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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씨앗은 내 몸속에 살며 래일 돋아날 싹은 내 심장에서...
2017년 02월 19일 19시 45분  조회:2827  추천:1  작성자: 죽림


1. 자유 ㅣ 미첼 소차 (Michal Socha)

 

 

"진정 자유로워짐은 근심 없는 낮이나 설움 없는 밤이 아닌 
이러한 것들이 삶을 옭아매도 얽매이지 않고 그 위에 우뚝 설 때이니"

'자유' 섹션을 그린 폴란드의 애니메이터 '미첼 소차'는 단 4분을 표현하기 위해 1년을 쏟았다. 6개월 동안 스토리보드와 애니메틱스(영상 스토리보드)를 디자인하고, 나머지 6개월 동안 프레임 하나하나를 색칠하며 이를 완성했다. 그는 "'지브란'이 말하고 있는 여러 가지의 자유 중 시민의 자유에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한 후, 나뭇가지 위로 날아가는 새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표현했다."고 한다.


2. 아이들 ㅣ 니나 페일리 (Nina Paley)

 

 

"당신의 아이들은 당신의 아이들이 아니에요. 
당신을 통해 올 뿐 당신에게서 온 건 아니죠. 
당신이 아이들처럼 되려 할 순 있으나 아이들을 당신처럼 만들려 하진 마세요. 
당신은 활이고 아이들은 살아있는 화살처럼 그 활에서 날아가죠."

2008년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대상 수상작인 [블루스를 부르는 시타](Sita Sing the Blues)의 니나 페일리 감독은 5년 동안 집에 있는 가정용 PC로 혼자 만든 이 영화로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이 영화는 지난 2008년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도 소개되어 감독이 내한한 바 있다. 현재 뉴욕 맨해튼 파슨 디자인 학교에 교수로 재직하면서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 그녀는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아이들' 편에서 부모가 쏜 활에서 날아가는 아이들을 독특한 그림으로 표현했다.


3. 결혼 ㅣ 조안 스파 (Joann Sfar)

 

 

"함께하면서도 서로 공간을 지니길. 그리하여 하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그대들 사이에서 춤추게 하길. 
서로 사랑하되 사랑이 족쇄가 되어선 안 되고 함께 서되 너무 가까이 서 있진 말길. 
참나무와 소나무도 서로의 그늘에선 자라지 않기에"

프랑스 출신의 영화감독이자 유명한 그래픽 노블 제작자인 조안 스파는 2002년 출간한 '랍비의 고양이'(Le Chat du rabbin)로 45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많은 팬층을 거느리고 있는 스타 작가이자 감독이다. 그는 이번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에서 결혼을 한 편의 탱고 춤으로 표현, 밀고 당기는 남녀의 심리를 열정적으로 묘사했다.


4. 일 ㅣ 조앤 C. 그라츠 (Joan C. Gratz)

 

 

"사랑으로 일한다는 건 무엇일까요? 
마치 사랑하는 이가 입을 것처럼 마음에서 뽑은 실로 옷을 짜고 
마치 사랑하는 이가 살 것처럼 정성을 다해 집을 짓고 
마치 사랑하는 이가 먹을 것처럼 마음을 다해 씨를 뿌려 기쁨으로 거두는 것. 
일은 사랑을 눈에 보이게 하는 것입니다."

[모나 리자 데센딩 스테얼케이스](Mona Lisa Descending A Staircase)라는 작품으로 1992년 아카데미 최우수 단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으면서 유명해진 조앤 C. 그라츠 감독은 전 세계 애니메이터들에게 독특한 애니메이션 테크닉인 'clay-painting'의 창시자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이 테크닉은 진흙으로 유성 물감이나 아크릴 물감 느낌이 나게 하는 작업 방법이다. 조앤 C. 그라츠 감독은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에도 이 방법으로 들판에서 곡식이 익어가는 장면 등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5. 음식 ㅣ 빌 플림튼 (Bill Plympton)

 

