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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이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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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철학자와 구두 수선공 댓글:  조회:2008  추천:0  2014-06-07
      워낙 가진 것이 없어 구두 한 켤레가 전재산인 철학자가 있었다.       그가 어느 날 문득 보니 자신의 그 구두가 당장 수선이 필요할 정도로 낡아 있었다. 그래서 구두 수선공을 찾아가 구두를 맡기면서, 수선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테니 금방 수선해 줄 수 없겠느냐고 물었다.        그런데 구두 수선공은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드는 것이었다.        "미안합니다만 지금 고쳐 드릴 수가 없군요. 전 지금 저녁 예배를 보러 가야 하거든요. 내일 찾아가면 어떻겠습니까?"        철학자가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한 켤레가 내 전 재산이오. 그 구두가 없으면 당장 신을 것이 없단 말이오."        "좋습니다. 그럼 제가 헌 구두 한 켤레를 빌려 드리도록 하지요."        수선공의 말에 철학자가 버럭 화를 냈다.        "뭐라구? 날더러 다른 사람이 신던 헌 구두를 신으라구? 당신 지금 나를 뭘로 보고 그따위 말을 하는 거요?"        거친 항의였지만 구두 수선공 역시 만만치 않았다.        "이보슈! 당신 같은 철학자들이란 결국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머릿속에 넣고 다니는 사람 아니오? 그런데 잠깐 다른 사람 신발 좀 신는 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이오!"        “……!!”        ♥ ♥ ♥ ♥ ♥ ♥       과거의 낡은 사상에 얽매여 현재와 미래를 보지 못하는 철학자, 관념에 사로잡혀 닫힌 창 하나 열지 못하는 철학자를 대체 어디에 쓴단 말인가.
119    유령과 부적 댓글:  조회:1877  추천:0  2014-06-04
     어떤 어머니는 어린 아들이 바깥에 나가 노는 것은 좋았지만, 놀이에 정신이 팔려 날이 어두워지는 것도 모르고 싸돌아다니는 아이를 일찌감치 집으로 불러들일 재간이 없었다.      그렇다고 날이면 날마다 일일이 찾으러 다닐 수도 없는 일.      고민 끝에 어머니는 아이에게 해가 지면 바깥에 무서운 유령들이 돌아다닌다고 하여 잔뜩 겁을 집어먹게 했다.      그제서야 어머니는 저녁마다 성가시게 아들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었다.      그런데 그 소년은 자라서도 어머니의 그 거짓말을 진짜라고 믿고 있었다. 어둠과 유령을 어찌나 두려워하는지 밤이면 단 한 발짝도 집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았다.      그러자 어머니가 이번에는 아들에게 부적을 채워주며 안심을 시켰다. 그것을 몸에 지니고 있으면 어떤 유령들도 헤치려고 달려들지 못한다고 하면서.      부적을 몸에 달고 나서야 소년은 비로소 어둠 속을 마음껏 나다닐 수 있게 되었다.       ♥ ♥ ♥ ♥ ♥ ♥      애초 종교란 나약하여 의지할 곳 없는 인간에게 흔들림 없는 어떤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차츰 변질되어 믿음은커녕 삶에 대한 두려움만 키워주고, 그 믿음이 아니면 혼자서는 살아갈 수조차 없는 존재로 만들어 버렸다.
118    영리하지 못한 개 댓글:  조회:2138  추천:0  2014-06-03
      어느 날 저녁, 모처럼 친구 집에 놀러 간 한 남자는 눈앞의 광경에 깜짝 놀랐다.       친구가 자기 집에서 기르는 개와 카드놀이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남자가 감탄해 하며 입을 열었다.       "자넨 무척 영리한 개를 기르고 있군. 카드놀이도 할 줄 아니 말일세."       그러자 한창 카드놀이에 열중해 있던 그 친구는 고개를 저으면서 이렇게 대꾸했다.       "그렇게 감탄할 정도는 못되네."       "?"       "이 녀석, 자기 패가 좋게 들어오면 꼬리를 흔들어 보이거든."        ♥ ♥ ♥ ♥ ♥ ♥       낙타는 뿔을 갖고 싶어했기 때문에 귀를 잘리었으며,      욕심쟁이는 황금의 알을 낳는 닭을 죽이는 우를 범한다.      욕심은 끝이 없다.      만일 금덩어리를 물고 들어온 개가 있다면, 이제는 그 개가 다이아몬드를 물어오지 않았다고 내쫓을 것이다.
