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2월 2025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자연살리기", 남의 일이 아니다...
2019년 05월 11일 22시 57분  조회:4254  추천:0  작성자: 죽림
한국 최초로 곶자왈 지대에 조성된 제주 교래자연휴양림

[오마이뉴스 글:김종성, 편집:최은경]

▲  교래자연휴양림내 곶자왈 숲.
ⓒ 김종성

제주도 올레길을 걷다보면 바다만큼이나 좋은 곳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숲이다. 제주의 숲을 오롯이 즐기기 좋은 곳 가운데 하나가 절물자연휴양림, 서귀포자연휴양림 등 자연휴양림이다. 저마다 다른 생태 숲을 갖추고 있고, 숙박 시설이 있으며 숲속에서 캠핑도 할 수 있다 보니 하나하나 찾아가보고 싶은 곳이다.
 
제주시 조천읍 중산간 지역에 자리한 교래자연휴양림은 소개말 가운데 이런 문구가 나온다.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제주형 자연휴양림'. 제주형이라는 말에 어떤 자연휴양림일까 궁금해 찾아갔다가 '제주형'의 실체를 체감하며 거닐었다.

이 휴양림은 우리나라 최초로 곶자왈 지대에 조성된 곳이다. 입장료 1천 원을 내고 매표소를 지나면 곶자왈 생태체험관과 제주도민 해설사가 맨 먼저 여행자를 맞는다. 해설사가 전해주는 숲 이야기를 들으며 숲길을 돌아볼 수 있다. 
 
▲  휴양림의 전망대가 있는 큰지그리 오름가는 '오름 산책로'
ⓒ 김종성

 
▲  옛 초가집 모양의 정다운 휴양림 숙박시설.
ⓒ 교래자연휴양림 누리집

이 휴양림의 시설은 단순해서 숲길과 숙박시설이 전부다. 이름 그대로 숲속에서 편안히 쉬면서 심신을 보양하는 곳이다. 휴양림의 대표 숲길은 '오름 산책로'로 4km에 이르는 곶자왈 숲길이다. 이 길을 걷다보면 휴양림의 전망대이기도 한 큰지그리 오름이 나타난다. 왕복하면 8km를 걷게 되니 곶자왈 숲을 실컷 보고 느끼게 된다. 숲속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옛 초가집 모양의 숙박시설도 이채롭다.
 
육지에서 온 여행자의 눈에 곶자왈은 새롭고 괴이하며 경이로운 숲으로 다가왔다. 내가 알고 보아온 숲은 단정하고 잘 정돈된 나무들이 사는 숲이어서다. 짐승의 움직임이 느껴지는 풀썩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숲속을 걷다보면 풍성함과 혼돈이 공존하는 밀림 속으로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든다.
 
▲  으름덩굴을 뱀처럼 휘감고 서있는 나무.
ⓒ 김종성

▲  말을 건네듯 우짖던 숲속 까마귀.
ⓒ 김종성

주말임에도 인적이 드물어 한참을 혼자 걸어야 했는데, 곶자왈의 또 다른 주인공 까마귀들이 마치 말을 건네듯 소리를 내며 출몰해 덜 적적했다. 곶자왈엔 반듯한 나무가 없다. 모두 이리저리 휘고 굽었다. 오랜 세월을 살다가 고사한 나무들이 미이라처럼 서있거나 누워있고, 굵직한 나무마다 으름덩굴을 뱀처럼 몸에 휘감고 있었다.

흡사 내버려둔 자연 같았지만 숲은 울창하고 빽빽하며 작은 새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울퉁불퉁한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끈질긴 생명력의 나무들, 허리 숙여 쓰다듬어 주고 싶은 작고 예쁜 들꽃, 화려하고 고운 외모와 달리 거친 울음소리로 숲의 적막을 깨는 꿩과 노루에 놀라고 쳐다보느라 반나절이 넘게 걸려 큰지그리 오름에 겨우 다다랐다. 
 
▲  숲속 산책을 더욱 즐겁게 해준 길섶의 야생화.
ⓒ 김종성

곶자왈 숲길을 걷는 즐거움을 더해주는 여러 야생화 가운데 제비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잠시 쉬어가려고 발길을 멈추면 "안녕!" 반가운 인사를 하는 것처럼 숲길 가에서 반짝거리며 존재를 드러낸다. 흔히 봤던 자줏빛 제비꽃 외에 흰색, 노란색과 털이 난 제비꽃 등을 만났다.

알고 보니 우리나라에 사는 제비꽃은 무려 수십 종이 넘는다. 제비꽃 중 가장 작은 콩제비꽃 단풍제비꽃 고깔제비꽃 등 분류가 분명한 제비꽃만 32종으로 한국의 야생화 중 종류가 제일 많은 꽃이라고 한다.
   
▲  돌틈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나무들.
ⓒ 김종성

오름에서 내려와 곶자왈 생태체험관 해설사에게 주워들은 곶자왈 이야기는 들을수록 흥미로웠다. 곶자왈은 돌 나무 넝쿨들이 어우러진 숲이란 뜻으로, 숲을 뜻하는 '곶'과 수풀이 우거진 '자왈'을 결합한 제주 고유어다.

화산섬 제주도의 형성 과정에서 생긴 독특하고 울창한 숲이다. 먼 옛날 화산이 분출할 때 나온 용암이 흐르다 굳어가면서 돌무더기 땅을 만든다. 시간이 흐르고 흐르면서 이 돌무더기 땅에 나무와 꽃과 숲이 생성한다. 
 
