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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식량 위기를 구할 "식용곤충"
2019년 01월 14일 23시 47분  조회:3679  추천:0  작성자: 죽림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밀웜 에너지바와 단백질 보충제, 귀뚜라미 토마토 파스타, 꽃벵이 젤리스틱….


곤충을 활용한 식품은 더 이상 영화나 만화에 등장하는 가상 속 음식이 아니다. 식용곤충은 2050년 세계 인구가 90억명에 이르고, 식량 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미래 식량’으로 주목받고 있다. 

31일 한국농촌경제진흥원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용곤충산업 시장 규모는 2015년 60억원에서 2020년 1014억원으로 5년 안에 약 34배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과 제주도 곤충산업협회가 주관하는 ‘식용곤충 특별전 및 심포지엄’이 지난달 2~3일 이틀간 서귀포시 남원읍 최남단감귤곤충체험농장에서 열렸다.(사진=농촌진흥청)
 
◇ 미래 식량 위기를 구할 ‘작은 가축’, 식용곤충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곤충을 ‘작은 가축(little cattle)’이라고 칭하며 단백질원으로 대체하면 기아와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식용곤충의 단백질 함량은 소고기의 2배 이상인 100g당 50∼60g에 달한다. 고단백 식품인데다가 사육에 필요한 사료 양은 5분의1 수준도 안 된다. 또 불포화지방산 함량도 높고, 칼륨·마그네슘 등 무기질 성분이 풍부해 영양학적 가치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식용곤충 중에서도 △고소애(갈색거저리 애벌레) △쌍별이(쌍별귀뚜라미) △꽃벵이(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 △장수애(장수풍뎅이 애벌레) 4종은 지난 2016년 일반식품원료로 인정되면서 미래 식품의 주원료가 됐다. 

현재 국내 식용곤충은 2년 전 일반식품원료로 인정된 4종을 포함해 메뚜기, 누에 번데기, 꿀 개미 등 총 7종이 넘는다. 특히 갈색거저리의 애벌레는 흔히 ‘밀웜(mealworm)’이라 불리며, 주로 반려동물의 먹이와 식용곤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 곤충산업 규모를 2015년 3000억원에서 2020년까지 5000억원으로 약 1.7배 확대할 계획이다. 지자체들도 곤충요리 전문가 양성 과정을 개설하고 관련 행사를 개최하면서 식용곤충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울산 중구는 지난 10~11월 ‘곤충요리지도자’ 과정을 개설해 운영했다. 대구가톨릭대 교수진, 한국곤충산업연구개발원과 함께 식용곤충에 대한 이론적 학습과 요리 실습을 병행하며 12차례의 수업을 진행했다. 

농촌진흥청은 식용곤충 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난 11월2~3일 이틀간 제주 서귀포에서 ‘식용곤충 특별전 및 심포지엄’을 개최하기도 했다. 심포지엄에서는 △식용곤충 활성화를 위한 정책 △식용곤충 산업 동향 및 안전성 확보 방안 △식용곤충의 해썹(HACCP) 적용 방안 △제주 곤충자원 현황과 이용 방안 △식용곤충 안전 생산 및 상품화 사례 등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이루어졌다. 

식용곤충 전문업체 ‘이더블’이 출시한 시리얼 ‘퓨처리얼’은 지난 4월부터 이마트 등에 납품됐다. (사진=이마트)
◇ 오일·가루로 가공…“외형 감추고 영양 높이고” 

식용곤충은 ‘번데기’처럼 원형 그대로 튀기거나 삶아 식재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트렌드는 오일이나 가루 형태로 재가공해 혐오스러운 외형은 감추되 풍부한 단백질 등 영양성분은 그대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식용곤충 전문 업체 ‘이더블’이 지난해 1월 출시한 시리얼 ‘퓨처리얼’이 대표적이다. 퓨처리얼은 고소애와 쌍별이, 영지버섯을 주재료로 만든 제품으로, 식용 곤충에 대한 소비자의 편견과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분말 형태의 곤충을 사용했다. 

지난해 4월부터 이마트 PK마켓 고양·하남, SSG푸드마켓 청담·마린시티, 스타슈퍼 도곡 5개에 점포에서 ‘퓨처리얼 3종(각 2400원·30g)’이 판매되고 있다. 최근에는 올리브영 홍대 중앙점, 명동중앙점, 서울대입구 중앙점 등과 삐에로쑈핑 코엑스점, 두타점, 강남 논현점 등에 입점하면서 오프라인 판로를 넓혀가고 있다. 

