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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나무가지를 못떠남은?!ㅡ
2017년 03월 21일 19시 25분  조회:2506  추천:0  작성자: 죽림

사랑..사랑..사랑..사랑시 모음

 

 

 

 

사랑 / 김민소

 


보이지 않아도

보이는 너로 인해 
내 눈빛은 살아있고

들리지 않아도 
들리는 너로 인해 
내 귀는 깨어있다

함께하지 않아도 
느끼는 너로 인해 
내 가슴은 타오르고

가질 수 없어도 
들어와 버린 너로 인해 
내 삶은 선물이어라

 

 

 

 


사랑 / 안도현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죄 짓는 일이 되지 않게 하소서 
나로 하여 그이가 눈물 짓지 않게 하소서 
사랑으로 하여 못 견딜 두려움으로 
스스로 가슴을 쥐어뜯지 않게 하소서 
사랑으로 하여 내가 쓰러져 죽는 날에도 
그이를 진정 사랑했었노라 말하지 않게 하소서 
내 무덤에는 그리움만 
소금처럼 하얗게 남게 하소서

 

 

 

 

 

사 랑 / 안도현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
매미는 아는 것이다
사랑이란, 이렇게 
한사코 너의 옆에
뜨겁게 우는 것임을
울지 않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매미는 우는 것이다.

 

 

 

 

 

사랑 / 오 세 영


잠들지 못하는 건
파도다. 부서지며 한가지로
키워내는 외로움,
잠들지 못하는 건
바람이다. 꺼지면서 한가지로
타오르는 빛,
잠들지 못하는 건
별이다. 빛나면서 한가지로
지켜내는 어두움,
잠들지 못하는 건 
사랑이다. 끝끝내 목숨을
거부하는 칼.

 

 

 

 


사랑 / 양 애 경

 

내 피를 다 마셔요
내 살을 다 먹어요

그럼 나는 껍데기만 남겠죠
손톱으로 눌러 터뜨린
이처럼

당신한테 라면 그래도 좋을 것 같은 건
왜일까?

 

 

 

 

 


사랑 / 박 해 석


속잎 돋는 봄이면 속잎 속에서 울고
천둥치는 여름밤이면 천둥 속에서 울고
비 오면 빗속에 숨어 비 맞은 꽃으로 노래하고
눈 맞으며 눈길 걸어가며 젖은 몸으로 노래하고
꿈에 님 보면 이게 생시였으면 하고
생시에 님 보면 이게 꿈이 아닐까 하고
너 만나면 나 먼저 엎드려 울고
너 죽으면 나 먼저 무덤에 들어
네 뼈를 안을...

 

 

 

 

 

사랑 / 이 해인


우정이라 하기에는 너무 오래고
사랑이라 하기에는 너무 이릅니다.
당신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다만
좋아한다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남남이란 단어가 맴돌곤 합니다.
어처구니 없이
난 아직 당신을 사랑하고 있지는 않지만
당신을 좋아한다고는 하겠습니다.

외롭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외로운 것입니다.
누구나 사랑할 때면
고독이 말없이 다가옵니다.

당신은 아십니까..
사랑할수록 더욱 외로와진다는 것을...

 


사랑 / 정 호 승


꽃은 물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새는 나뭇가지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달은 지구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나는 너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사랑 / 정 호 승


강가에 초승달 뜬다
연어떼 돌아오는 소리가 들린다
나그네 한 사람이 술에 취해
강가에 엎드려 있다
연어 한 마리가 나그네의 가슴에
뜨겁게 산란을 하고
고요히 숨을 거둔다

 

 

 

사랑 / 정 호 승


그대는 내 슬픈 운명의 기쁨 
내가 기도할 수 없을 때 기도하는 기도 
내 영혼이 가난할 때 부르는 노래 
모든 시인들이 죽은 뒤에 다시 쓰는 시 
모든 애인들이 끝끝내 지키는 깨끗한 눈물

오늘도 나는 그대를 사랑하는 날보다 
원망하는 날들이 더 많았나니 
창 밖에 가난한 등불 하나 내어 걸고 
기다림 때문에 그대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그대를 기다리나니

그대는 결국 침묵을 깨뜨리는 침묵 
아무리 걸어가도 끝없는 새벽길 
새벽 달빛 위에 앉아 있던 겨울산 
작은 달빛 위에 앉아 있던 겨울산 
작은 나뭇가지 위에 잠들던 바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던 사막의 마지막 별빛 
언젠가 내 가슴 속 봄날에 피었던 흰 냉이꽃

 

 

 

 

 

사랑 / 김 남 조


오래 잊히음과도 같은 병이었습니다
저녁 갈매기 바닷물 휘어적신 날개처럼
피로한 날들이 비늘처럼 돋아나는 
북녘 창가에 내 알지 못할 
이름의 아픔이던 것을
하루 아침 하늘 떠받고 날아가는
한 쌍의 떼기러기를 보았을 때
어쩌면 그렇게도 한없는 눈물이 흐르고
화살을 맞은 듯 갑자기 나는
나의 병 이름의 그 무엇인가를
알수가 있었습니다.

 

 


사랑 / 한 용 운


봄 물보다 깊으니라
가을 산보다 높으니라.

달보다 빛나리라
돌보다 굳으리라.

사랑을 묻는 이 있거든,
이대로 말하리...

 

 

 

 

사랑 / 박 항 률

 

그대가 맑고 밝은 햇살로
내 오랜 툇마루에 와서 춤을 추어도
그대가 몇 그루 키 큰 자작나무로김나
내 작은 산에 와서 숲을 이루어도
그대가 끝없이 이어지는 오솔길로
새벽마다 내 산책의 길에 고요히 놓여 있어도
난 그대를 사랑하려고 애쓰지 않아
그대가 이미 내 안에 있기 때문에....행福이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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