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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 하였습니다"...
2017년 08월 23일 00시 03분  조회:2297  추천:0  작성자: 죽림

시의 감상

 

 

(1) 감상에 대한 이해

 

➊감상의 개념:감상이란 작품을 이해하고 평가하며 음미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 예술 전반에 걸쳐 폭넓게 행해지는 활동이다. 시는 삶의 과정이나 자연 속에서 시인이 느낀 감동과 생각을 드러낸 것이므로, 이를 감상하는 일은 시로 표현된 시인의 생각과 감동을 이해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➋소통 과정으로서의 감상:시 작품의 감상은 시인과 독자 사이의 적극적인 소통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독자는 자신의 입장에서 작품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기도 하고, 부정적으로 비판하기도 한다. 또한 자신이 가진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시인의 의도를 파악하거나, 현실 세계를 재해석한다. 이런 모든 과정은 사회적 의사 소통 과정과 유사하다. 전달하려는 의도를 가진 발화자와 그 의미를 해석하여 수용하는 청자 사이의 의사 소통 과정이 작품을 통해서도 일어나는 것이다.


 

(2) 감상의 관점

 

문학 작품의 감상 관점은 ‘현실 세계, 작가, 독자, 작품’ 중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아래와 같이 도식화하여 이해할 수 있다.


 

▶절대주의적 관점은 작품 내적인 요소만 고려한다는 뜻에서 ‘내재적 관점’이라고 하고, 작품을 둘러싼 외적 요소에 초점을 맞추어 감상하는 반영론·표현론·효용론적 관점은 ‘외재적 관점’이라고 한다.


 

➊내재적(內在的) 접근 방법:어조, 운율과 심상, 표현 기법, 시상 전개 등 시의 내적 요소를 중심으로 감상하는 방법


 

㉠ 절대주의적 관점:시 작품을 외부 요소로부터 완전히 단절된 하나의 유기체로 보는 관점이다. 주로 작품 내적 요소들을 중심으로 감상하게 되는데, 표현과 문체상의 특징이나 의미 구조 등 형식적 측면과 내용적 측면을 파악할 수 있는 요소들에 주목한다.

 

➋외재적(外在的) 접근 방법:작품을 중심으로 작품 밖에서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현실, 작가, 독자)을 중심으로 감상하는 방법

 

㉠ 반영론적 관점:문학 작품에 나타난 현실과 실제 현실 세계의 관련성에 초점을 맞추어 감상하는 관점이다. 작품 내에 시대적 배경이나 사회상이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를 중심으로 작품을 해석한다.


 

➋외재적(外在的) 접근 방법:작품을 중심으로 작품 밖에서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현실, 작가, 독자)을 중심으로 감상하는 방법

 

㉠ 반영론적 관점:문학 작품에 나타난 현실과 실제 현실 세계의 관련성에 초점을 맞추어 감상하는 관점이다. 작품 내에 시대적 배경이나 사회상이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를 중심으로 작품을 해석한다.


 

➌종합주의적 접근 방법:내재적 관점과 외재적 관점을 동시에 적용하여 감상하는 것을 말한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중략>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 한용운, <님의 침묵>

 

이 작품에서 ‘님’은 화자가 추구하는 절대적 존재로서 시의 의미 구조 형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즉, 화자의 정서가 이별의 ‘슬픔’으로부터 ‘희망’으로 변화하게 만드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내재적 관점). 또한 ‘님’의 의미는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 시인이 스님이었음을 고려한다면 ‘부처님’으로 볼 수 있으며,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을 감안하면 ‘조국’으로 해석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듯 작품을 다양한 관점에서 수용, 결합하여 분석할 때 작품 이해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3) 시에 나타나는 미의식

 

시를 포함한 문학 작품에서 창조되는 아름다움은 숭고미(崇高美), 우아미(優雅美), 비장미(悲壯美), 골계미(滑稽美) 등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➊숭고미: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냄으로써 고고한 경지를 체험할 수 있게 하는 미의식이다. 숭고미는 감동, 거룩함, 장엄함 등을 포괄하는 아름다움이다.

➋비장미:삶의 정한(情恨)과 비극적 상황 인식 등을 형상화함으로써 갈등과 대결을 통해 비장한 결의가 느껴지는 미의식이다. 타협하지 않는 꿋꿋한 의지, 좌절로 인해 극에 달한 슬픔과 한(恨) 등에서 오는 아름다움이다.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 / 세월에 불타고 우뚝 남아서서

 

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어라. //

 

검은 그림자 쓸쓸하면 / 마침내 호수 속 깊이 거꾸러져

 

차마 바람도 흔들진 못해라. - 이육사, <교목>

 

일제 강점기라는 암담한 시대 현실 속에서도 강인한 신념과 의지로 맞서 싸우겠다는 단호한 결의가 나타나 있다. 비극적 상황 속에서 괴로워하면서도 타협하지 않는 의지가 드러나 있어 비장미를 느끼게 한다.

 

 

➌우아미:작품이 조화롭고 질서 있는 상태일 때 느껴지는 미의식으로 작품의 모든 부분들이 하나의 통일성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임을 의미한다. 아름다운 형상이나 수려한 자태를 묘사함으로써 자연의 멋과 풍류를 드러내는 고전 시가에서 많이 나타나는 아름다움이다.


 

하늘로 날을 듯이 길게 뽑은 부연 끝 풍경이 운다.

 

처마끝 곱게 늘이운 주렴에 반월(半月)이 숨어

 

아른아른 봄밤이 두견이 소리처럼 깊어가는 밤

 

곱아라 고아라 진정 아름다운지고.

 

파르란 구슬빛 바탕에 자주빛 호장을 받친 호장저고리

 

호장저고리 하얀 동정이 환하니 밝도소이다.

 

살살이 퍼져 내린 곧은 선이 스스로 돌아 곡선을 이루는 곳

 

열두 폭 기인 치마가 사르르 물결을 친다. - 조지훈, <고풍 의상>

 

전통 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 여인의 우아한 모습을 예스러운 말투와 가락으로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➍골계미:풍자나 해학의 수법으로 우스꽝스러운 상황이나 인간상을 그릴 때 느낄 수 있는 미의식이다. 골계미는 대상과 상황이 어울리지 않는 부조화를 근거로 한 것으로 재미와 변덕스러움, 이상함과 기묘함 등에서 오는 아름다움이다.


 

소낙비는 오지요 / 소는 뛰지요

 

바작에 풀은 허물어지지요 / 설사는 났지요

 

허리끈은 안 풀어지지요 / 들판에 사람들은 많지요. - 김용택, <이 바쁜데 웬 설사>

 

농부가 풀짐을 지고 오다가 설사가 났는데 느닷없이 소낙비는 오고, 소는 뛰고, 허리끈도 풀리지 않는 당황스러운 상황이 짧은 시행으로 표현되어 재미를 유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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