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하이퍼시와 현대시의 구별
하이퍼시를 다양체라면 현대시는 단일체라고 말할수 있겠다. 시로서살펴보자
문둥이
서정주
해와 하늘 빛이
문둥이는 서러워
보리밭에 달 뜨면
애기 하나 먹고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서정주시 [문둥이]에서는 전반시에 하나의 사물의 이미지에 대한 서술만 있는것이 특징적이라고 하겠다. 시는 문둥이가 어쩌는가만 쓰고있는것이다.아마 서정주시의 다른 시들도 거개가 이렇게 한가지 사물을 둘러싸고 씌여져있는 같다. 하지만 오늘의 하이퍼시를 쓰는 시인들의 시는 이와 구성이 완전히 다르다. 문둥이가 아주 짧은 시니까 [하이퍼시]시집에서 짧은 시 한수를 보자
북소리
김은자
Scene# 8
고무줄놀이를 한다
엄마는 장사 나가고
저녁이 줄을 뛰여넘는다
나는 엄마를 기다린다
지구를 한바퀴쯤 돌면
아빠가 나올가
이 시는 [문둥이]보다 한줄이 더 많다. 하지만 시에 등장하는 이미지는 단선이 아니라 다선이다. 소제목부터 야릇하다. 영어에다 우물정자같은 글이 아닌 부호에다 아라비아수자 8을 조합하여 쓴것이 이색적이 아니라 할수 없다.(필자는 한글시에 영어같은 외래어문자를 쓰는것을 좋아하지 않지만)시가 시작되자 북소리가 고무줄놀이를 한다는 변형부터 창의적이다. 청각을 시각화한 공감각의 응용이 이채롭다. 그아래에 엄마가 나오고 저녁이 나오고 지구가 나오고 아빠가 나온다. 시의 행마다 성질이 다른 사물들이 나
타난다. 이 성질이 다른 사물들 자체가 련계성보다도 불연속성이 강한 사물들이다. 차원이 다른 사물들의 이미지라렬로 시를 구성하고 있는, 이미지들의 횡적배렬로 된 시를 하이퍼시라고 한다. 한수의 시에서 성질이 다른 여러가지 이미지들이 공생하는 시를 심상운시인과 김규화시인은 [하이퍼시발간사]에서 이렇게 긍정하고 있다.<<한국현대시를 오래동안 지배해온 단선구조의 틀을 벗어나 다선구조의 틀로, 시인의 독백적서술을 객관적이미지로, 정적이미지를 동적이미지로, 시인을 시의 주체에서 이미지의 편집자로, 고정된 관념에서 다양하게 확산되는 상상으로, 읽고 생각하는 시에서 보고 감각하고 사유하는 시로 바꾸어보려는 개혁성(改革性)이 들어있다.>> 재래의 현대시와 하이퍼시 다른점 6가지를 론하였는데 우리가 심사숙고할만한 문제를 제기하였다고 할수 있다. 이 여섯가지 구별을 잘 인식하고 리해하는것은 하이퍼시에 대한 리해에 도움이 될뿐만 아니라 더욱 중요한 것은 오늘의 시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되는가를 가리켜준다고 생각된다.
현대시와 하이퍼시의 구별표
현과 하
내용
구별종류 |
현대시 |
하이퍼시 |
주제 |
하나 |
여럿 |
구성 |
종적구성 |
횡적구성 |
형상명칭 |
이미지 |
리좀 |
중심문제 |
유중심 |
무중심 |
흐름 |
기승전결 |
중간채취 |
이음새 |
련결 |
분렬 |
체험자 |
자아 |
무아.타자 |
의경 |
유아경 |
무아경 |
현대시와 하이퍼시는 상기한 도표처럼 다른 점이 있지만 시적예술의 동일성 있다. 그것은 둘 다 변형이라는 매개물을 가진다. 둘 다가 무의식이라는 발원지를 가진다. 동일한 매개물과 발원지에서 태여난 시가 단일체일 때는 현대시가 되고, 다양체일 때는 하이퍼시가 된다. 하이퍼시는 현대시에서 탄생한 시다. 하이퍼시의 토양은 현대시이다. 하이퍼시는 현대시 토양위에 세워진 찬란한 건축물이다. 하지만 달걀과 병아리의 관계이다. 병아리는 달걀에서 나왔지만 달걀이 아니고 병아리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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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하이퍼시의 존재리유
1) 하이퍼시는 오늘의 경제시대에 부응하는 시적구조가 아닐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은 생산이 다국적인것이 많다. 자동차공장하면 여러나라에서 부속을 끌여들여 차를 조립하는가 하면 한나라에서 생산하는것도 여러지구에서 부속품들을 모아서 조립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 한 나라에 어떤 큰 일이 벌어져도 영향이 그 나라에만 미치는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반응을 일으키거나 세계적인 참여를 초래하게 되는경우가 많다. 시인이 시를 쓰자면 여러가지 인소들이 작동 하게 되는것이고 여러가지 사물과 사건들이 현실을 초월하여 상상도 되고 환상도 되는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사고의 바탕이 되고있다고 하겠다.
