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그것이 알고싶다] - 일본 녀고생들은 윤동주를 어떻게 볼가?...
2017년 11월 02일 22시 07분  조회:2183  추천:0  작성자: 죽림
일본 녀고생들 마음속의 윤동주
(ZOGLO) 2017년11월2일 

10월 31일 일본 키치죠녀자고등학교(吉祥女子高等学校)의 교론(教論)이며 국어교원인 하기와라 시게루(萩原 茂)선생의 강연을 듣게 되였다.

일본의 대표적인 녀시인 이바라기 노리코(茨城のり子)씨가 1986년에「한글려행」(ハングルへの旅)이라는 책에서 수상록 형식으로 윤동주에 대한 글을 썼다. 당시 치쿠마서점(筑摩書房) 현대문교과서 편집부가 윤동주시인을 널리 알릴 필요성을 느끼고 1990년 고중용 교과서에 이바라기 노리코씨의 글을 교재로 싣게 되였다. 그 때 교과서검정을 통과하기 위한 편집부의 노력은 대단한 것이였다고 전해진다.

강연에서 480페지나 되는 국어교과서의 많은 작품을 두고 교원들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것이 키치죠녀자고등학교의 교학방침이라는것도 처음 들었다.

이날 강연을 통해 2016년 5월, 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 <서시>, <아우의 인상화>, <쉽게 씌여진 시>를 선택하여 6시간에 걸쳐 수업에 도입한 하기와라선생의 교수경과를 들었고 마지막에 3명 녀고중학생들의 감상발표를 듣게 되였다.

녀고생들의 감상발표는 생각보다 너무 인상적이여서 여기에 옮겨보기로 한다.

*력사학과에서 배우기보다 국어학과에서 시를 통하여 직접적인 감정이나 상처를 느끼게 되였다. 너무 아름다운 시를 쓰는 시인 윤동주가 오늘에 시를 쓸 수 있었으면 어떤 시가 태여 났을가… 너무 아깝다는 느낌이 든다.

강연회에서 감상발표를 하고 있는 일본 녀고생들

<아우의 인상화>에서 “니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사람이 되지” 이 시구를 읽으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윤동주는 동생 윤일주와 열살차이라고 들었다. 시를 쓴 시기에 열살도 채 안되였을 동생이 어떤 사람으로 되려 했을가. 사람, 나라도 이름도 가진 그런 사람이 되겠다는 슬픈 아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나라와 나라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차별을 없앨 수는 없을가?!

*독일과 유태인의 력사를 돌이켜보면서 생각했다. 윤동주가 유태인으로 태여나고 일본이 독일이였다면 오늘 어떻게 됐을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윤동주시인을 알고 우리 기억 속에 담는 일이다.

*<서시>를 읽고 윤동주의 처지를 생각해보았다. 언어를 빼앗긴 력사를 시라는 형식을 통해 자기 언어로 남긴 윤동주는 대단하다. 만일 내가 그런 차별을 받으며 그 자리에 있었다면 절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윤동주는 조선인으로서 시인으로서의 사명감을 지니고 시라는 형식으로 시대에 저항했다. 윤동주의 분노의 상대가 우리 나라라는 데 대해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서글픈 마음이다.

*<쉽게 씌여진 시>의 “시가 이렇게 쉽게 씌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라는 시구가 충격적이였다. 어두운 감정을 표현하고 나서 더욱 어두워졌을 윤동주의 감정세계와 식민지하의 조선인의 분개와 절망감이 무력함으로 표현되였을 것이다. 윤동주에게 있어서 시는 단지 시가 아니라 저항의 무기였을 것이다.

이날, 하기와라선생의 말도 인상적이였다.

학생들과의 만남이 우연인 것처럼 교재와의 만남도 우연이다. 모든 작품을 다 취급할 수 없는 현실하에서 37년간의 교학인생중 처음으로 윤동주의 작품을 취급하게 되였다. 학생들의 감상문은 하나하나 모두가 자기의 감정을 표달한 것으로서 가슴을 울리는 것이 많았다. 학생들의 감상을 들으면서 윤동주를 취급한 것이 너무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의 힘이 어디까지인 줄은 확인할 수 없지만, 또 하나의 교재가 학생들한테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는 모르지만 민감한 문제인 이 교재를 학생들 앞에 정면적으로 부딪치도록 시도한 것은 한 교원으로서 영광스러운 과정이였다.