117    섹스 특강 댓글:  조회:2501  추천:0  2014-06-01
     하루는 아버지가 학교를 파하고 돌아온 중학생 아들에게 물어 보았다.      "얘야, 오늘은 학교에서 무얼 배웠니?"      "예, 오늘은 아주 재미있었어요. 섹스에 관한 특강이 있었거든요."      아들의 대답에 아버지가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다시 물었다.      "섹스에 관한 특강이라고? 그래, 들어보니 어떤 내용이더냐?"      그러자 아들이 자기가 배운 내용을 조목조목 짚어 나갔다.      "음, 첫 번째 강사는 사제였는데, 우리에게 섹스를 해서는 안되는 이유에 대해 말했어요. 그리고 두 번째 강사로 올라온 의사는 섹스를 하지 않는 방법을 강조했고, 마지막으로 교장 선생님께서는 우리가 섹스를 하지 말아야 할 장소에 대해 말씀하셨어요."       ♥ ♥ ♥ ♥ ♥ ♥        같은 종교, 똑같은 신을 섬기는 사람일지라도 신의 모습을 말할 때는 제각각 저마다의 본성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116    여관 댓글:  조회:2034  추천:0  2014-05-30
      어질고 현명하여 성자로 알려진 라쉬드 왕이 궁전에 머물고 있을 때 갑자기 예복을 갖춰 입지 않은 한 수피가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남루한 옷차림에 꾀죄죄한 얼굴이 여간 볼품없는 게 아니었지만 걸음새가 어찌나 당당하던지 왕 앞에 다가와 설 때까지 누구도 감히 나서서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다.       옥좌에 앉아 있던 왕이 그 수피에게 물었다.       "그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수피가 당당한 어조로 말했다.       "이 여관에서 하룻밤 묵어가고자 합니다."       여관이라니, 도무지 어이가 없는 일이었지만 현명한 왕은 조금도 동요의 빛을 보이지 않았다.       "호오, 그래? 하지만 그대는 잘못 찾아왔다. 여긴 여관이 아니라 내 궁전이니라."       그 말에 수피가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혹 옛날에는 누가 이 궁전의 주인이었는지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물론. 그분은 내 아버지로 이미 돌아가셨다."       "그렇다면 그 이전엔 누가 주인이셨습니까?"       "내 할아버지시다.“       "그 분은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그 분 역시 돌아가셨지."       그러자 수피는 이런 결론을 내리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당신의 말대로 이곳은 다들 잠깐씩 머물렀다가 가는 곳이 맞군요. 그런데 당신은 왜 이곳이 여관이 아니라고 우기시는 겁니까?"        ♥ ♥ ♥ ♥ ♥ ♥        자기 집에, 자신의 세계 안에 영원토록 안주할 수 있는 인간은 없다. 핀 꽃이 때 되면 지듯이, 역(驛)에 들어온 기차가 떠나가듯이 우리는 떠나가기 위하여 지구라는 별에 아주 잠시 머물러 있을 뿐이다.
115    술꾼의 충고 댓글:  조회:2073  추천:0  2014-05-29
      하루는 어떤 스승이 길을 가고 있는데 술에 만취한 한 술꾼이 이성을 잃고 진창을 향해 가고 있는 게 아닌가.       스승이 그에게 소리쳤다.       "조심하시오! 거긴 진창이오!"       그러자 그 술꾼은 되려 이렇게 되받아 치는 것이었다.       "충고는 고맙소. 하지만 나는 오히려 당신이 걱정되는군."       "그게 무슨 소리요?"       "나야 빠져도 내 한 몸 버리면 그만이지만 당신은 어떻소? 당신이 빠져 버리면 덩달아 당신 제자들까지 똑같이 빠져버릴 게 아니겠소?"         ♥ ♥ ♥ ♥ ♥ ♥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조그만 실수도 용납되지 않으며, 또 몸소 실천해야 할 의무도 다른 사람들보다 몇 배 더 무겁다.
