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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축제를 위해 희생되는 동물들
"지난 올림픽 때 개들을 독과 총으로 학살했던 일이 또다시 벌어질지도 모른다"
2018 월드컵축구대회 개막을 앞둔 러시아에서 떠돌이 개 집단 도살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월드컵을 개최하는 러시아 도시 11곳에 있는 떠돌이 동물은 약 200만 마리에 달한다고 합니다. 지역 당국이 이들 동물을 없애는 데 약 1억1천900만 파운드(약 1천706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길거리 동물을 없애는 건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함인데요. 지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에도 소치의 떠돌이 개 수천 마리가 자취를 감춰 도살설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국제 스포츠 행사 주최국이 이렇게 거리를 '청소'한 경우는 많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유로 2012 축구대회 전에 길거리 동물들을 태워 죽였고 중국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길고양이를 학살했습니다.
거꾸로, 국제 행사에서 '멋진 그림'을 연출하기 위해 동물을 이용하는 일도 많은데요.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비둘기 3천여 마리를 한꺼번에 날려 보낸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당시 비둘기 중 일부가 성화대로 들어갔고, 성화가 점화되자 개막식은 졸지에 '비둘기 화형식'이 됐습니다. 이 사건은 올림픽 개회식 참사 중 하나로 회자됐습니다.
평화, 공존 등의 표어 아래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스포츠 행사들. 그러나 행사의 성공을 위해 동물들을 희생시키면서, 인간만을 위한 축제로 빛이 바래는 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간의 축제가 동물들에도 평화와 공존의 축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전승엽 기자·김지원 작가·이한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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