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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문화풍경 38
38. 중국인의 심오함: 바닷물을 어찌 두로 가늠하랴(海不可斗量)
사진 38(사마천) 설명:
<사기>열전의 맨 앞에 나오는 '백이열전', 백이와 숙제는 분명 의인이었건만 하늘은 무심하게 그들을 굶어죽게 만들었다. 남송시대 이당이 그린 <채미도>, 수양산속의 백이와 숙제, 곁에 고사리를 캐어 담은 바구니가 보인다.
한국인이 중국에 얼마동안 머무르게 되었다. 친구들과 한 주점을 자주 다니게 되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한 중국인과 자주 만나게 되었고 점차 익숙해지면서 내왕하게 되었다. 별다른 사연은 없었다. 그저 함께 만나 한담하고 가끔 술을 서로 사면서 지내는 사이었다. 그 중국인은 너무도 평범했었다. 그래서 더욱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그 한국 친구는 대단히 놀랐다고 한다. 볼 데 없이 평범한 그 중국인이 기실은 중국 어느 엄청나게 큰 국영회사의 부총재라는 것이었다. 그것도 옆 사람이 말해준 덕분에 알았다는 것이다. 한국 같아서는 도저히 접촉할 기회도 거의 없을 그런 중량급 인물이었다.
중국에서 흔히 있는 경우이다. 누추한 옷차림의 할머니가 백만장자일수도 있고 한가히 차물을 마시면서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사람이 고위직에 근무하는 거물일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한국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있겠지만 중국에서 더 보편적이라는 것이다. 즉 인불가모시(人不可貌視)-사람은 곁 모습을 보고는 알 수 없는 것이다. 더 나아가 해불가두량(海不可斗量)-바닷물을 어찌 두로 가늠하랴.
중국 사람을 알려면 심오한 철리나 역사적 기원을 알려는 노력이 일반 한국 국민에게는 지나친 ‘사치’일 것이다. 이웃나라라고 하지만 필경은 딴 나라이고 동양의 문화권이라 하지만 필경은 타민족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국에서 한자를 사용한다지만 필경 제한적으로 배우고 있으며 또 고전을 읽기에는 너무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제체 놓고, 중국인을 알 수 있는 가장 간편한 방법은 중국인의 소박함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 소박함에서 중국인의 인내성이 유래되고 소박하기에 내성적이고 자신을 숨기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이다. 이에 따라는 것이 말보다는 생각이 앞서고 생각에는 깊이가 생기는 것이다. 이러고 보면 중국인의 성격이 형성되고 독특한 매력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이 반면으로는 똑같이 독특한 열근성이 따라다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 것이다.
중국인의 회식장에서 직위의 상하관계를 확인한다는 것은 한국인을 치고는 어느 정도의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중국인들의 ‘평등‘ 개념은 한국인보다 보편적이고 짙다. 특히 술좌석에서 상하관계보다는 연상영하의 관계로 술판이 돌아가는 것이다. 일반 기사라도 국장님과 똑같은 상에 앉아서 식사하고 술 마실 수 있으며 더욱 중요한 것은 화애하고 평등한 분위기인 것이다. 기사라 하여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며 국장도 이 모든 것을 당연한 일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상사 앞에서 자기변명도 제대로 못하는 한국인과는 크게 대조되는 대목인 것이다. 평역근인(平易近人)이란 단어를 익숙히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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