114    커피 열 잔 댓글:  조회:2481  추천:0  2014-05-28
      어떤 거지가 어떤 은행 앞을 얼쩡거리다가 마침 밖으로 나오는 은행장을 발견하고는 쪼르르 달려가 구걸했다.       "선생님,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도록 적선 좀 해주십시오."       그 거지는 몹시 추례하고 지져분해 보였다.       은행장이 그런 그를 가련히 여겨 지폐 한 장을 쥐어 주면서 말했다.       "자, 1달러요. 이거면 커피 열 잔은 마시고도 남을 거요."       돈을 받아 든 거지는 연신 허리를 구부리며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이튿날 그 거지는 다시 그 은행 앞을 얼쩡거리며 그 은행장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다.        마침내 은행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그 거지는 한달음에 달려가 그 은행장의 뺨을 후려쳤다.        은행장이 황당한 표정으로 뺨을 어루만지며 소리쳤다.        "당신 지금 무슨 짓이오?"        그러자 그 거지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당신이 준 그 열 잔의 커피 때문이지. 덕분에 난 간밤에 한숨도 자지 못했단 말야!"         ♥ ♥ ♥ ♥ ♥ ♥         인간은 어리석게도 자기를 억압하고 강제하려 드는 자에게는 한없이 비굴하고 굴종하면서도 자기를 돕고 존중해 주는 사람에게는 한없이 무자비한 강자로 군림하려 든다.
113    꼬마의 재치 댓글:  조회:1509  추천:1  2014-05-27
      극작가 제임스 배리 경이 어느 날 한 가정집을 방문했다.       가족과 초대 손님의 조촐한 다과시간이었는데, 그 집의 꼬마가 손님 접대용으로 내놓은 과자와 크림이 제 입맛에 맞는지 마구 먹어대는 것이었다.       이에 무안해하며 아이의 어머니가 꾸짖었다.       “해리, 크림을 더 먹으면 넌 내일 병에 걸릴 거야!”       그러자 꼬마는 다시 쿠키 한 개를 집어들면서 대꾸했다.      “나 오늘부터 병에 걸리고 싶어, 엄마.”      옆에 앉아 있던 배리 경은 어리광 피우는 꼬마의 재치에 무릎을 치며 감탄했다. 그래서 그 장면을 자기 작품에 인용할 권리를 주면 꼬마에게 1실링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 이야기는 훗날 제임스 배리의 저 유명한 「피터 팬」에 삽입되었다.      **********************     제임스 배리(Sir James Barrie, 1860~1937) : 영국의 극작가․소설가. 성장하기를 거부한 소년 피터 팬(Peter Pan)을 창조해냈다.
112    그때는 이미... 댓글:  조회:1486  추천:1  2014-05-25
     언젠가 저명한 작가 마크 트웨인을 찾아간 어느 젊은 문인은, 날이 갈수록 작가로서의 능력 부족을 절감하게 된다고 자신의 흉금을 털어놓고는 이렇게 물었다.      "선생님께서도 그럴 때가 있습니까?"       질문을 받은 마크 트웨인이 대답했다.       "나도 딱 한 번 그랬던 적이 있었소. 글을 쓰기 시작한 지 대략 15년쯤 지난 어느 날 갑자기 나의 저술 능력이 형편없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되었지."       "그래요? 그럼 그때 어떻게 하셨습니까? 글쓰기를 포기하셨나요?"       그러자 마크 트웨인은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아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겠소. 난 그때 이미 유명해져 있었는데……."      ♥ ♥ ♥ ♥ ♥ ♥      명성을 획득한 예술가는 바로 그 명성 때문에 더 이상의 발전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의 처녀작이 대표작이 되는 까닭도 아마 여기에 있는지 모른다.      명성은 그가 어떤 사람인가를 밝히는 등대에 불과하다. 결코 그를 좋은 사람으로도, 또한 다른 사람으로도 만드는 것이 아니다.
111    본분으로 돌아가다 댓글:  조회:1548  추천:0  2014-05-23
     화담(花潭) 서경덕이 외출을 했다가, 길에서 울고 있는 한 젊은이를 발견했다.     “넌 무슨 일로 우느냐?”      그러자 젊은이가 대답했다.      “저는 다섯 살 때 눈이 멀어 앞을 못 본 지 20년째입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집을 나왔다가 홀연 눈이 떠져 천지만물을 환하게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기뻐하며 집에 돌아가고자 하니 길은 여러 갈래이고 집들도 비슷비슷하여 어느 게 제 집인지 도통 알 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울고 있습니다.”       말을 다 듣고 난 화담이 빙그레 미소지으며 말했다.      “내가 너에게 집 찾는 법을 가르쳐주마. 너는 오랫동안 장님으로 지내왔다. 그러니 평소처럼 도로 눈을 감으면 저절로 네 집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윽고 젊은이는 눈을 감고 지팡이를 두드려 발길이 이끄는 대로 걸어서 자기 집을 찾아갈 수가 있었다.         **********       빛과 형체가 뒤바뀌자 기쁨과 슬픔이 작용했으니, 이것이 곧 망상입니다.       지팡이를 두드려 발이 가는 대로 걷는 것,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분수를 지키는 요체일 것입니다.
