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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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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詩와 시지기

아버님, 이를 어찌 하람니껴...
2019년 12월 04일 22시 55분  조회:1641  추천:0  작성자: 죽림
아버님, 이를 어찌 하람니껴...(4)
 

 
                                     # 죽림



 
버빡골연에서 두 잎사귀 쫑긋
두만강 따라 그 두잎은 저쪽 이 쪽...
 
어떤 첫잎은 더하기 입
어떤 샛잎은 덜기 입
어떤 속잎은 나누기 입
어떤 떡잎은 곱하기 입
...
 
어느 날 평방메터 잎과
어느 날 립방메터 잎새와
어느 날 미적분 수렬 입과
여러 구멍에서 나온 입과
파아란 하늘 향한
꺼무접접히 태래쳐오르는 저 구새통 입과...
 
오늘도 버빡골 벗님네들,- 
잎과 입과 입과 잎은 무사함니껴
요지음
울 집 구구 비둘기 그렇게도 고소하다던 콩도 
지릿지릿 고름 농즙맛이라 맨날 투정질한다아임껴...
아버님, 이를 어찌 하람니껴...
 
아버님, 정통편 있씀둥...
 

저 파아란 하늘 향하였었지
이 희불그레한 원통 속 쇠물 녹이였었지
광풍속에서 대식품과 벗했었지
회억대비 풋대죽과 함께  "혁명" 외쳤었지
응아응아 소소리 새벽장막 귀가에 달아매고
저 두만강 건너 호곡령 너머 
새하야니
새하야니 
감자꽃 피기전 서리에 나섰었지
 
오호라-
버뻑골연 울 아버님께
ㅡ"...정통편 있씀둥? ...사랑하꾸매..."
이 둬어마디 살가운 말이라도
처절히 찬란히 뻥긋 못한
이 막내 아들 불효자식 죄인을 수배한다아임껴...
아버님, 이를 어찌 하람니껴...
 
"아버님표" 군주름살
 
왕할배 곱사등 지게에 얹혀 허위허위
두만강 색시구비 건너 버빡골연 처처
모기쑥타래 흥건히 흥건히 나붓겼다...
 
울 할배 흰두루마기에 휘익휘익 휘감기며 
보리고개 기웃기웃 죽림골 막치기 넘어
핫젖은 저고리옷고름과 노을자락으로 나붓꼈다...
 
휘모리장단에 강강술래 부르던 석쉼한 목소리가 
휘익- 휙 뒤바뀌여 "혁명" "혁명" 외치며 
그 무슨 제전을 답쌓이기도 하며
그 멋쟁이 범바위도 다아 까부셔던 울 아버지
그때는 그때는 들숨 날숨 엎치락뒤치락 했었지...
 
귀머거리의 씨실과 날실도
벙어리의 손짖과 발질도
장님의 더듬질과 돌기물질도
고사리고개 너머 도라지재 넘어
아리랑 구성지게 부르며 풋옥수수와 함께
화토불에 찬란히 굽히고지고...
 
여보소 버빡골 벗님네들,-
오늘도
이 시지기는 꿈결에도 꿈땜에도
"아버님표"  군주름살을
오리오리 다림질못해 슬프디 슬프디 울고지고...
아버님, 이를 어찌 하람니껴...
 
매돌 찾아 구만팔천리
 
버빡골연에서 오선생님 늘 얘기하던 어느 바다이다가
우물집 소설쟁이 항용 펼쳐보이던 소설속 바다이다가
아버지 엄마의 혈세로 말타고 꽃구경하며
눈꼽에 붙었던 천진 당고 대련 려순
두루두루 앞바다 뒷바다이다가
니엿니엿 두만강 건너 
꼬장꼬장 버빡골 넘어
녹쓰름이 덕지덕지한 라진 선봉
비파도 유희장 옆바다이다가
천불지산 사과배꽃 고향살자
새초롬히 뿌리치고 날아가고 날아오며
소금꽃 서걱서걱대는 인천 단동 위해 연태 청도
너덜너덜 트렁크행진곡에 맞추어
손톱 발톱 허파 여물목 짛고 빻고 깨던
달빛에 그을린 그림자 바다이다가
반의 반의 반도에서 꿔온 보리짝 신세타령하며
눈물젖은 포항 울진 군산 강구 강릉 해운대
처절썩처절썩 정나미 삭고 곰삭은
응어리진 리산이방인의 바다이다가...
...
 
