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73만평방키로메터 되는 동북땅에는 아버지 어머니 다음으로 친숙한 이름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누나>>다. <<누나>>는 나에게 무엇이였고 내 인생의 어떤 존재였을가? 지금 와서 곰곰히 생각해보면 팔남매중 제일 막내인 나에게 있어서 누나들은 곧 부모였고 시도 때도 없이 잔소리를 늘어놓다가도 추호의 주저도 없이 선뜻이 바람막이가 되여주는 그런 소중한 존재였던것 같다. 또한 누나와 동생 사이는 결코 눈물이 없이는 읽을수조차 없는 인생의 소중한 교과서이기도 하다. 나에게 있어서 누나들이란 항상 이렇게 아련한 추억이기도 하며 또한 평생을 아파해야 할 기억이기도 한것 같다. 당신 기억속의 누나역시 그렇칠 않은가?
나에게 급한 일이 생기면 언제나 제일 먼저 맨발로 여기 저기 돈 꾸러 뛰여다니면서 아예 대가를 받을 생각조차도 하지 않는 사람, 궁색하게 <<고맙소>>, <<미안하오>> 라는 인사말에 도리여 노여움으로 잉크를 얼굴에 글로 새기는 사람, 티격태격 다툴때면 부지깽이로 후려치다가도 좋은것이 생기면 슬그머니 나에게로 다가와 나의 호주머니에 슬쩍 넣어주는 사람, 어려운 일이 생길때마다 언제나 앞장서서 그 가녀린 두 어깨에 모든 짐을 걸머지고 달밤이면 어느 버드나무아래에서 서럽게 혼자 우는 사람, 자다가도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엄마대신 당신이 차버린 이불을 조심스레 덮어주는 사람ㅡ 내 기억속의 누나는 대개 이러하다. 세상에 유령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분명히 천사를 본적이 있다. 당신은 본적이 없다고 하면 이제라도 한마디 권고하고 싶다. 멀리 눈에 보이지도 않는 천국의 천사들을 찾느라고 안타까운 정력을 랑비하지 말고 동생들에게 있어서 누나들이야 말로 천사였음을 잊질 말라고ㅡ
허다한 경우 사람들은 <<다음에>>(等)ㅡ 혹은 <<아니겠지?>> 그러한 요행심리와 무모한 기다림속에서 하루 또 하루를 허송세월하는 경우가 무척 많은것 같다. 앞으로(等将来)ㅡ 혹은 바쁘지 않을때(等不忙) ㅡ 혹은 다음번에 (等下次)ㅡ 혹은 조금 더 시간이 날때(等有时间) ㅡ혹은 조건이 더 좋아진 다음(等有条件) ㅡ 아니면 호주머니에 돈이 충족할때(等有钱)ㅡ 그렇게 기약도 없이 모험적이고 무모하다보면 청춘은 소리없이 사라져버리고 건강은 훌쩍 떠나버리고 기회마저 없어진 다음에야 <<그 많던 시간들이 다 어데로 갔지?>> 정신을 다시 차리고 보면 너무나도 뒤늦은 후회뿐인것 같다. 기실 사람의 앞날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것인데도 말이다.
7년전 나의 둘째 누님이47세에 아까운 나이에 유선암말기로 산동 연태에서 돌아가셨다. 그때 회사 일로 남방에 출장중이였던 나는 결국 둘째누나의 마지막 길인 장례식에조차 참여치 못하고야 말았다. 지금 와서 변명조차 무색하리만치 나는 지금도 둘째누님 생각만 하면 가슴이 너무 쓰리고 또한 얼얼하다. 죽는 그 순간까지도 이 못난 이 막내동생을 그처럼 보고싶다고 자주 외우시더라는 넷째누님 이야기를 전해 듣고서 왜 그때 조금만 더ㅡ 내 일을 마저 끝마친 다음에 ㅡ하는 요행심리를 떨쳐버리고 직접 찾아뵙지 못했을가 두고 두고 후회하며 혼자 가슴을 치며 울었던 적이 있다.
사기 회음후렬전(史记淮阴侯列传)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지자천려 필유일실, 우자천려 필유일득>>(智者千虑 必有一失, 愚者千虑 必有一得)뜻인즉ㅡ <<지혜로운 자는 천번의 고려끝에 반드시 한가지를 잃게 되고 우둔한 자는 천번의 고민끝에 반드시 한가지를 얻게 된다>>는것이다. 나는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여도 가슴이 미여지고 찢어지는듯하여 며칠씩 잠을 이루지 못할때가 허다하다. 옛날 성현들은 인간을 상ㅡ중ㅡ하ㅡ 세가지 부류로 나눠놓고 그 인간성을 평가하였다. 실례로 하등인(下等人)은 남이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 질투심이 생겨 한평생을 배 아파하게 되고 중등인은 자신이 어려울때면 하루빨리 그 곤경에서 벗어나려고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온갖 모지름을 다 쓰고 상등인은 남에게 즐거운 일이 생기면 마치 제 일인것처럼 기뻐하고 남이 슬퍼 할때면 또한 제일처럼 슬퍼한다고 한다.
따지고보면 짧지도 길지도 않은 우리네 인생에서 오직 한 부모 한 형제라는 끈끈한 인연으로 이 세상에 태여나 길어봤자 고작 20여년을 한 지붕아래ㅡ 한 집안에서 한 가마밥을 지어 먹으며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다가 오직 누나라는 그 리유 하나만으로 자신도 아닌 동생들을 위하여 아낌없이 사랑도 주고 빨래도 해주다가 어느덧 시집을 가서는 그래도 무엇인가 해준것이 너무 모자란것만 같아서 만날때마다 미안해 쩔쩔 매며 어쩔바를 몰라하다가도 잠 잘 때면 슬그머니 이마에 손도 얹어보는 누나, <<사나이의 자존심>>은 그래도 호주머니 돈이 있어야 한다며 다 커가는 자식들 몰래 옷섶에서 꼬깃꼬깃한 지페 몇장 손에 꼬옥 쥐여주면서 <<어서 떠나거라 차가 늦겠다>> 태연한척 하다가도 돌아서면 어김없이 눈물을 옷깃에 눈굽을 찍는 누나ㅡ매년 이맘때쯤 나는 어김없이 멀리 계시는 누님들에게 투정 삼아 술 한잔에 그리움 한다발씩 전화로 전하군 한다. 그때마다 누님들은 이 막내동생의 응석을 묵묵히 받아주며 <<우리 형제중에서 넌 그래도 제일 똑똑하지 않니ㅡ 산 입에 거미줄 치겠니? 정 외롭고 힘 들면면 오라>> 이런 누나들에게 나는 평생 불평도 많다. 올해도 어김없이 전화를 해야겠다 ! 래일 모레면 오십인데 나는 언제 제대로 철이 들련지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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