한시간이 좀 넘는 강연을 들으려고 신칸센을 타고 온 사람도 있었다. 윤동주의 시를 사랑하는 유명한 영화배우도 있었다. 좁은 공간에 모인 30여명의 일본인들을 보면서 문뜩 이런 생각을 하게 되였다.

고중 2학년, 10년이 지나면 세상을 짊어지고 갈 일본의 후세대들… 너무 장하고 이쁘다. 그리고 윤동주의 젊음과 순결의 시혼은 오래오래 이곳에 자리잡고 있으리라.

/길림신문 리홍매 일본특파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610 첫사랑아, 첫사랑아, 나에게 돌려다오... 2017-07-24 0 2170
609 시의 첫머리는 독자와 만나는 첫번째 고비이다... 2017-07-24 0 1891
608 장마야, 우리들은 널 싫어해... 2017-07-24 0 2014
607 "시인이 되면 돈푼깨나 들어오우"... 2017-07-24 0 1848
606 백합아, 나와 놀쟈... 2017-07-24 0 2075
605 "해안선을 잡아넣고" 매운탕 끓려라... 2017-07-24 0 1944
604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것은"... 2017-07-24 0 1774
603 시창작에서 가장 중요한 창조성의 요인은 바로 상상력이다... 2017-07-24 0 2326
602 동물들아, "시의 정원"에서 너희들 맘대로 뛰여 놀아라... 2017-07-24 0 2636
601 시인은 불확실한 세계의 창을 치렬한 사유로 닦아야... 2017-07-24 0 1960
600 초여름아, 너도 더우면 그늘 찾아라... 2017-07-24 0 2071
599 "내가 죽으면 한개 바위가 되리라"... 2017-07-24 0 2618
598 련꽃아, 물과 물고기와 진흙과 함께 놀아보쟈... 2017-07-24 0 2284
597 현대시야, 정말로 정말로 같이 놀아나보쟈... 2017-07-24 0 2086
596 선물아, 네나 "선물꾸러미"를 받아라... 2017-07-24 0 2389
595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2017-07-24 0 2059
594 채송화야, 나와 놀쟈... 2017-07-24 0 3586
593 시의 초보자들은 문학적인것과 비문학적것을 혼동하지 말기... 2017-07-24 0 2113
592 찔레꽃아, 나와 놀쟈... 2017-07-24 0 2407
591 상상력의 무늬들은 새로운 세계와 세상의 풍경을 만든다... 2017-07-24 0 2018
590 커피야, 너를 마시면 이 시지기-죽림은 밤잠 못잔단다... 2017-07-24 0 2534
589 시는 언어로 그린 그림이다... 2017-07-24 0 2337
588 담쟁이야, 네 맘대로 담장을 넘어라... 2017-07-24 0 2261
587 시인은 사막에서 려행하는 한마리 락타를 닮은 탐험가이다... 2017-07-24 0 2141
586 꽃들에게 꽃대궐 차려주쟈... 2017-07-24 0 2266
585 무의식적 이미지는 눈부신 은유의 창고이다... 2017-07-24 0 2350
584 유채꽃아, 나와 놀쟈... 2017-07-24 0 1969
583 음유시는 문자와 멜로디와의 두개 세계를 아우르는 시이다... 2017-07-24 0 2026
582 풀꽃들아, 너희들도 너희들 세상을 찾아라... 2017-07-24 0 2070
581 시인은 은유적, 환유적 수사법으로 시적 세계를 보아야... 2017-07-24 0 2269
580 풀들아, 너희들 세상이야... 2017-07-24 0 2343
579 시인은 날(生)이미지를 자유롭게 다룰 줄 알아야... 2017-07-24 0 1924
578 봄아, 봄아, "봄꽃바구니" 한트럭 보내 줄게... 2017-07-24 0 2332
577 시인은 그림자의 소리를 들을줄 알아야... 2017-07-24 0 2043
576 금낭화야, 나와 놀쟈... 2017-07-24 0 1748
575 시인은 절대 관념이나 정서의 노예가 아니다... 2017-07-24 0 2002
574 춘향아, 도련님 오셨다... 2017-07-24 0 2345
573 좋은 시는 그 구조가 역시 탄탄하다... 2017-07-24 0 1945
572 아카시아야, 나와 놀쟈... 2017-07-24 0 2235
571 시를 쓰는것은 하나의 고행적인 수행이다... 2017-07-24 0 2110
‹처음  이전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