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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체슬라브 밀로즈. 폴란드 태생 미국 시인.작가·번역가·비평가.
1980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토목기사의 아들로 당시 폴란드 영토였던 빌노(빌니우스)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마쳤다. 21세 때 첫 시집 〈얼어붙은 시간의 시 Poemat o czasie zastygłym〉를 발표했다.
그는 이 무렵 21세의 나이에 사회주의자이자 시인 단체의 지도자였는데 그 단체는 절박한 세계의 재앙을 예견한다는 뜻에서 '격변설지지자'(Catastrophist)라는 이름을 지녔다. 나치가 폴란드를 점령한 시기에는 저항운동에 가담했으며, 〈정복할 수 없는 노래 Piesn niepodlegla〉(1942)와 같은 수많은 작품을 비밀리에 쓰고 편집·번역했다. 시집 〈구원 Ocalenie〉(1945)은 공산 폴란드에서 처음으로 발행된 책에 속했다. 새 정부는 그를 외교관직에 임명하는 보상을 해주었다. 워싱턴 D. C.의 폴란드 대사관 문화담당관과 파리의 폴란드 대사관 문화담당 제1서기관을 지낸 뒤, 1951년 프랑스로 망명했다. 9년 뒤 미국으로 이주하여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교의 교수가 되었으며 1970년에는 미국 시민이 되었다.
그는 본래 시인이었지만 가장 유명한 작품은 공산주의에 순응한 많은 폴란드 지성인을 비판한 평론집 〈사로잡힌 마음 Zniewolony umysł〉(1955)이다. 그의 시는 철학적·정치적 문제를 주제로 고전적인 문체를 쓴 점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1918년에서 1950년대의 폴란드 역사를 시로 결합한 〈시적인 논문 Traktat poetycki〉(1957)이 있다.
자서전으로는 〈조국 Rodzinna Europa〉(1959)·〈개인의 의무 Prywatne obowiazki〉(1972)가 있으며, 소설 〈이사 계곡 Dolina Issy〉(1955)·〈폴란드 문학사〉(1969), 시집 〈겨울 종(鐘) Bells in Winter〉(1978) 등 여러 권의 시선집과 폴란드어 번역성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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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łosz's final resting place: Skałka Roman Catholic Church, Kraków
*그가 마지막으로 휴식하고 있는 장소...
단지 무덤이나 유해라고 표현하지 않은 것은, 참 멋진 표현이다.
Skalka, Krakow's Oldest Shrine.
Skalka, Krakow's Oldest Shrine(크라쿠프에서 가장 오래된 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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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날의 노래
< 체슬라브 밀로즈 >
세상 끝나는 날
벌 한 마리 클로버꽃 주위를 돌고
어부는 빛나는 그물을 깁는다
행복한 돌고래, 바다 속에 뛰어들고
어린 참새들 처마 끝 홈통에서 논다
그리고 항상 그렇듯 뱀은 황금색 옷을 입고 있다.
세상 끝나는 날
여자들은 우산 쓰고 들길을 걷고
주정꾼은 잔디밭 가에서 존다
채소 장수들 거리에서 외치고
노란 돛배는 섬에 다가간다
바이얼린의 목소리는 공중에 남아
별 빛나는 밤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천둥 번개를 기다린 자들은 실망한다
조짐과 천사장의 나팔소리 기다린 자들은
세상의 끝 지금 진행중임을 믿지 않는다
해와 달 머리 위에 있는 한
땅벌이 장미꽃을 방문하는 한
장미빛 아이들이 태어나는 한
아무도 지금 진행중임을 믿지 않는다.
다만, 예언자가 되고 싶었던,
그러나 너무 바빠 되지 못한, 한 백발 노인이
토마도 줄기 엮으며 계속 중얼거린다
세상의 끝 달리 없을 걸
세상의 끝 달리 없을 걸.
* 체슬라브 밀로즈
헌시獻詩 /체슬라브 밀로즈 내 능력으로 구원하지 못한 그대 내 말에 귀 기울이시라. 이 단순한 말씀을 이해하시라. 차마 또 한 말씀이 부끄러우니. 내 맹서하노니, 내게 마술같은 말장난이 없음을 구름이나 나무처럼 침묵으로 나 그대에게 입을 여느니. 나에게 힘을 준 것이 그대에게 죽음을 주었느니. 그대는 구세대의 작별을 신세대의 시작으로 증오의 감정을 서정적 아름다움으로 맹목의 힘을 완성된 형체로 착각하였지. 여기 얕은 폴란드의 강의 골짜기가 있다. 그리고 커다란 다리가 흰 안개 속으로 사라진다. 여기 깨어진 도시가 있다. 내가 그대와 대화를 하는 동안 바람이 갈매기의 비명을 그대 무덤에 던지고 있다. 국가나 국민을 구하지 못하는 시는 무엇인가? 그것은 공개된 거짓말과의 야합, 곧 참수당할 주정뱅이의 노래, 대학 이학년 여학생의 독서물. 알지 못한 채 좋은 시를 원했고, 시의 건전한 목적을 늦게나마 찾게 된 이것, 오직 이것에만 나는 구원을 찾는다. 새가 되어 날아 온 死者를 먹이기 위해 그들은 조와 양귀비를 뿌리곤 하였으나 나는 한때 여기 지상에 살았던 그대에게 다시는 우리를 찾아오지 못하게 이 책을 여기 두노라. ======================== 아직 일 년은 준비 기간이 필요 하겠어 늦어도 내일은 한 세기의 이야기가 그대로 담긴 위대한 책을 쓰기 시작할거야 태양은 바른 자와 사악한 자 위에 똑 같이 떠오르고 봄과 가을은 한 치의 착오도 없이 반복될 것이며 촉촉한 잡목 숲엔 개똥찌바귀가 진흙으로 안을 발라 집을 짓고 여우들은 그들의 여우같은 삶을 익혀가겠지 그리고 거기엔 반드시 첨부해야 할 게 있어. 그것은: 온갖 목소리로 욕의 합창을 하며 얼어붙은 평원을 가로질러 질주하는 군대들. 골목 모퉁이에서 거대하게 다가오는 대포 탱크; 저물 무렵 감시탑과 철조망의 캠프로 돌아가는 저 행렬 아냐, 내일은 안 되겠어. 한 5년이나 십년쯤 있어야겠어. 나는 아직도 어머니들에 대해 너무 많이 생각하고 여인의 몸에서 난 인간이 대체 무엇인지 묻고 있어. 그는 거친 군화의 발길질로부터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몸을 웅크리지; 불이 붙은 채 달리고, 타오르는 거친 화염에 화상을 입고; 불도저가 그를 진흙 구덩이에 밀어 넣어버리지. 여인의 아들, 곰 인형을 끌어안은. 엑스타시에서 잉태된 그. 아직, 나는 말하는 제대로 말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어, 침착하게. ///체슬라브 밀로즈 /임혜신 옮김 .................................................................................................................................... 체슬라브 밀로즈는 시는 폐허에서 태어난다고 했다. 스스로를 사실주의 시인이라고도 불렀는데, 인간의 잔혹성에 너무 화가 나서 진상을 침착하게 시로 쓸 수 없다고 울분하고 있는 이 시는 그 두 가지 면모를 다 보여준다. 십년은 있어야 제대로 된 시를 쓸 수 있을 거라는 반어를 통해 그는 전쟁과 학살의 잔인성에 겹쳐지는 생명의 아름다움을 더욱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폐허 위에 쓰여진 시가 빛나는 것은 굴복하지 않는 인간의 희망과 사랑 때문일 것이다.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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