여보소 버빡골 벗님네들,-
오늘도 이 텁석부리 시지기는
"록색"이라는 매돌 암짝과
"평화"라는 매돌 숫짝을 찾아
구만팔천리 버빡골연과 맘바다에서 헤매며지고...
아버님, 이를 어찌 하람니껴...
 



오늘도 청석매돌 돌리며



버빡골연에서 늘 바다구경 하고싶다던
그 해돋이 해넘이 눈뿌리를 앗는 바다를
두만강역 죽림골 촌지서네 막내녀석이
아버님 눈가에 철썩 쨍그란히 달아주지 못해
매양 소금매돌 손바닥 부르트도록 돌림을
아버님, 아버님 이를 어찌하랍니껴...
 
저기 저 경계선도 모르고 처절썩처절썩
태질해대는 서해를 빙빙 에둘러 다녀야 함을,
아버님, 아버님 이 어리석은 날바다를
어디에다 그 어디에다 콱 담아둬랍니껴...
 
태고에 없었던 온갖 요지경들과
불가사리들을 녹쓸어가는 철궤에 담아들고
서로서로 넉살좋게 으시대는 꼬락서니를
설설 걸러치우는 바다뜰채나 날바다투망따위를
아버님 그 어디에 그 어느 시렁위에
그렇게도 낯설게 꽁꽁 얹혀두셨습니껴...
 
아버님,
아- 버- 님,-
이러구러 철부지 막내녀석
텁썩부리 시지기이라는 눔애가
바다귀신 씨나락 까먹듯 한다는
"시시한" 바다 시를 호주머니와 배낭에서
항용 소소리 만지작만지작거려도
가시돋힌 철책선 맘바다 한구석에서는
오늘 따라 오늘도 꿈결에도
시큼털털한 바다소금과 찝찌레한 불효도소금을
공룡화석이 천만억겁 들어박힌 청석매돌로
이내 손바닥이 터실터실 부르트도록
드르륵스르륵 돌리며 갈고지고
스르륵드르륵 갈며 돌리고지고...
아희야ㅡ
버빡골 아버님,- 
아버님, 이를 또, 또한 어찌하랍니껴...




죽림 김승종 프로필
 
1963년, 화룡 두만강역 로과 출생.
전 화룡시작가협회 주석, 연변작가협회 리사,
룡정'윤동주연구회 회원, 중국소수민족작가연구중심 회원,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보리 한알과 등록되잖은 ®와 일회용 삶",
"보리깜부기와 구혼광고와 흰 그림자의 삶",
"시천하루밤과 시작노트와 시지기 삶",
"우물 일곱개였던 마을과 삶(지용문학상 수상작품집)" 등 시집, 론저 출간.
두만강여울소리 시우수상, 연변작가협회 인터넷 문학상,
연변일보 해란강 문학상, 연변 정지용문학상,
중국조선족대학생리육사문학제 유치 공로상 등 다수 수상.
 
 
시음병자(詩淫病者) 시지기-죽림 넋두리:

시를 쓴다는것은
자기의 생애를 걸고
벼랑길을 톺는 모험이라고나 할가, 
자기의 피를 빨아 먹으며,
자기의 살점을 뜯어 먹으며,
자기의 뼈를 갉아 먹으면서
일체를 분신하는 인생수업의 길임을 처절히 말하고싶다...
그 길을 이 텁썩부리 시지기는 뚜벅뚜벅 가고싶다...
그리고 뚜벅뚜벅 갈것이다...


"송화강" 2019년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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