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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벌레 같은 인간: 저삼하사(低三下四)
2010년 12월 14일 10시 44분  조회:1194  추천:30  작성자: 주성화

중국문화풍경 36

36. 벌레 같은 인간: 저삼하사(低三下四)


흔히 우리는 자신의 주장이 없고 아첨에 능하며 늘 바람처럼 흔들리는 갈대 같은 인간들을 놓고 무골충 또는 벌레 같은 인간이라고 비웃는다. 불행하게도 현실에서 이러한 인간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벌레라함은 땅 위에서 기어다니는, 더 이상 추락할 여지도 없는 최악의 경우를 비유하는 말이다. 중국어로는 저삼하사(低三下四)라는 성구가 알맞은 해석이다. 낮은 저(低), 하(下) 역시 아래라는 듯, 삼(三)과 사(四)는 숫자의 의미를 떠나 양적으로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이 그렇게 인간을 저삼하사하는 무골충으로 만드는 것인가? 더욱이 중국인을.

중국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살펴보자. 중국의 조선족은 자식을 중국어학교에 입학시키는 일이 종종 있다. 심하게는 유치원 때부터 중국인 유치원에 보낸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중국어에 익숙하지 못하면 사회진출한 후 푸대접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조선족 학교에서 배운 중국어와 중국인 학교에서 배운 중국어는 차이가 없을래야 없을 수 없는 것이다. 이는 타자가 공인하는 사실이다. 문제는 중국인 학교에서 괴이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학교에서 생활하노라면 종종 선생님의 꾸중을 듣게 된다. 이상한 것은 선생님의 꾸짖음에 대꾸하는 학생은 십상 팔구는 조선족학생이다. 한족학생이 선생님께 대드는 일은 극히 드물다. 한족학생은 우리 조선족학생보다 보통 체구가 더 크다. 그리고 평소에도 말썽을 많이 부리지만 선생님에 대해서마는 백의백순이다. 

한국에 와서도 같은 느낌이 있다. 심지어 느낌이 더욱 심한 것 같다. 학부형들이 무리지어 학교에 찾아와서 해당 선생을 ‘폭행’하는 장면까지 뉴스에 종종 잡힌다. 학생을 학대했다는 것이 이유의 전부이다. 듣고나면 그렇게 야단칠만한 대단한 일은 아닌 것이다. 우리 조선족이나 한국인은 피 속에 그 무슨 똑같은, 어떠한 ‘성분’이 공유된 것 같다.
그 원인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한 가지 이유, 권력에 대한 태도이다.

중국에서 금전은 엄청난 마력을 갖고 있다. 특히 현 단계에서 민주화적인 법이 건설 중에 있고 여러 구석구석에서 아직도 법보다는 금전이 통하는 사례가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금전보다 더 중한 것이 있다, 곧 권력이다. 권력 앞에서는 억만 부자도 저삼하사하는 것이다. 우리 민족 많은 사람들은 권력을 비웃는 폐단이 있으며 권력자를 경멸하는 ‘풍습’이 있다, 한국에는 대통령을 마음대로 비웃고 욕하고 심지어 **새끼라는 인격모욕까지 서슴치 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중국 사람들은 권력을 숭배하며 권력자를 존경하고 우러러 본다. 권력자 앞에서 저삼하사하는 것을 추악한 것으로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출세의 수단으로, 부와 명예를 거머쥐는 필수수양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드리는 것이다.

저삼하사하(低三下四)는 사람이 우리들이 늘 말하는 소인인가? 무골충인가? 노자는 대지약우(大智若愚)라 하였다. 큰 지혜는 일반인이 보기에는 우매한 것 같다는 뜻으로 풀이 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큰 지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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