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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월의 시) 계급투쟁 뚜껑 여는...(외17수)
2012년 07월 29일 08시 54분  조회:4319  추천:0  작성자: 백화상조
지난세월의 시 묶음


1,

무 제
68-2
 
초려에 높이 누워 잠이 오질 않는데
대붕의 혜안빌어 온누리가 환하구나.
 
현덕은 좀스럽고 맹덕은 간사한데
갈라터진 거북등에 기발만이 촘촘하다.
 
만세소리 가운데 신음소리 갸냘퍼라
강호를 두루봐도 와룡이 제일이야.
 
 
2,
계급투쟁 뚜껑을 여는 정월보름 사원대회
69-3-5
 
오늘아침 우리식구 오곡밥을 먹었지요
새해들어 좋은일을 기원하며 말입니다.
 
오늘저녁 사원대회 별난임무 있답니다
우리소대 계급투쟁 무슨뚜껑 연답니다.
 
검은떡은 낡은사회 하얀떡은 오늘사회
회억떡을 먹으면서 오늘행복 알랍니다.
 
벼락치는 소리런가 공작대장 호통치니
아버지가 덜미잡혀 압송되여 나옵니다.
 
살기차서 고함치는 혁명맹장 구호소리
목을놓아 공소하는 빈농대표 갈린소리.
 
존경하는 아버지야 이게어쩐 일입니까?
이아들이 너무놀라 숨도쉴수 없습니다.
 
아버지는 나쁜분자 타도해야 한답니다.
희망있는 이자녀는 어찌해야 하옵니까?
 
래세에나 다시가서 아버지의 효자되여
그때가서 오늘빚을 가배가배 갚으리다
 
 
3,
중학교 필업을 기념하여 한수 적었다.
70-2-21
 
혁명로선 승리했다 온나라가 붉어졌다.
무산계급 교육로선 공농병이 옹호한다.
 
중학교를 삼년다녀 로삼편을 외웠노라
인테나쇼 리상향해 목숨걸고 달려가자.
 
학생시절 끝났으니 붓과벼루 바쳤노라
고향마을 내려가서 신형농민 되여야지.
 
 
4,
벗을 떠나 보내며
71.1
 
하늘 땅 흔들리는 대혁명의 이 세월에
벗이여!  멀리 내다보며 큰뜻 품으시라.
 
분발할진대 벗이여!  기다리지 마시고
전진할진대 벗이여!  교오하지 마시라.
 
사업은 위대하고 임무또한 영광스러워
투쟁속의 그대여!  벗의 성공 바라노라.
 
(장춘으로 공부하려 떠나가는 黄군에게
부러우면서도 섭섭하고 또 기대하는 마음
으로 목책과 함께 한수 적어 주었다.)
 
 
5,
저밤새야
(76년7월 약암동 목장의 비오는 밤
붉은난에 당하고 이곳에 정배왔노라)
 
밤이오면 밤마다 슬피우는 저밤새야!
너이름 무엇인데 어쩐일로 우는거냐?
 
만만세의 호성세에 심산야곡 숨어서
고운목청 노래대신 울음이 웬말이냐?
 
대명천지 해밝을땐 어디가 숨었다가
밤이면 홀로나와 슬피슬피 우는구나.
 
어쩌면 우리전설 소녀원혼 너였느냐?
억울함 풀지못해 새가되여 또왔느냐?
 
가석하다! 포청천은 먼곳가고 없단다.
애닯다! 슬프구나! 새아침이 언제올고?
 
 
6,
가을소감
76-10
 
버꾹이 우던 소리 금방 들었습니다,
꾀꼬리 노래 소린 지금도 들립니다,
창공에선 기러기 렬을 지어 갑니다,
어느새 제비도 자취 없이 갔습니다.
 
소슬한 바람이 이 산천에 불어오니,
락엽은 우수수  어지러이 날립니다.
기러기가 내는 기륵기륵 저 소리는,
울음인지 노래인지  알수 없습니다.
 
한스런 사연을 말할 곳도 없습니다,
차라리 홀로 깊은 산에 가겠습니다.
울적한 심정을 바람에 날려 보내며,
고서나 몇권 얻어 읽어볼가 합니다.
 
삼동이 지나면 봄은 자연 오겠지요,
그때면 만물이 또 다시 소생합니다.
 
 
7,
서원직을 탄식하며
77-7-20 <삼국연의>를 다시 보면서
 
천고에 탄식할 일이로구나!
어찌하여 그리도 멍청 하였노?
 
맹덕이 간적인줄 일찍부터 알면서도,
결국은 그의 잔꾀에 속았구려.
 
