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카테고리 : 두만강수석회
새로운 시탐구로 여생을 빛내는 시인 한태익 전날에 거위털같은 함박눈이 펑펑 쏟아져 내려서인지 올해 들어서서 가장 추운 날씨였던 지난 12월6일에 최룡관시인이 살았던 산골마을을 찾아 떠났다. 최시인은 1944년에 흑룡강성 학강에서 태여나 한살나는 해에 어머니 잔등에 업히여 화룡현 덕화진 로과촌 강장골에 와서 동년을 보냈다. 리욱시인이 처음 중국에 와서 자리잡은곳이 여서 더더욱 유서 깊은 고장이지만 지금 그 마을은 없어지고 나무들이 우거졌다. 그저 리욱시비만이 호곡령에 호젓하게 서있어 오가는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연변예술학원 촬영학부 성광호 학부장이 운전하는 차는 연길서부터 화룡 신흥동까지 눈이 말끔하게 치워진 아스팔트길을 무난히 달렷는데 소골령에 차를 들이대니 생각과 다른 판국이였다. 길은 온통 미끄러운 눈길인데다 겨울을 대비한 차바퀴가 아니여서 령길굽이를 몇개 돌지 않았는데 더 오르지 못한다. 하여 우리 일행은 최시인이 말대로 동년시절을 살앗던 강장골과 서호마을을 포기하고 시인이 열네살에 이사하여 와 20여년을 산 유신촌으로 차핸들을 돌렸다. 최시인은 평상시에는 자신이 살던 강장골골안을 들어가기 주저하였다. 간혹 강장골에 갔다오면 자신이 간직하고 잇는 고향의 아름다운 추억들이 말끔히 지워지는것이 두려워서였다. 그는 동년의 추억을 안고 현실을 보지 않으려고 한거같다. 그의 동년의 추억에는 10여채의 초가집들이 옹기종기 들어앉아있던 정다운 고장, 앞내가에는 종개를 잡느라고 채발을 놓던 발터가 있었고 마을앞에는 돼지오줌개를 뿔궈서 뽈을 차던 널직한 신작로가 있고 이웃집에는 커다란 석마가 있고...뒤산 숲에는 나리꽃이 푸른숲에서 빨갛게 웃는데 학교갓다 올 때 같이 손에 손잡고 오던 춘자 오봉이가 생각난다면서 그들과 함께 놀던 동년시절이 동화책처럼 머리에 남아 영원히 동년의 고향을 간직하고 있는데 지금 거기에 가면 아름다운 고향이 이깔밭이 되였다니 소중한 아름다운 그림이 구겨지는것같아 발걸음이 떨어지지않는다한다. 시인이 그래서 강장골에 가는거 주저했는데 눈길도 시인의 마음을 알아맞추었는지 길이 미끌어 갈수가 없었다. 유신촌은 연변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선경대아래켠 두만강변에 자리 잡고 있었다. 최시인이 살고 있을 때는 40여호 동네였다는데 지금은 다 어디로 이사가고 열여덟호만 댕그라니 남아 있을뿐이였다. 요즘 4권에 달하는 전집을 출판하고 성대한 출간행사까지 진행한 최시인은 6남매중의 맏아들로 태여났다. 시인의 아버지는 고아로 자라 남의 집 종살이를 하다 서른살에 겨우 장가를 들어 첫아들을 보고 매우 기뻐하셨다. 그래서 지은 이름이 룡관이다. 최씨라는 성자체가 높은데다가 룡자를 붙이고 거기에 벼슬관자를 달아주었으니 아버지 소원대로 벼슬해야겠지만 문학의 길을 선택하였다. 시인은 유신촌에 와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화룡고중을 졸업하고 고향마을에 와서 1969냔도에 처녀작을 발표하였다. 그의 처녀작을 발표시켜주신 분은 리서량기자이다. 그때 농촌문화실에 회의하러 갔다가 자신이 시가 연변일보에 버젓이 발표된것을 보고 너무도 감동되여 온몸이 불덩어리처럼 달아오르는감을 느꼇다면서 처녀작이 발표된 감수를 토로하였다. 처녀작을 잉태시킨 유수촌마을의 박씨네 삼동서가 최시인온다고 두부을 앗고 토닭을 잡고 성의스레 손님을 맞았다. 우리는 뜨근뜨근한 구들에 앉아서 오미자술에 좋은 안주를 먹으며 최시인의 창작담을 들었다. 지금까지 <<반쪽은 다른 얼굴이다>><<이미지시론>><<별들의 울음소리>>등 10여권의 책을 출간햇고 선후하여 <<천지문학상>><<두만강여울소리시상>><<진달래문학상>> 등 각종 문학상을 수십차 수상했다. 시인은 연변일보문화부 부장 연변작가협회 부주석 등 중책을 력임하면서 우리 조선족문단의 발전을 위해 나름대로 고심을 했다. 