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나의카테고리 : 《중국문화풍경》
중국문화풍경 52
52. 중국 고유어의 매력1: 식초병(醋甁子)과 오징어볶음(炒鱿鱼)
중국어에서는 ‘먹는다’(吃)와 ‘마시다’(喝)를 엄격히 구분하다. 대체로 고체, 예로 밥이나 과일이나 고기 같은 것은 ‘먹는다.’고 표현하고 액체, 예로 물이나 차나 술과 같은 것은 ‘마시다’로 표현한다. 하지만 특수한 경우도 있다. ‘흘수’(吃水)-물을 먹는다고 표현할 때가 있으나 그 뜻은 대체로 우물을 마실 때 우물 판 사람을 기억하고 감사의 뜻을 표하는 방식으로 물을 씹어서, 음미한다는 의미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 선인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내는 것이다.
또 다른 특수한 사례가 있는데 츠추우(吃醋-흘초)-식초를 먹는다-이다. 원래는 허추우(喝醋-갈초)라 표현해야 하는데.
자기가 좋아하고 흠모하는 상대가 멀쩡하게 자기를 제쳐놓고 다른 상대와 즐길 때 질투의 일종으로 인하여 가슴이 시쿰해오는 느낌, 그 느낌은 마치 식초를 마신 것 같아 츠초우(吃醋)로 표현한다. 한국어의 질투하다, 시기하다와 같은 뜻으로 통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초병자(醋甁子)-식초병, 또는 초단자(醋坛子)-식초항아리 등 표현은 특별한 상황에서는 츠초우(吃醋)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중국어 표현에서는 이렇듯 형상, 느낌을 통하여 의미의 새로운 뜻을 만들어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초우유위(炒鱿鱼-초유어) - 오징어 볶음요리이다. 일반 대중식당에서 늘 상에 오르는 요리이지만 특수한 장소에서는 완전 따른 뜻으로 해석된다.
상사의 눈에 거슬렸거나 자신이 과오를 저질러 직장에서 잘렸다. 백수 신세가 된 그를 중국어로는 초우유위(炒鱿鱼)-오징어 볶음 요리가 되었다고 표현한다. 해고되었다 보다고 더 처참한 처지를 말해주는 사용법이다. 우리로서는 그 사용법에 대하여 어떠한 해석도 하기 어려운 것이다. 직장에서 잘린 것과 오징어볶음요리가 관계가 있는가?
어느 언어학자의 나름대로 해석에 따르면 직장에서 잘렸으니 이부자리를 돌돌 말아가지고 떠나야 하는 신세, 볶은 오징어가 돌돌 감겨있는 모양과 흡사한 것이란다. 중국요리에는 초우유좬(鱿鱼卷-유어권)이란 요리가 있는데 오징어의 한 면을 우물 정자로 저민 후 기름에 볶는데 오징어는 완전 동그랗게 말아진다. 돌돌 말은 이부자리와 흡사했다.
비슷한 사용법으로 홍안병(紅眼病)이란 말이 있다, 즉 눈알이 붉어지는 병인데 질투심이 지나치게 강한 사람들을 빗대는 말이다. 저 사람이 홍안병에 걸렸다면 우리말에서는 저 사람이 토끼눈이 되었다와 같은 뜻이다. 사돈이 기와집 져도 배 아프다는 격이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