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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기행: 말을 가장 적게 한 열흘(2)
한태익
조선에서 태양절을 국가적 명절로 크게 치르는지라 4월10일 순안공항은 조선을 찾는 외국사람들로 북적이였다.까다로운 세관검사를 통과하고 나오니 남자안내원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22년간 군인생활을 한 미남자가 우리 대표단안내로 나섰다.
우리 대표단은 단독안내를 받으며 차에 오르니 단장이 우리 일행을 한분 한분 안내원에게 소개시켜주었다.안내원동지의 인사말씀이 있엇다.
<<조선족문화예술연구소대표단 여러분! 여러분들께서 평양에 오신것을 열렬히 환영합네다. 지금 위대한 김일성수령님의 생일로 제정된 태양절행사축제로 온나라가 들끓고 있습네다. 여러분들한테 꼭 알려야 할 한가지 주의사항이 있습네다. 조선에 오면 조선의 규례를 잘 따라주셔야합네다.>>
<<그래야지요.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라야한다고 그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조선에 와서는 언행에 특별히 조심해야한다. 그래서 이번 평양행 열흘간은 내 인생에서 말을 가장 적게 한 열흘이 되였다. 날마다 말하고 글을 보고 쓰며 살아온 저에게는 자신을 추수르는 좋은 기회였다.
처음에 말을 적게 하니 좀 답답한감이 들었지만 하루이틀 지나니 그렇게 편할수가 없었다. 걸려오는 전화도 없고 어디에 전화를 하기도 어렵고 하여 우리 모든 일행은 철저하게 안내원동지의 행사지시에 따를수밖에 없었다.
요즘 말이 많는 세상에서 말을 적게 하니 마음이 몹시 차분해졋다.평양에 있는 열흘간 우리 일행이 가장 많이 한 말은 남자나 여자나 다 들어도 싫지 않는 유머와 육담이였다. 내가 본 조선의 안내분들은 남자나 여자나 모두 유머도 잘하고 육담을 하는데는 선수였다.
아름다운 묘향산으로 가는 길에서엿다. 중국 로씨야 일본 등 나라에서 온 동포대표단이 관광차에 합석했다. 안내원 여럿이 따랐는데 여자안내는 한분이였다. 평양의 미인이였다.평양미인의 고운입에서 나오는 말도 미인처럼 고울거같았다.
조선의 열두삼천리평야가 나타나는 풍경을 감명깊게 바라보고 잇는데 여자안내원이 마이크를 잡고 인사하고 프로는 넘기는데 그 말이 걸작이였다.목소리는 아나운서못지않게 고왔다.
<<여러분도 잘 아시지요. 코가 큰 남자는 그것도 크다고 합네다. 그것도 큰 남자는 밤에 그일도 잘한다고 합네다.여기에 여러해동안 우리 위대한 당과 수령님께 충성의 마음을 안고 기념상패를 만들어가지고 국가적행사에 참가하신 재일동포한분 있습네다. 여러분께 소개합네다. 박수!!이분의 코를 한번 보세요. 코가 보기좋게 매우 크지요?>>
일행은 웃음을 터뜨리며 박수로 동감한다.
<<코도 크니 노래도 매우 잘할겝니다.노래 부탁하는것이 어떻습네까? >>
또 박수가 터져나온다. 코큰 일본동포남자는 코가 커서 공명이 잘 되는지 걸걸하게 노래를 잘해서 재청까지 받았다.유머는 생활의 비타민이였다. 삭막한 분위기를 180도 반전시킬수 잇는것이 우리 생활속에 녹아잇는 유머가 아닐가 생각된다.
우리 일행이 열흘간 유머와 육담도 하지 않았다면 그 긴시간을 어떻게 보낼을까?
말이 많은 집 장이 쓰다하는데 30여년을 사업하면서 내가 한 수많은 말로 하여 누가 상처를 받지 않앗는지? 무심히 던진 돌멩이에 개구리가 오줌누다 맞아죽는 봉변은 없었는지?이글을 쓰면서 내 말로 인해 상처를 받은 모든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싶다.
쓸데 없는 말이 탈이다. 말은 한번 내뱉으면 주어담지 못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항상 할말 못할말을 가리지 않고 입으로 마구 내밷는다.그래서 어떤 사람의 입에서는 구레가 나가는지 똥이 나가는지 모르겟다고 한다.
사람의 배에 말이 적고 밥이 적어야한다. 과식은 불식이라고 많이 먹어도 탈이다. 여기다 보충한다면 요즘 먹고 놀기좋아하는 일부 우리 조선족의 배에 술이 적게 들어가고 담배연기는 아예 들어못가게 원천적인 차단을 해야한다.술로 인하여 조선족중년남자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근데 요즘 술잘마시는 여자들도 많아지니 조선족사회장래가 근심된다. 말이 적었던 평양의 열흘은 내 인생에 잊지못할 추억을 남겨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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