식용곤충을 이용해 영양식품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벅스푸드’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단백질 보충제 ‘워밍업’ 역시 가장 대중화된 고소애를 가루 형태로 공정한 단백질을 첨가한 제품이다. 특허 기술을 통해 식용곤충에서 나는 특이한 냄새를 절반가량 감소시키고 물을 부어 바로 먹기 편한 형태로 만든 게 특징이다.

충청북도 옥천에 위치한 ‘글로벌푸드’는 고소애를 분말 형태로 갈아 넣어 맛과 영양을 강화한 ‘고소애 순대’를, ‘산애들 영농조합법인’은 귀뚜라미 분말을 첨가한 소면을 개발한 바 있다. 

또 현재는 매장 리뉴얼 등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지만, 귀뚜라미 토마토 파스타 등을 선보였던 서울 신당동의 ‘빠삐용의 키친’과 곤충 쿠키 등으로 화제가 된 양재동의 ‘이더블커피’는 각각 국내 최초의 식용곤충 레스토랑과 카페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공법과 기술로 소비자가 곤충 식에 갖고 있는 혐오를 없앨 수만 있다면 식용곤충이 새로운 식재료와 제품으로 유통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식용곤충 재배 농가의 규모를 키워 원재료 단가를 낮추고 해외제품 수준의 품질을 보증하고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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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식용곤충 의료분야 활용과 상용화 방안을 위한 정책세미나에서 김광수 의원, 장정숙 의원 등 참석자들이 식용곤충 분말가루를 시식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2018년 8월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식용곤충 의료분야 활용과 상용화 방안을 위한 정책세미나에서 김광수 의원, 장정숙 의원 등 참석자들이 식용곤충 분말가루를 시식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2020년 38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식용곤충산업의 인식 개선을 위해 서울시가 발 벗고 나선다. 

8일(2018년 8월),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손잡고 7000만원을 투입해 '식용곤충 조리·외식창업 아카데미 시범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서울시는 정부와 2017년부터 '곤충산업' 진흥 및 육성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추진해오고 있다. 곤충생산 농가는 급증하지만 판매·유통에 어려움을 겪자 정부와 지자체가 국내 식용곤충산업 활성화를 위한 소비확대 기술 보급과 식용곤충 생산농가의 생산·체험·가공·판매·창업 등 비즈니스 모델 구축 지원에 나선 것.

사업비는 식용곤충 조리강사 양성과정 교육 프로그램의 운영과 조리시설 및 장비 지원 등에 투입된다. 식용곤충 조리나 외식·창업에 관심 있는 교육 농장 및 식용곤충 생산자 단체(3~5인 내외), 곤충교육 단체 등이 참여할 수 있다. 이번 사업을 계기로 국민들의 거부감이 없는 다양한 조리법을 만들어 식용 곤충 보급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곤충은 전세계적으로 미래 주요 식량자원이자 농가의 소득 증대 산업으로 주목 받고 있다. 국내 곤충산업 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1680억원에서 2015년엔 3039억원까지 성장했다. 오는 2020년엔 5363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곤충 시장은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시장 규모는 지난 2007년 11조원에서 2020년 38조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곤충산업은 용도가 식량·기능성소재·농업자재 등으로 확장되면서 지속 성장이 예상돼 농촌의 새로운 수익 사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개발(R&D) 성과에 힘입어 곤충이 건강기능식품, 환경기능성 및 식의약 소재로 활용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곤충은 크게 △학습·애완곤충 △화문매개곤충 △천적곤충 △지역행사곤충 △식용·의약용 등으로 구분된다.

학습·애완곤충은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꽃무지 등 50여종이 사육되며,
화분매개곤충으로 뒤영벌, 가위벌, 꿀벌 등이 사육된다. 
천적곤충으로 무당벌레, 진디혹파리, 칠레이리응애 등 34종이,
지역행사곤충으로는 나비류와 반딧불이가,
식용·의약용으로는 고소애, 귀뚜라미, 동애등에, 풍뎅이유충, 거미 등이 사육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인식 미비와 거부감으로 인해 식용 등에 한계가 크다. 

서울시 관계자는 "식용곤충의 대중화를 위한 조리 강사 양성, 외식 창업, 체험프로그램 활성화로 식용곤충 산업의 홍보와 농가 소득 창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환
김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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