이렇게 탄생한 곶자왈을 어떤 이들은 용암숲이라고 부른단다. 곶자왈은 북쪽 한계 지점에 자라는 열대 북방계 식물과 남쪽 한계 지점에 자라는 한대 남방계 식물이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독특한 숲이라고 한다. 한겨울에도 푸른 숲을 유지하는 곶자왈은 그래서 '제주의 허파'라고 불린다. 
 
▲  제주도만의 독특하고 울창한 숲 '곶자왈'
ⓒ 김종성

▲  옛 가마터와 움막터가 남아있는 숲속.
ⓒ 김종성

곶자왈은 제주의 자연생태를 잘 볼 수 있는 곳이다. 곶자왈 지대는 흙이 별로 없고 크고 작은 바윗덩어리들이 두껍게 쌓여 있다. 아무리 많은 비가 오더라도 빗물이 그대로 지하로 스며들어 '삼다수'로 불리는 맑고 깨끗한 제주의 지하수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한겨울에도 푸른 숲이 있어 수많은 동물과 식물이 살아가는 터전이 되어주기도 한다. 
 
곶자왈이 얼마나 깊고 짙은 숲인지는 무덤이 없는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바닷가 숲 오름 등 제주 섬 어디에서나 산담을 두른 무덤이 있는데 이곳 곶자왈엔 없다. 그런데 놀랍게도 1970년대까지 이곳에서 숯을 만들었다는 숯가마터와 사람들이 먹고살던 움막터가 눈길을 끌었다. 밀림 속에서 발견된 유적처럼 보이는 가마와 움막터는 모두 돌로 지었다. 가축처럼 키우는 말들이 숲속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모습이 환상처럼 눈앞에 펼쳐졌다.
 
* 교래자연휴양림 

///오마이뉴스(시민기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117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2397 [그것이 알고싶다] - "피뢰침"의 비밀?... 2018-08-01 0 6014
2396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독살사건",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7-31 0 5843
2395 [쉼터] - 100년 = 고구마꽃 = 행운 2018-07-29 0 3528
2394 [동네방네] - 백살... 2018-07-26 0 4084
2393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폭염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7-26 0 5244
2392 [동네방네] - 농민공의 자식 최경도 북경대학으로... 2018-07-25 0 3512
2391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극한 모성애",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7-25 0 4837
2390 화룡적 "허씨네 3형제"작가 창작품 그림책으로 재탄생하다... 2018-07-24 0 3962
2389 [록색문학평화주의者]- 연길에서 공룡화석 보기를 기원한다... 2018-07-22 0 3831
2388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아동보호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7-22 0 5372
2387 [고향문단소식] - 73세 할매 "달"과 "장난"질하다... 2018-07-21 0 3737
2386 백두산 남파(南坡) 2018-07-19 0 3714
2385 백두산 서파(西坡) 2018-07-19 0 4070
2384 [동네방네] - "야생멧돼지"들은 더는 "야생멧돼지"가 아니다... 2018-07-18 0 3987
2383 [그것이 알고싶다] - 월드컵 상금?... 2018-07-16 0 4444
238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영화소통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7-16 0 5797
2381 [특보] - "야생멧돼지"들과 "자원봉사 영웅" 2018-07-15 0 5077
2380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방음벽문제와 죽어가는 새들"... 2018-07-15 0 5826
2379 [시시비비] - 력사는 력사이다... "선구자의 노래"의 내막?(8)... 2018-07-13 0 5088
2378 [시시비비] - 력사는 력사이다... "선구자의 노래"의 내막?(7)... 2018-07-13 0 3682
2377 [시시비비] - 력사는 력사이다... "선구자의 노래"의 내막?(5)... 2018-07-13 0 3784
2376 [시시비비] - 력사는 력사이다... "선구자의 노래"의 내막?(4)... 2018-07-13 0 4829
2375 [시시비비] - 력사는 력사이다... "선구자의 노래"의 내막?(3)... 2018-07-13 0 3707
2374 [시시비비] - 력사는 력사이다... "선구자의 노래"의 내막?(2)... 2018-07-13 0 4733
2373 [시시비비] - 력사는 력사이다... "선구자의 노래"의 내막?... 2018-07-13 0 4571
2372 [그것이 알고싶다] - 력사를 직시하기... 일본 "국기(國旗)"?... 2018-07-13 0 5003
2371 [그것이 알고싶다] - 력사를 직시하기...일본 "군기"?... 2018-07-13 0 6100
2370 [쉼터] - 랑비는 최대의 수치, 절약은 문명의 표징 2018-07-13 0 3556
2369 [록색평화주의者]"평화의 랭면", "통일의 랭면" 거듭나기만을... 2018-07-13 0 3791
2368 [동네방네] -" 흑사과 맛보세요"... 2018-07-13 0 3570
2367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탄소배출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7-12 0 5102
2366 [그것이 알고싶다] - "골패놀이"?... 2018-07-12 0 6445
2365 [고향자랑] -"축구의 고향"-그 축구문화의 향기 만방에 떨쳐라 2018-07-12 0 3526
2364 [얼쑤절쑤] - 춤에는 반드시 스스로의 령혼이 숨배여야... 2018-07-12 0 3914
2363 [동네방네] - "동굴소년(야생멧돼지)"들..." V "... 2018-07-12 0 5301
2362 문학과 작가들과 문학애호가들과의 뉴대는 계속 되여야... 2018-07-10 0 3497
2361 [특별기고] - "조선족은 우리의 미래일수 있다"... 2018-07-10 0 3487
2360 [쉼터] - 련못가에 인련꽃 피다... 2018-07-10 0 3362
2359 [이런저런] - 갈매기들도 "술주정뱅이" 2018-07-10 0 5209
2358 [기적신화] - "야생 멧돼지"들은 무사히 돌아왔다... 2018-07-10 0 4588
‹처음  이전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