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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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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아, 나와 놀쟈...
2017년 07월 24일 03시 58분  조회:1989  추천:0  작성자: 죽림

유채꽃 바다 / 이향아 
  
유채꽃 보러 그와 갔었다 
남쪽 섬 제주도 
초봄이었어 
우리는 웃으면서 사진을 찍었지

 


유채꽃처럼 
유채꽃처럼 하늘하늘 웃는 얼굴로 
아린 듯 슬픈 듯 가슴이 조였었지


유채꽃은 지칠 듯이 아슴한 바다 
빠져 죽고 싶은 바다였었지 
함께 죽는다면야 죽고 싶었지

 

 

 

유채꽃  / 초 월

수평선 너머 물새들도 
순풍에 한가로이 노닐다 
지나는 화물선 뱃머리에 
몸을 맡기고, 

어부들은 고기잡이에 
여념없지만 떨리는 손길이 
바빠 질 때 꾸역꾸역 해가 
바다 속으로 기울면 우린 
황금빛으로 물든다. 

어느새 바람은 
동백꽃을 잠재우고 노란 
유채꽃과 개나리를 깨운다. 
남쪽 끝자락 제주로부터 
봄소식이 들려온다.

 

 

유채꽃 밭 / 임영준

 

노랑이면 다 노랑인 줄 아세요 
유채꽃밭 한번 찾아보세요 
만발했다는 말 가끔 쓰시나요 
그 곳을 제대로 보고나서나 쓰시지요 

그때 그녀와 함께 바라보던 
유채꽃밭에서 
아롱거리던 현기증을 
우리 사랑의 증표인 줄만 알았지요 

웬만한 열정이 아니라면 
엄벙덤벙 유채꽃밭 가지마세요 
일평생 뿌리내린 잔상으로 
모호하게 헛디딜 때가 많답니다 

어지간한 사이가 아니라면 
유채꽃밭에서 오래 머물지도 마세요 
그 시절이 하염없이 파고들어 
자꾸만 돌아가고 싶어질 겁니다

 

 

 

 

 

유채꽃 필 무렵 / 반기룡

움켜쥐면 쥘수록 
노란 물감이 파레트 위에서 정사를 시도한다 

흥건히 파고드는 물줄기 앞에 
노란  저고리 전율을 하고 
겨우내 움츠렸던 이목구비 활짝 열면 
온 천하가  제주도처럼 환하다 

유채 밭 이랑마다 
푹 익은 꽃으로 애무를 하고 
자분자분 비벼대는 입김은 
노란 가문에 족보처럼 파고든다 

 

유채꽃 흔들릴 때 /유응교 

바람 앞에 
흔들리지 않는 게  어디 있으랴 
갈대도 
하염없이 바람에 흔들리고 
그대의 
옷자락도 바람 앞에 흔들리네. 

그러나 그대여 
우리의 사랑은 
흔들려서는 안 되리. 
길고 긴 겨울 
어두운 고통의 터널을 나와 
이제 따뜻한 봄을 맞이하였으니 
그때 다짐하며 함께 잡은 손 
언제나 놓지 말고  걸어가야 하리. 

거세게 부는 바람 앞에 
흔들리지 않은 사람 어디 있으랴 
그러나 그대여 
그대는 결코 바람 앞에 
중심을 잃고 흔들려서는 안 되리.


끝없이 유혹의 손짓을 보내는 
노란 욕정의 파도위에서 
그대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되리. 
우리의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

 

 

 

유채꽃 /조성심 
  
봄날 
소금끼 실은 바람 속에서 
까실한 이파리 말리며 무더기로 피어 
해를 바라고 
달을 바라다 
오지 않는 님 
이젠 지쳐 버렸다고 소리쳐 볼라요. 

볼 수 없으메 
생각하지도 않으리라던 
까맣게 멀어져버린 그대 모습이 
바람타는 오늘 
배 밑에서부터 덩어리로 뭉친 그리움으로 
목이 꺽꺽이도록 
이리 섧게 차고 올라온다요. 

바람에 흔들리며 
화분도 향기도 모두 날려보냈는데 
그대 기리는 심사는 
도무지 덜어지지가 않소. 
다시 또 받아 안아야 되는가 보오. 
아마 더 많은 세월을 
깊은 곳에 묻어야 하는가 보오.

 

 

유채꽃 하늘

닫쳤던 하늘이 문을 열면
그대의 손길처럼 부드러운
강 언덕 위에
그리운 발길들이 몰려와
초록 물감을 푼다.

여기저기서
끝없이 흔들어대는 손길들

바람이 멎어도
가슴이 떨리고
굳었던 마음이 금시
황금물결로 출렁인다.

오월 언덕에는
그리운 사람은 그리움으로
애타는 사람은 심한 갈증으로
슬픈 사람은
꽃잎 같은 눈물로 섰을 일이다.
동구 밖
유채 밭에 나서면
사랑하는 사람들의
눈길들은
온통 금모래 빛이다.

낮에는
땅에서 별빛으로
밤에는
하늘에서 꽃 보라로
피어 오르는 유채꽃.

끝없이 흔들어 대던
그 손길 못 잊어
바람이 멎어도
가슴이 떨리고
굳었던 마음이 금시
황금물결로 출렁인다.     -정용진,

 

 

                     유채꽃 하늘

닫쳤던 하늘이 문을 열면
그대의 손길처럼 부드러운
강 언덕 위에
그리운 발길들이 몰려와
초록 물감을 푼다.

여기저기서
끝없이 흔들어대는 손길들

바람이 멎어도
가슴이 떨리고
굳었던 마음이 금시
황금물결로 출렁인다.

오월 언덕에는
그리운 사람은 그리움으로
애타는 사람은 심한 갈증으로
슬픈 사람은
꽃잎 같은 눈물로 섰을 일이다.
동구 밖
유채 밭에 나서면
사랑하는 사람들의
눈길들은
온통 금모래 빛이다.

낮에는
땅에서 별빛으로
밤에는
하늘에서 꽃 보라로
피어 오르는 유채꽃.

끝없이 흔들어 대던
그 손길 못 잊어
바람이 멎어도
가슴이 떨리고
굳었던 마음이 금시
황금물결로 출렁인다.     -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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