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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밤 11시가 넘은 시간 충청북도 영동군의 한 3층 빌라.
빌라 1층 베란다 아래 바깥 공간에서 불이 시작돼 그 옆에 가스통과 차에까지 번져 불기둥이 치솟았다.
다행히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소방대에 의해 얼마 가지 않아 불은 진화됐다. 하지만 자동차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고, 1층을 넘어 2층 주택 일부도 탔다.
당시 1층 주택에는 일가족 3명이 잠을 청하던 참이었는데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이 집에서 키우던 반려견이 이 일가족을 지켜냈다.
일가족 중 한 사람인 안나 씨에 따르면 화재가 났을 당시 가족 모두가 불이 난 줄 모르고 누워 있었다.
그때 이집의 반려견 8살 뿅이가 미친 듯이 짖어대기 시작했다. 평소 윗집에서 물 내려오는 소리가 종종 났기 때문에 이날도 그 소리에 짖는가 싶었다.
하지만 뿅이는 멈추지 않았고, 갈수록 더 심해졌다.
안나 씨는 "이날 따라 뿅이가 너무 심하게 짖길래 달래줄 생각에 일어났다가 창밖에 불길이 치솟는 것을 봤다"며 "물 내려오는 소리인 줄 알았던 것이 실은 불길 치솟는 소리였다"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불길을 본 안나씨. 역시 뿅이가 짖는 소리에 잠에서 깬 부모님과 함께 급하게 집밖으로 빠져 나왔고 119에 곧장 신고했다.
119에 접수된 시각은 오후 11시54분께, 또다른 주민의 신고도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뒤 얼마 안가 119가 도착했다.
안나 씨가 나중에 어머니한테 듣기로는 뿅이는 불이 난 곳을 볼 수 없는 부모님의 방에서 함께 자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낑낑 울면서 방문을 열어달라는 모습을 취하길래 열어줬더니 그길로 거실에 나가 미친 듯이 짖어댔다.
뿅이는 평소 엄청 겁이 많은 녀석이었다. 위험한 일이 있을 때는 가족 품에 숨기 바쁠 줄만 알았다.
안나 씨는 "불이 난 베란다 쪽에 기름보일러가 있어 옮겨 붙었다면 어땠을지 끔찍하다"며 엄마도 그 겁쟁이가 이렇게까지 나서서 우리한테 알려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하시더라구요"라고 말했다.
안나 씨는 그러면서 "요즘 강아지, 고양이를 학대하고 유기하는 등 마음 아프고 안타까운 뉴스들을 많이 봐왔다"며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없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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