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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기자: [ 리철수 ] [ 길림신문 ] [ 2020-06-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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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전선생의 토템문화를 접하면서 저도 모르게 문화와 민족이란 명사에 대해 다시금 더듬어보게 되였다. 확실히 우리는 문화와 민족이란 말을 자주 입에 올리기는 하지만 그것들이 내포하고 있는 함의가 너무 방대하고 추상적이여서 단마디명칭으로 정의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해하면서도 몽롱한 뜻을 리해하고 인식하려면 토템문화를 접해야 하고 그로 인해 토템에 대한 연구로부터 인류문화의 형성과 발전 그리고 민족의 생성과 그 발전 려정을 투철하게 더듬어볼 수 있음을 서서히 느끼게 된다.
필자를 포함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뿌리 깊은 심오한 토템문화에 대하여 나름대로 일종의 미신적인 옛말로 가볍게 여겨온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 과연 토템이란 무엇인가?
토템은 “사람과 자연은 ‘혈연관계'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사람은 자연에서 왔다. 사람은 자연의 후예다. 이것을 말하는 게 토템문화다.”라고 남영전선생은 피력하였다.
글을 읽어내려가다 보면 토템문화는 인류문화의 원천문화라는 것, 다시 말해서 토템으로 인해서 우리 인류문화가 생겼고 사람의 성씨가 생겼으며 토템 씨족으로부터 민족이 형성되였고 토템숭배로부터 민족의 전통문화와 전통풍속이 형성되였다는 상세하면서도 설복력있는 관점과 해설이 일목료연하게 안겨온다.
문화는 “개인과 군체를 식별하는 의식주행어의 표지”라는 것, 전통문화의 핵심은 “사람과 자연은 친척”이라는 것과 같은 관점 혹은 정의는 너무 새롭고 창의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조선민족의 제일(第一) 성씨가 김씨가 아닌 왕씨(王氏)라는 놀라운 사실을 비롯해서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성씨의 유래를 알 수 있어서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기분이였다.
남영전선생이 얘기하는 토템문화는 문화와 민족, 인간과 자연지간의 내재적 상관 관계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게 한다. 특히 글에 빠지다 보면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대해 다시 곰곰히 사색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은 반드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하고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아야 한다. 어쩌면 그 길을 찾기 위한 과제가 궁극적으로 토템에 대한 연구와 인식이 아닌가 나름대로 생각해본다. 자신의 삶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며 죽음과 삶의 시간 속에서 자신을 전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인간은 종착역을 향한 힘든 려정에서 방황함이 없이 꿋꿋이 걸어갈 수 있지 않을가!
굽어보면 인류는 확실히 ‘인간, 기계, 자연 ’이 지혜롭게 공존해야 하는 새로운 문명을 맞고 있다. 공존의 지혜를 찾지 못하면 파멸은 예정돼 있다. 물질적 풍요로움을 위한, 자연을 착취하는 급류에 속절없이 떠내려가고 있는 인류, 비극을 잠재울 수 있는 열쇠는 오직 인간에게 있다. 오늘날 인간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과 공존하기보다는 자신의 필요와 욕구에 따라 자연의 존재방식을 변형시킴으로써 자연과의 관계를 인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
자연법칙에 종속되여 있는, 자연의 일부분으로서의 인간은 하루빨리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누구이며 어떤 모습으로 어느 모퉁이에 머물고 있으며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 그것이 기울어진 삶의 운동장을 바로잡는 급선무인지도 모른다.
토템에서 론하고 탐구하는 리론적 시도는 끊임없이 물질에 종속 당하고 물질의 노예로 전락하는 현대인에게 정신적 오아시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필자 나름대로의 생각이다. 모종의 의미에서 토템문화에 대한 탐구, 어쩌면 그것이 생존개척을 위한 희망의 설계도가 아닐가!
/주해봉(1963년생, 흑룡강성 탕원현조선족고급중학교 교사 출신, 연변대학 조선언어학과 통신학부 본과 졸업, 여러 잡지와 신문에 소설, 수필, 시 다수 발표. 현재 한국 서울에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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