2) 인간의 사유는 언제나 다선적이다. 한사람이 동시에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는것이다.
누구와 대화하면서 그가 아닌 어떤 사람의 어떤 모습이나 일을 생각할수도 있고, 미국의 뉴욕이나 오스트라리아의 사자, 중국의 고궁…. 이러한것들을 거이 동시에 생각할수도 있고 련속적으로 생각할수도 있다. 이런 생각에 떠오른 사물들은 실제상 아무런 련계도 없고 성질이 완전히 이질적인것들이라고 아니할수 없다. 인간의 사유는 언제나 다각적이고 다시점이라고 할수 있다. 그것이 오늘의 하이퍼시에 사유의 기교를 주지 않을가고 생각된다.
3) 자연도 다종적으로 구성되였다고 할수 있다.
한마을이 있다고 하자. 거기에 사람이 있고 나무가 있고 흙이나 돌이 있고 또 도야지가 있고 닭이 있고 개가 있고 소가 있고,,,,,, 여러가지가 있다. 그것들을 종합하여 버들골이요 남평이요 도문이요 하고 말하게 된다. 손바닥만큼 자그마한 땅의 구조도 그렇게 된다. 거기엔 흙이 있고 풀이나 나무가 있고 또 귀뚜라미나 개미, 지렁이이나 해빛이 있게 마련이다. 이렇게 여러가지 사물을 통칭해서 어느한 자그마한 곳이 어떤 개념으로 떠오르게 되는것이다. 하나의 사물도 순수한 단종으로 구성된것이 없다. 죄다 여러가지 부동한 사물의 집성으로 구성되여있다. 물은 산소와 수소로, 돌은 여러가지 원소로, 나무나 풒도 마찬가지다. 하이퍼시란 이런 자연의 특성과 무관한것이라고 말할수 없게 된다.
4) 인간의 문화는 또한 다층차적이다.
연길하면 고층건물이 즐비한 거리가 있고 거리에선 차들이 꼬리를 물고 다니고 ,여러가지 백화나 가계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게된다. 백화에 들어가면 적어도 수천수만종에 달하는 여러가지 상품들이 있는데 이러한 상품들은 다 성질도 다르고 용처도 다르다는것은 자명한 일이 아니겠는가. 이러
한 의미에서 하이퍼시는 현실문화에 부응하는것이라고 할수 있지 않을가.
5) 사람들의 얼굴마다에는 눈, 코, 입, 귀, 눈섭 등이 보인다.
이 눈귀코입눈섭은 다 성질이 다른 사물들의 모임이라고 할수 있으며 이것들이 모여 얼굴이라는 명명을 받게 된다. 사람의 배속에는 이물질인 똥까지 지니고 다녀도 사람은 사람인것이다. 어느 한 세상에나 순수한 한가지 요소로 구성된 사물이 존재하지 않으며 존재할수도 없다. 한수의 시에도 눈이 있고, 코가 있고, 귀가 있고, 입이 있고, 눈섭이 있게 되는것이 오늘의 하이퍼시라고 생각하게 되는것이 아닐가. 얼굴의 오관은 이질적사물들이 얼굴에 모임이고, 하이퍼시의 오관은 이질적인 언어들의 종의장위에 모임일것이다. 하이퍼시는 한 시인의 령혼속에서 생성되는 상상이나 환상일것이다.
6) 오늘의 시대는 디지털시대라고 하는데 이 디지털시대는 컴의 시대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컴은 인간의 사유를 초월한 마술을 부리고있다하여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것이다. 마우스로 툭 찍으면 술이 나오기도 하고, 노루가 나오기도 하고, 나비가 나오기도 하고, 삼국연회소설이 나오기도 하고,북경이 나오기도 하고, 미국이 나오기도 하고, 단마르크가 나오기도 한다. 그외에도 현실이나 력사적인 정치, 경제, 문화, 군사의 모든 미세한 상황까지 다 드러낸다. 툭 찍으면 변하는 컴은 우리에게 다시각, 다시점 사유를 부여하고도 남겠다. 이것도 하이퍼시의 한개 기초가 되지 않을가.
21세기는 21세기의 문학이 있어야 하고, 시가 있어야 한다. 필자가 보기에는 무의식문학이 21세기 문학이고 , 하이퍼시가 21세기 시가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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