 

"사과를 베어 물 때 맘속으로 말하라. 너의 씨앗은 내 몸속에 살며 내일 돋아날 싹은 내 심장에서 꽃피우리"

'음식' 섹션을 그린 '빌 플림튼'은 칸영화제 심사위원 상(영화 [Push Comes to Shove])을 수상한 세계적인 작가이다. 그는 본드지에 연필로 색을 입히는 옛날 방식으로 작업했는데, 18~19세기에 부지런한 농부들을 묘사한 유럽 작품들로부터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이번 작업 이후 "논이나 밭을 지날 때마다 이 곡식들이 어디에서 오는지 또 어디로 가는지, 먹고 마시는 전 과정을 완전히 다르게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6. 사랑 ㅣ 톰 무어 (Tomm Moore)

 

 

"사랑이 손짓하면 그를 따르길, 그 길이 험하고 가파를지라도. 
사랑이 말을 걸면 그 말을 믿기를, 비록 그 목소리가 당신의 꿈을 부술지라도. 
사랑은 왕관도 씌우고 십자가도 지울지니 당신을 성장시키듯 가지치기도 하리. 
새벽엔 설레는 마음으로 눈뜨고 저녁엔 감사하며 집으로 돌아오길. 
그런 다음 마음으로는 연인을 위해 기도하고 입술로는 기쁨의 노래를 담은 채 잠들리"

광고 제작, 만화 일러스트, 도서,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톰 무어 감독은 그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인 [켈스의 비밀]이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관객상을 수상하고,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최근 [켈스의 비밀]의 만화 버전 및 신작인 [바다의 노래]를 완성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이번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에서는 화려한 색감과 아름다운 남녀의 몸짓으로 '사랑'을 표현한다.


7. 선과 악ㅣ 모하메드 사이드 하리브 (Mohammed Saeed Harib)

 

 

"자신과 하나 될 때 그대들은 선하리. 허나 자신과 하나 되지 않을 때도 악하진 않나니 
키 없는 배는 위험한 섬들 사이를 정처 없이 헤맬지라도 바닷속으로 가라앉진 않기에 
목표를 향해 힘차게 걸을 때 그대들은 선하리. 
허나 절룩이며 간대도 악하지 않나니 절룩이는 이들도 뒤로 걷진 않기에 
위대한 자아를 갈망하는 마음이 곧 선함이며 그 갈망은 모두에게 있나니"

2006년 두바이 TV에서 방영한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아랍 에미리트 최초의 3D 애니메이션 [Freej]로 유명해진 모하메드 사이드 하리브 감독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Arabian Business magazine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아랍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성공을 거둔 애니메이터이다. 두바이에서 태어나 미국 보스턴에서 일반 미술과 애니메이션을 공부한 그는 중동 제일의 3D 애니메이터로 손꼽힌다. 그는 '선과 악' 편에서 선과 악의 경계를 허무는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8. 죽음 ㅣ 폴 브리찌 & 개턴 브리찌 (Paul Brizzi & Gaetan Brizzi)

 

 

"강과 바다가 하나이듯 삶과 죽음은 하나란다. 
삶의 한가운데서 찾을 때만이 비로소 죽음의 비밀을 알게 되지. 
죽는다는 건 뭘까? 벌거벗은 채 바람에 실려 태양 속으로 녹아드는 것. 
너의 몸이 대지로 돌아가게 될 때 비로소 진정 춤추리"

폴 & 개턴 브리찌는 쌍둥이 형제로, 그들이 차린 'Brizzi Films'는 디즈니가 인수할 정도로 유능함을 보였다. 그들은 디즈니로 스카우트 된 후 클래식 음악과 애니메이션의 만남으로 환상적인 뮤지컬 애니메이션을 선보이며 관객을 열광시켰던 영화 [환타지아 2000]으로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폴 & 개턴 브리찌가 다시 한 번 그들만의 독특한 감각을 선보이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무는 아름답고 환상적인 그림을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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