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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월 시 <록>에 대한 나름의 해석
록
---박춘월 태초 에덴의 잎사귀가 짜낸 도포 몇천년 걸어오며 나붓긴다 그 펄럭임 강이 되고 바다가 된다 강가에서 호수같은 날개옷 주어입고 도포속으로 들어간다 현관에 놓인 풀꽃으로 엮은 신 신는다 도포의 서랍에는 새소리 많아 몇알 꺼내 호주머니에 넣고 도포 뒤울안 시원한 그늘 속 무더기로 쌓인 벌레울음 파헤치면 웬 오솔길 입구에 서게 된다 순간 오솔길 깊이 빠져들어 갈 때가 있다 에덴동산에 들어갈 때가 있다
詩는 誤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오독이 아니기를 바라면서 <록>에 대한 나름의 평을 시도해본다.
태초 에덴의 잎사귀가 짜낸 도포 몇천년 걸어오며 나붓긴다 그 펄럭임 강이 되고 바다가 된다
<구약>의 기록으로부터 보면 에덴동산은 열대지역의 오리브나무가 자라는 온화한 지역으로 추정되며 아담과 이브는 추위를 막기 위한 몸 가림은 전혀 없었다. (혹은 태초에 아담과 이브의 몸에 방한용 身毛가 아 주 무성하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헌데 그들은 나중에 뱀의 유혹으로 善惡 果를 따먹고 눈을 뜨면서 부끄러움을 타고 올리브 나무잎으로 몸의 부끄 러운 동네를 가리우게 된다. 인류의 인문문명(윤리도덕 종교 그리고 가정 과 사회제도 등)의 발생과 발전은 물질생산과정과 직접적인 연관성 그리고 의존성을 지니고 있지만 또 상대적인 독립적인 성장과정을 보이여 왔다. 또 나날이 양상되는 물질문명과 背道되기도 하면서 인간의 자연속성이 살 해되는 과정을 이루기도 하였다. 시인은 이 련에서 바로 올리브 나무잎으로 부터 연역되는 도포와 도포에서 연역되는인류의 인문문명 상생과 발전과정 을 詩적으로 敍時적으로 표현하였다. 올리브 나무잎이 도포로 변하고 그 도 포가 수천년 나붓기여 인문문명의 하천으로 바다로 됨은 아주 형상적인 간략 적인 시적표현이고 시적판단이다.
강가에서 호수같은 날개옷 주어입고 도포속으로 들어간다 인문문명이 多元化적이면서도 交接적인 크고도 두터운 그물상태을 이룬 오늘날에 있어서 그 누구도 인문문명의 절대적인 지배하에 생존과 생존보람 을 이룬다. 하지만 소위 자연의 靈物인 인간은 인문문명에 대한 반성과 사색 을 종래로 멈춘적이 없다. 시인은 바로 부처님과 독일철학자 칸트를 대표자로 하는 수많은 인문문명에 대한 회고자 또는 사색자의 한사람으로서 인문의 강 가에서 <호수같은 날개옷> 을 주어입고 <도포>라는 인문문명을 자맥질한다. 이 련은 바로 시간중의 逆行이며 자연속성에로의 회귀이며 강가로부터 도포 에로의 상징물의 逆배렬이다. 이 련에서 리해를 진행하기 어려운것은 <호수 같은 날개옷>이다. 언어습관으로 보면 호수는 필경 수액의 집합체로서 무겁 다. 하지만 그 무거운 호수로 가벼운 날개옷을 지어입으려면 누구든지 웬간한 용기와 재간이 없이는 성공하기 힘든 일이다.
현관에 놓인 풀꽃으로 엮은 신 신는다 도포의 서랍에는 새소리 많아 몇알 꺼내 호주머니에 넣고 도포 뒤울안 시원한 그늘 속 무더기로 쌓인 벌레울음 파헤치면 웬 오솔길 입구에 서게 된다
여기에서 시인은 시간과 인문문명을 역행하는 여행에서 끝내 는 첫 목적지에 이르러 일련의 행위를 감행한다. 첫 목적지에서 원초의 때묻지않은 풀꽃으로 신발을 엮어서 신고( 話者의 새로운 여행을 암시한다) 또 저장된 새소리를 몇알 꺼내 호주머니에 넣 고( 생소하면서도 재미있는 시어의 표현으로서 새소리를 아직 부 화되지못한 새알처럼 다투면서 인문문명발전과정에 포기되였거 나 저장만이 된 인문요소거나 인문성과의 부활를 희망하는 암시 이다) 뒤울안의 그늘속 벌레울음을 파헤치고 하나의 오솔길을 발 견한다 (화자가 가고싶은 또는 가야 할 길이지만 오솔길로 적혀있 음은 그 험난을 암시한다).
순간 오솔길 깊이 빠져들어 갈 때가 있다 에덴동산에 들어갈 때가 있다
이 련에서는 강가에서부터 도포속으로의 역행을 이어서 다시 도포속으로부터 에덴동산으로의 역행이 제시되고 진행된다. 하 지만 그 역행은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순간>이란 돌연적이 고 짧은 시간이다. 그러므로 화자는 그 누구나 자신이 원하든 원 하지않든 현존의 인문문명의 지배를 완전히 떨칠수없음을 암시 하는듯도 하다.
<록>을 읽으면서 우리가 묻혀있는 인문문명이 우리들더러 인간의 천진함과 자연속성을 많이 감추게 하고 잃게 함을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인문문명사는 어떻게 보면 인류가 자신의 그 림자를 실체로 만들기 위하여 인류가 지닌 천성적인 그림자를 매장하는 과정으로 보여진다. 그 과정이 얼마나 고난스럽던지 또 그 성과가 얼마나 거대하든지 우리의 그림자는 아직 실체로 변하지못하고 있으며 우리의 꽁무니를 졸졸 추구한다.
<록>을 읽으면서 위대한 인군은 반듯이 인문반성을 진행하 리라는 생각도 해본다. 그리고 영국시인 앨리트의 장편시 <황원> 과 중국소설가 贾平凹의 소설 < 승냥이가 그립다>를 다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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