스스로 찾아온 의로운 서쪽 땅,
눈물을 휘뿌리며 석별하는 그 심정,
 
역적의 밑에서 구구하게 지내면서도,
간담의 일편단심 변함이 없더라.
 
병서를 판내울땐 그 뜻도 컸으련만,
그뜻 못 이루고 조용히 사라졌구나.
 
 
8,
청명 즉흥
80-4-4
 
청명행사는 전국시기 진문공이
충신인 개자추를 기념하면서 기원했다고 합니다.
고난의 류랑세월에 개자추는
자기 허벅지 고기를 베여내여 임금을 구했다고 합니다.
… …
세월은 흘러흘러 어디에로 갔습니까?
임금이 어리석어 충신이 죽었습니다.
그때부터 이날이면 고인한테 절 올리며,
불효불충 자기소행 사람마다 반성했습니다.
 
죽은이야 흙에 묻혀 어이 알수 있으랴만,
사람들 스스로의 지극한 마음입니다.
죽은이여! 시름놓고 고이고이 잠드시라.
살아있는 사람들은 해야할 일 많답니다.
 
 
9,
청춘을 보내며
80-6
 
비와바람 휘몰아쳐 드는봄빛 쫓아내니,
꽃이못핀 이땅에도 여름철이 찾아든다.
늦게야온 버꾸기야 너를탓해 뭘하랴만,
철을놓혀 봄아가씨 놓힌것이 한이로다.
 
세상만리 인생천리 천자만홍 피였으니,
보다고운 여름아씨 청산에서 찾아보자.
이강산이 붉게붉게 단풍들어 그때가서,
추성부를 고쳐쓰며 황금가을 즐기리라.
 
 
10,
시내물의 노래
80년7월1일 장인맹산북골에서
 
나는나는 시내물 쉬임없이 흐르네,
험악한 산비탈을 이리저리 에돌아,
그까짓것 괴꼬리는 울거나 말거나,
오로지 바다로 흘러가세 흘러가세.
 
나는나는 시내물 쉬임없이 흐르네,
아츠런 벼랑에 폭포수로 쏟아지며,
그까짓것 무지개는 끼거나 말거나,
오로지 바다로 흘러가세 흘러가세.
 
나는나는 시내물 쉬임없이 흐르네,
버드나무 숲속을 조용히 가로질러,
그까짓것 기러기는 가거나 말거나,
오로지 바다로 흘러가세 흘러가세.
 
나는나는 시내물 쉬임없이 흐르네,
얼음층 밑에서도 코노래를 부르며,
그까짓것 눈보라는 치거나 말거나,
오로지 바다로 흘러가세 흘러가세.
 
 
 
12,
눈보라! 눈보라!  
81-2 장인맹산북골에서
 
지난밤 하늘에선 삼백만 옥룡 싸우더니,
부서진 옥비늘이 온 누리를 덮었는데,
 
이 아침엔 은봉황이 몇백만이 싸우느냐?
세찬 바람 휘몰아쳐 하늘땅이 맞붙었다.
 
울부짖는 수림에선 은뱀들이 살판치고,
설레이는 갈숲으론 옥사슴떼 쓸어든다.
 
벌판을 휩쓰며 백마떼 달리는가?
가슴을 옥죄이는 날카로운 표효소리.
 
높은언덕 저 우에선 백작이 너울너울,
후미진 그 밑에선 흰 코끼리 둥실둥실,
 
송백이 가로 뻗은 기암산 마루에선,
비둘기떼 감도는가? 비단필이 날리는가?
 
옥선녀야! 하늘에 머리 풀지 말어라,
대자연의 차고 더움 우리함께 나눠보자.
 
멋지게 불어대는 휘파람소리 들어라.
은빛총각 너를 찾아 신바람 났구나.
 
불로약수 샘솟던 옹달샘 어디 갔나?
장수를 키워낸 유두암 어디 갔나?
 
옛강산을 고쳐놓아 반고도 곡할시고,
은빛세계 북국땅에 천하시인 다 모여라.
 
 
13,
즉흥시
   
819월 장인맹산북골
 
시내가의 들국화 한송이 꺾어들고,
물소리 거슬으며 시구를 더듬노라.
 
봄하고 여름하면 꽃피는 계절이요,
시인들은 저마다 제 재주 뽐냈어라.
비바람에 씻겼나 푸른빛 누르르니,
때는 가을이라 지는 꽃을 어찌할고?
 
작은풀 조용히 야초속에 끼여자라,
오늘아침 갑자기 보라빛 꽃이 피니,
너무 철을 모른다고 웃지를  마소,
늦어피는 거기에 그뜻 따로 있으리.
 
