되지 않는 채 자꾸만 걸린다. 거기다 제목 「갑자기 그러나 천천히」는 시 전체 내용과 어떤 연관을 갖는 것인지 역시 알 수 없다. 또 다음과 같은 시를 한 편 더 보자. 

이름보다 먼저 그대 귀를 찾았을 죽도록 사랑한다는 말이 

더한 부름으로 버거웠던지 유령처럼 스르르 

가버렸다 - 「겨 드 랑 이 에 각 개 표 로 손 을 끼 워 넣 는 건 그 어 느 한 쪽 의 필 요 만 은 아 니 다」 이 시의 시적 자아는 죽도록 사랑한다는 말이 버거워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 버린 빈 공간에 서 있다. 이 시의 제목대로 '겨드랑이에 각개표로 손을 끼워 넣는' 것은 어느 한 쪽의 필요에서가 아니듯 서로 따뜻한 온기가 필요해 사랑했을 텐데 그냥 황망히 떠나 버린 것을 못내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심정이 나타나 있다. 

그런데 제목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도 내용의 한 부분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고, 거기에다 원래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더해서 한 편의 시로 자기 감정을 제대로 형상화하려는 노력이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겨드랑이~'로 시작되는 긴 제목이 새롭다는 느낌을 주기보다는 제목도 내용도 다 미완성으로 끝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우리는 시를 쓰면서 내가 지금이 시를 통해 무슨 이야기를 표현하려고 하고 있는가 하고 되물어 보아야 한다. 다음 시는 어떤가 함께 읽어보자. 

돌담은....., 아닙니다. 어릴 땐 가지런한 층층에 끄덕머리 하다가, 흔들고 다시, 여물게 손가락질 하나 둘 헤다가, 마침내 올라서서 이쪽과 저쪽 세상 가운데를 걸으며 조심스레 팔저울도 했지요. 하지만 이젠 아닙니다. 저는 이미 많이 자라서 한여름 놀던 그 그늘, 한 겨울 고인 볕뉘와 속살거림, 모두 까닭 없었어요. 때로 생각이야 나지요. 가을이었어요 누군가 싸리비 하나 꺽어들고선 저 산 너머로 가라며 저를 자꾸 내쫒았어요. 가라면 간다며 그 길로 돌담 등지는데, 때깔 곱게 물든 단풍 숲 사이 바알간 노을이 깃들더니 이내 두 눈 가뭇가뭇 멀게 했어요. 

그 후론 여기 이 바깥 세상에 쭉 살았지요. 어떤 날은 취해 밤낮을 바꾸고 또 어떤 날엔 싸우다 승리, 패배, 승리 패배 패배했어요, 삭신 다 닳은 세월 속절 없지만 아파서 제겐 더 살뜰한 기억이지요. 다만 잊을 수 없는 건 그 낮은 돌담. 웃자란 키로 들여다봅니다. 안팎으로 그늘과 속살거림 거느린 것이며, 자라지 못하는 속엣 것들 고즈넉이 품은 모양이며, 누군가 또 싸리비 꺾어 괜찮다고, 가라고, 사는 건 그렇게 등지는 거라며 저를 쫓아내는 것까지도 두고 올 적 그대로지만, 삶이란, 예전에 그랬듯, 홱 떠나는 것은 아니더군요. ....안됐거든요. 저물 무렵 그 모든 게 노을 함께 지면 참 안돼 보이거든요. 이제 와서 저는 슬퍼할 밖에요. - 「돌담」 

많은 쉼표와 현실에서 과거로 과거에서 현실로 들락거리는 구성은 자칫 혼란스럽게 비쳐질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그 속에도 정연한 내적 질서가 있다. 돌담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유년기와 성장기, 세월의 이쪽과 저쪽을 넘나들면서 아름답고 아프던 어린 시절을 추억한다. 떠나기 싫던 우리들 근원적 삶의 터전과 그 터전을 떠나와 끊임없는 싸움을 되풀이하며 성장 해야하는 현실의 경계에 돌담이 있다. 

'괜찮다고, 가라고, 사는 건 그렇게 등지는' 것이라고 말하는 주제를 내포한 구절도 자연스럽게 시 속에 녹아 있고 우리 모두가 체험한 통과의례의 상징으로 '돌담'이 제 구실을 한다. 그러면서도 자꾸 되돌아 보여지는 유년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성장시'로 손색이 없다. 전통적인 기법으로 표현하든 새로운 기법으로 그려내든, 문제는 한 편의 시를 통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제대로 나타나 있느냐 그렇지 못하냐에 있는 것이다. 