시인은 처녀작을 발표하여 27년만에 <<반쪽은 다른 얼굴이다>>는 시집을 출판하게 되니 기쁨보다 울음이 나간다고 했다. 왜 반쪽이 다른 얼굴이라고 했는가하면 이 시집에는 정통시와 현대시가동시에 묶어지였기때문이다. 제1부는 시적상관물을 리용하여쓴 현대시이고 제2부는 정통시이고 제 3부는 상징시이고 제4부와 5부는 정통시와 장시로 되여있다. 첫시집을 출간한후 시인은 오늘에 이르까지 무수한 내심의 진통을 껵으며 이미지시에 대한 탐구를 하여 이번 전집출판에서 1권은 시집편인데 이미지가 있는 현대시를 수록하였다. 시인은 물과 돌로 이미지에 대해 말한다. 물은 흐르는 움직이는 액체상태의 사물이고 돌은일정한 모양의 다치지 않으면 파괴되지 않는 고체상태의 사물이다. 물과 돌은 이 지구덩어리우에서 함께 하는 사물이지만 그것들의 색갈,모양, 동작 ...여러가지 방면에서 비슷한 점이라고는 없는성질의 완전히 다른 사물이며 표현형태가 완전히 다른 사물이다. 시인의 상상에 기대여 이런 이질적인 사물들은 서로 전환하며 둔갑한다. 이런 마술적인 상상으로 시에서는 물이 돌로 되고 돌이 물이 되는데 이런 현상을 시에서 이미지라고 한다고 주장한것이 인상적이다. 시인한테 시대표작을 짚어 달라니 동문서답격으로 자아시와 무아시를 추천해준다. 자신의 대표작이 무엇인지 모르겟다며 추천한 자아시한수다
나에게 암흑을 암흑을 달라 암흑을 빛 한오리 없는 암흑을
암흑은 용광로 나의 광석은 쇠물이 되련다
암흑을 달라 암흑을 빛 한오리 없는 암흑을
암흑의 공장에서 함마에 맞아 아니면 선반에 깎기여 나의 생철은 다시 태여나리라 슬프게도 한마리 귀뚜라미로
암흑속에서 부활하지 못하면 차라리 한점 암흑이 되리라 시인은 이 시는 어려움속에서 새롭게 태여나려는 생명운동을 쓴거라면서 쇠물이 귀뚜라미로 다시 산생되는 과정을 통하여 시인이 념원하는바를 이미지적으로 말했다고 주장한다. 시인의 무아를 나타낸 시이다 기차가 흐물흐물 달리다가
산모롱이를 에돌아 기차가 흐물흐물 달리고있다 옆에서 흐르던 강물이 창문으로 쓸어들어와 출렁거린다 사람들이 물속에 잠기고 물우엔 깐들거리는 손가락들...
부시가 잔디밭에서 연설을 한다 인어공주가 달려와 부시의 빨간 혀를 빨다가 입속으로 바람처럼 사라진다
나는 낄낄거리며 그것들의 공연을 본다
산모롱이를 돌아 기차가 흐물흐물 기여온다 나는 기차를 하늘로 몰아간다. 렬을 지은 바곤들이 피리를 분다 태양이 커다란 입을 벌리고 기차를 마신다. 마지막 바곤이 풀떡거리는 순간 구름이 지나가며 기차도 태양도 지워버린다 이 시는 2008년 10월에 안도에서 있은 두만강필회에서 접한적이 있다.그때 제목이 틀리게 나가서 논란을 빚은 시이다. 틀리게 나간 시제목은 <<개나리 기차가 흐믈 흐믈 달리다가>>이다. 개나리는 다른 시의 제목인데 편자의 실수로 틀린 제목이 나가게 되여 더 오리무중에 빠지게 하던시이다. 시인의 해석에 따르면 이 시는 련과 련이 관계가 없이 한수의 시를 이룩한 파편문체의 시란다. 파편문체란 이미지와 이미지가 련계성이 없고 련과련사이가 련계성이 없소 마치도 몬따쥬형식으로 조각무이를 한거요 여기서는 작자가 무엇을 주장하려는 개념이 작용하지 않는 무아의 시다. 시인이 현대이미지가 다분한 시를 쓰면서 현대시에 대한 관한 독서는 사람을 놀래울정도로 많이 하였다. 책을 적게 읽는 시대에 시인처럼 새로운 조류를 따라 열심히 독서하는정신은 누구나 본받을바이다. 시인은 요즘 동시작시법에 많이 심취해있었다. 시인한테서 동시를 배운 제자들이 여러 문학상을 거머쥐는것을 보고 가슴뿌듯해 하는 모습에서 시인의 희망을 읽었다. 시인은 자신을 키워준 시골마을에서 키워온 동심을 고이 도시로 가져와서 나이들어도 곱게 간직하고 그것을 시화시키는 작업으로 여생을 멋지게 보내고 있다. 뜻깊은 취재를 마무리하고 유신촌 뒤산--시인이 투구같다는 멋있는 바위산을 배경으로 함께 기념사진을 남기고 귀가길에 올랐다.우리한테는 귀가길이지만 시인한테는 몸은 도시로 가도 마음은 동년이 있는 고향에 두고 올거라 생각했다.대망의 한해를 장식할 새해에도 시인의 건필을 바란다.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