(即兴诗)
野 菊 花
(汉文配字,不配韵律。-盛元)
 
溪边把朵野菊花,逆水追声寻佳句。
 
咏春歌夏盛花季,自古诗人掏尽美。
风漂雨洗青变黄,此乃时秋奈谢何?
 
小小花草丛中生,今朝忽开小花朵。
莫笑此花不识时,迟开自有迟开理。
 

 
14,
색시 맞어 오던날
82-2
 
친구옷을 빌어 입고 색시 맞어 오던날,
신부태워 차 떠나자 눈이 내렸지.
시집오는 발자욱은 메워져야 한다며,
어머님은 둥실둥실 춤을 추셨네.
 
늙은총각 이제서야 천생연분 만났으니,
사랑이란 별거겠나 아껴주면 사랑이지.
부부맺고 살다보면 힘들때도 있겠지만
우리는 언제나 웃으면서 삽시다.
  
 
15,
황야의 들국화
86-9-25
 
공명없이 서른몇해 파란많던 세월이여!
가을바람 불적마다 생각나는 그 시절.
 
맹산에서 세운뜻은 서북풍에 날려가고
글공부 열몇해에 나무아미 타불이여.
 
닦은학문 보람없고 풍화재질 시들어서
지혜는 메마르고 의지는 쇄진했네.
 
부질없이 술마이며 회포를 푼다마라  
그 누가 나에게 위안술 부어주랴.
 
잃어버린 이팔청춘 찾을길 바이없고  
눈앞에 보이는건 남을 나는 기러기떼.
 
가는 구름 눈바래며 륙현금줄 뜯노라니
지음이 그누그냐? 들어줄 사람없네.
 
아! 망연타 해저믄 져녁하늘  
깨여진 성곽아래 괴탄이 부질없다.
 
오늘도 맹산에선 가을빛에 불타련만  
차마다신 옛고장을 찾아가진 못하겠네.
 
거치른 황야에서 치하없는 들국화야   
누굴위해 해마다 어김없이 피는거냐?
 
 
16,
추 석
86-9-18
 
약암동 산마루에 가을빛이 확연한데,
한적하던 산간길이 오늘따라 분주하다.
부모뼈가 묻혀 있는 고향의 산이기에,
제사객은 오르고 내리고 끄치질 않누나.
옛날에는 우리 모두 이고장에서 살았지요,
오랜만에 이렇게 만나니 정말로 반갑구려!
 
긴장한 인생살이 곤한 몸을 풀고저,
나도 아버님 산소를 의례 찾았노라.
하느님전 천복빌고, 염라왕전 지복빌고,
신령님전 재복빌고, 조상님전 가복빌어,
어머님을 모시고서 안해와 더불어서,
아들자식 키워가며 조용히 살으리라.
 
 
17,
강변따라 30
88-6-17, 투도에서 팔가자까지
해란강변 백사장따라 걸었다.
 
뜨거워진 머리를 식혀나 볼가?
죄여진 마음을 풀어나 볼가?
걸음걸음 걷노라니 강변 백사장,
지는 해 타는 노을 강물에 비꼈구나.
 
버드나무 묵묵히 옛일을 사념하고,
백양나무 소곤소곤 래일을 약손는데,
물소리 거슬으며 걷고 걷노라니,
구불구불 발자욱만 기다랗게 남는구나.
 
옛벗들은 급제하여 하나둘 떠났으니,
비종비종 물새소리에 그리움만 더해져,
언제다시 모일가 남쪽하늘 쳐다보니,
흩어진 구름만이 유유히 흐르누나.
 
한때는 공명위해 험한봉도 톱았어라,
시대의 행운아도 강아지로 보았어라.
부질없이 동풍에 청춘 날려 보냈으니,
이제다시 봄이 온들 잃은 청춘 돌아오랴?
 
서풍이 불더니만 시대가 변했다네,
사람마다 우쭐우쭐 부자된다 분주한데,
이제다시 그까짓것 공명을 바라랴만,
세상만은 자유로와 한없이 좋구나.
 
 
18,
범을 사람
90-3-20
 
천리만줄 알았더니 범잔등에 올랐구나,
어-허! 식은땀아 내 간담을 회롱마라.
모험의 골짜기엔 백골들이 널려있고,
머리우엔 까마귀가 나를 노려 덮쳐든다.
 
따-웅! 하고 내달리자 산천초목 길을 내니,
칼밭이고 불바다고 나는 상관 할바 없다.
내려서지 못할바엔 에라! 박차 가해보자,
청산별곡 주름잡아 에덴으로 몰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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