4. 관념성과 불필요한 난해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나는 간다 무한한 공간 속으로 닫혀 있는 창을 열고 雨의 장막을 넘어 

나는 간다 영원한 침묵 속으로 저자 거리의 소음을 뒤로 하고 검은 숲 오솔길을 걸어 

나는 간다 절대의 고독 속으로 닫혀 있는 창 너머로 누구와도 아닌 홀로서 순수 이전으로 돌아간다. - 「순수 이전으로」 

a--a'--a" 형식으로 씌어진 이 시는 '나는 간다, 어디 어디로.' 의 기본 골격을 갖고 있다. 그리고 시적 화자인 내가 가는 곳은 '무한한 공간' '영원한 침묵' '절대의 고독' 속이다. 그곳을 작자는 순수 이전의 곳이라고 한다. 순수 이전의 곳, 그러니까 지금 순수한 곳보다 훨씬 더 깨끗하고 때묻지 않은 그 어떤 곳으로 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그 순수 이전의 곳이라는 무한한 공간, 영원한 침묵, 절대의 고독 등은 대단히 관념적이다. 雨의 장막도 마찬가지다. '닫혀 있는 창을 열고' '저자 거리의 소음을 뒤로 하고' '누구와도 아닌 홀로서' 가는 길이라면 죽음의 세계가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죽음의 세계는 절대 순수의 세계일까. 문제는 이 시의 시어들이 육화되지 않은 관념성에 빠져 있다는데 있다. 

미지에의 두려움에 망설이며 되돌아갈 수 있는 줄 알았던 이 길이 그러나 길은 앞으로만 뚫려 있고 등 뒤엔 이미 수렁 나의 사색은 병약했으며 암흑에 가두었고 고통일 뿐이던 젊음 삶과의 치열한 투쟁 그러나 자신의 밀실을 벗어나지 못한 채 묶여 있던 감각 굳어 있는 뼈마디 나는 그것이 어둠인 줄도 몰랐었다. - 「봄」 중에서 나약하던 자기의 밀실을 깨치고 나오는 어느 봄날의 기억에 대해 쓴 시이다. 

이런 자각과 깨달음을 통해 역사를 알게 되었고 쓰러짐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이 시의 뒷부분에 이어진다. 그러나 어딘지 미더웁지 못한 데가 있다. 바로 지금 이 시에서 보는 것과 같은 육화되지 않은 언어들 때문이다. '사색' '병약' '암흑' '투쟁' '밀실' '감각' 등의 관념적인 시어들은 삶으로 한 덩어리가 되어 있다는 느낌보다는 삶과 언어가 따로따로 겉돌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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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또는 두 발 
―이원 (1968∼)

내 발 속에 당신의 두 발이 감추어져 있다
벼랑처럼 감추어져 있다
달처럼 감추어져 있다
울음처럼 감추어져 있다
어느 날 당신이 찾아왔다
열매 속에서였다
거울 속에서였다
날개를 말리는 나비 속에서였다
공기의 몸 속에서였다
돌멩이 속에서였다
내 발 속에 당신의 두 발이 감추어져 있다
당신의 발자국은 내 그림자 속에 찍히고 있다
당신의 두 발이 걸을 때면
어김없이 내가 반짝인다 출렁거린다
내 온몸이 쓰라리다


벼랑처럼 아찔하고 위태롭게, 달처럼 가깝고도 한없이 멀리, 내 발 속에 감추어져 있는 당신의 두 발. 북받치는 울음을 꿀꺽 삼킨 내 사랑. 사랑의 깊은 곳에 있는 공허함과 서정이 감각적으로 그려져, 독자 내면에 있는 사랑의 서사와 서정을 자극한다. 
 

 

어느 날 사랑이 찾아와, 거울을 봐도 당신이 있고, 공기의 ‘몸’ 속에는 당신과 나의 숨이 섞여 있다. 열매처럼 향기롭고 옹골지고, 날개를 말리는 나비처럼 애틋하고 대견하고, 돌멩이처럼 단단한 이 사랑. 넓고도 깊은 당신과 나의 관계. 혼자 걸어도 당신과 함께 걷는 것과 다름없다. 그렇게 나는 당신과 밀착돼 있다. 당신이 어디선가 걸을 때면 어김없이 나는 안다. 당신도 내 생각을 하면서 걷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내가 반짝이고 출렁거리고 온몸이 쓰라리다는 것을. 이토록 집중되고 온몸으로 감지하는 사랑! 이런 연애를 할 상대를 만난 화자는 행운아다. 그러나 달콤하게 들뜬 와중에도 왠지 마음 저 깊은 곳에 쌉쌀한 슬픔이 방울방울 작은 기포를 터뜨리는 사랑이여. 

(참고, 혹은 김 빼기: 연애를 할 때 집착을 드러내는 건 대개 여자다. ‘내 발 속에 당신의 두 발이 감추어져 있다’고 하면 ‘아고, 발목 잡혔네!’ 할 남자도 있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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