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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일어나는 것은 하나도 없고
생에 이른 ‘실습(이) 없기' 때문인가. ‘미리 좀 연습을 했더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텐데…’. 아마 오늘 아침 이 비슷한 생각을 하며 집을 나서진 않았는지? 이런 사소한 고민을 하며 그러나 퍼뜩 일어서는 진리 같은 것을 포착해내는 시, 그렇게 해서 명증한 보편성을 우리에게 던져주는 시. 노벨상 수상식장에서 가장 겸손한 시인이라는 평을 받았던 그녀가 속삭인다, ‘옷을 독특하게, 현란하고 별나게 입는 것이 신선함은 아니’라고. 시인들이여, 보편의 뜰을 향해 특수의 화살을 쏘아라. <강은교·시인>
두 번 일어나는 것은 하나도 없고 일어나지도 않는다. 그런 까닭으로 우리는 연습 없이 태어나서 실습 없이 죽는다.
인생이란
학교에서는 꼴찌라 하더라도 낙제란 없는 법.
어떤 하루도 되풀이 되지않고
서로 닮은 두 밤(夜)도 없다. 하나같은 두 눈맞춤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곁에서
내 이름을 불렀을 때, 장미처럼 느껴졌지만
오늘, 우리가 함께 있을 때 난 얼굴을 벽 쪽으로 돌렸네. 장미? 장미는 어떻게 보이지? 꽃인가? 혹 돌은 아닐까?
악의에 찬 시간,
너는 왜 쓸데없는 불안에 휩싸이니? 흘러가야만해 흘러간 것은 아름다우니까
미소하며, 포옹하며
일치점을 찾아보자 서로 다르더라도.... - 쉼보르스카(SIYMBORSKA) 1923년 폴란드 출생 -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도 없이 죽는다."
폴란드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폴란드 여류시인 비스바와 쉼보르스카의 작품입니다.
1996년 여성으로서는 아홉 번째, 여성 시인으로 세 번째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는데요.
그런 확신만 있으면 살아가는 일도 죽는 일도 한결 견디기 쉬울 테니까"
진솔한 언어로 인생의 진리를 일깨워 주기 때문인데요.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서평]
책이름 :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저 자 : 류시화 엮음 출판사 : 오래된 미래 출간일 : 2005년 3월 26일 ♠ 치유와 깨달음의 시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에는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 서기관에서부터 노벨 문학상 수상자에 이르기까지 41세기에 걸쳐 시대를 넘나드는 유명, 무명 시인들의 시가 포함되어 있다. 메리 올리버, 비슬라바 쉼보르스카, 장 루슬로, 옥타비오 빠스, 이시카와 다쿠보쿠 등 현대를 대표하는 시인들, 잘랄루딘 루미, 까비르, 오마르 카이얌 등의 아랍과 인도의 중세 시인들, 그리고 이누이트 족 인디언들,
일본의 나막신 직공, 티베트의 현자 등의 시 77편이 실려 있다. 또한 외로움과 후회, 불안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 삶이다. 이 시집 속의 시들은 상처와 슬픔, 상실을 이겨 내기 위한 방법으로 포기와 망각이 아닌 초월을 권유한다.
그리고 초월에 이르는 길은 먼저 삶을 충실히 사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여인숙과 같다/매일 아침 새로운 손님이 도착한다/기쁨, 절망, 슬픔/ 그리고 약간의 순간적인 깨달음 등이/예기치 않은 방문객처럼 찾아온다/그 모두를 환영하고 맞아들이라/ 설령 그들이 슬픔의 군중이어서/그대의 집을 난폭하게 쓸어가 버리고/가구들을 몽땅 내가더라도”라고 노래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어떤 새로운 기쁨을 주기 위해/그대를 청소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라고 노래하고 있다. 세상의 다른 모든 것들을 포기하라고. 자신이 진정으로 살고 싶은 삶 그 하나만을 제외하고.
<신과의 인터뷰>에서 시적 화자는 ‘인간에게서 가장 놀라운 점이 무엇인가요?’라고 묻고 있다. 신은 이렇게 대답했다. ‘어린 시절이 지루하다고 서둘러 어른이 되는 것/그리고는 다시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기를 갈망하는 것/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잃어버리는 것/그리고는 건강을 되찾기 위해 돈을 다 잃는 것/ 미래를 염려하느라 현재를 놓쳐 버리는 것/그리하여 결국 현재에도 미래에도 살지 못하는 것/
결코 죽지 않을 것처럼 사는 것/그리고는 결코 살아 본 적이 없는 듯 무의미하게 죽는 것.’
류시화 시인은 시집의 해설에서 말한다. 좋은 시는 삶의 방식과 의미를 바꿔 놓으며, 자기 자신과 세상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시는 인간 영혼으로 하여금 말하게 한다. 그 상처와 깨달음을. 그것이 시가 가진 치유의 힘이다. 우리는 상처받기 위해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상처받는 것이다. 얼음을 만질 때 우리 손에 느껴지는 것은 다름 아닌 불이다. 상처받은 자기 자신에게 손을 내밀라.
그리고 그 얼음과 불을 동시에 만지라.” 그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잠시 멈추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 ‘삶을 멈추고 듣는 것’이 곧 시다. 영혼은 본래 완전한 존재이며, 인간은 다만 육체를 가지고 이 행성에서 불완전함을 경험하고 있을 뿐이다. 즉, 이 삶은 영혼 여행의 일부이다. 이 여행에서 사람들은 삶 그 자체이기도 하며, 동시에 삶에 상처받는 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상처로 마음을 닫는다면, 그것은 상처 준 이와의 절교만이 아니라, 세상 전체와의 단절을 초래한다. 삶과의 단절이고, 고립이다. 이 고립은 서서히 자신의 영혼을 시들게 한다.
스페인의 철학자 미구엘 드 우나무노는 ‘슬픔의 습관을 떨쳐 버리라. 그리고 그대의 영혼을 회복하라’고 말한다. 그것은 다른 돌에 의해서만 깨어질 수 있다. 비슬라바 쉼보르스카가 썼듯이 삶에 ‘두 번 일어나는 것은 하나도 없고/일어나지도 않는다. 그런 까닭으로/우리는 연습 없이 태어나 실습 없이 죽는다/ 어떤 하루도 되풀이되지 않고/ 서로 닮은 두 밤도 없다/ 같은 두 번의 입맞춤도 없고/
하나 같은 두 눈맞춤도 없다.’ 류시화 시인이 소개하는 또 한 번의 좋은 시들에의 특별한 초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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