110    비교 댓글:  조회:1377  추천:0  2014-05-22
     설탕을 불에 녹여 이런저런 동물과 새를 만들어 파는 사탕 아저씨가 있었다. 그런데 그 아저씨한테 사탕을 사 먹는 아이들은 종종 이렇게 말다툼을 벌이곤 했다.       "내 호랑이가 네 토끼보다 더 무서워."       "내 다람쥐가 작긴 하지만 코끼리보다 맛은 더 있어."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 볼 때마다 사탕 아저씨는 매번 실소를 금치 못했다.               ♥ ♥ ♥ ♥ ♥ ♥        아이들은 사탕을 가지고 비교하지만 어른들은 더욱 심하다.        이 사람이 좋다, 저 사람이 더 낫다는 식으로 사람을 비교하고 있지 않은가!
109    어부와 사업가 댓글:  조회:1481  추천:0  2014-05-20
     어떤 사업가가 여행 중 호젓한 어촌 마을을 지나게 되었다. 그런데 배를 정박해 놓은 부둣가에 드러누워 하릴없이 담배나 축내고 있는 한 어부의 모습이 너무 한심스러워 그대로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사업가는 어부에게 다가가 물었다.     "아니, 날씨도 괜찮은데 고기는 왜 안 잡으시오?"     그러자 어부는 태평스러운 어투로 이렇게 대꾸했다.     "오늘 잡을 몫은 충분히 잡았소이다."     "아니, 기왕이면 더 많이 잡는 게 좋은 것 아니오."      사업가의 말에 어부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래서 뭣하게 말이오?"      어부의 그런 태도에 사업가는 답답하다는 투로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뭣하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지. 당신은 그 돈으로 배에 다는 모터도 살 수 있고, 그러면 더 깊은 바다로 나가서 고기를 잡을 수 있을 거 아니겠소. 그러면 그 고기를 팔아 더 많은 돈을 만들고 더 튼튼하고 큰 그물을 장만해서 훨씬 더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는 것 아니겠소? 그러면 그만큼 돈도 더 벌게 되고, 얼마 안 가서 어선도 한 척 더 마련할 것이고 그러다 보면 나중엔 큰 선단을 이끄는 선주도 될 수 있는 거 아니오. 그렇게 되면 당신도 나처럼 큰 부자가 되는 것이외다."       사업가의 설명을 다 듣고 난 어부는 여전히 시큰둥한 표정이었다.       "그러고 나서는 뭘하죠?"       "뭘하긴, 그런 다음이야 편안히 앉아 쉬면서 여유로운 삶을 즐기는 거지."       그러자 어부는 그 사업가를 힐끗 한 번 쳐다보고는 씩 웃으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 내가 무얼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오?"        ♥ ♥ ♥ ♥ ♥ ♥        이미 커다란 보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남의 더 큰 다이아몬드를 부러운 눈길로 쳐다보는 인간의 얼굴은 어쩌면 그렇게 초라해 보이는가.
108    무신론자 댓글:  조회:1930  추천:0  2014-05-19
    예수 그리스도가 처음으로 축구 시합을 보러 갔다.     경기장에서는 마침 팀과 팀이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고 있었다.     선수들이 몇 번 공을 주고받더니 팀이 먼저 선취 골을 넣었다. 골인 장면을 본 예수는 신이 난 나머지 모자를 벗어 흔들며 환호를 보냈다.     경기가 이어졌고, 이번에는 가 한 골 터트렸다. 그러자 예수가 이번에도 모자를 벗어 흔들며 즐거워했다.     그때 뒷자리에 앉아서 예수의 그런 행동을 의아히 여긴 한 남자가 예수의 어깨를 툭 치며 말을 걸었다.     "이보시오, 당신 지금 대체 어느 팀을 응원하고 있는 거요?"     "나요?"     아무 생각 없이 경기에만 열중하고 있던 예수가 대답했다.     "오! 난 양쪽 다 응원하고 있다오. 난 그저 관전을 즐기고 있을 뿐이니까."     그러자 그 남자는 이렇게 비웃는 것이었다.     "흥, 무신론자로군!"     ♥ ♥ ♥ ♥ ♥ ♥     그렇다! 예수야말로 진정한 무신론자일 것이다.
107    신의 호통 댓글:  조회:1443  추천:0  2014-05-16
    어느 날 한 신부가 거리에 나가 보니 굶주리고 헐벗은 아이가 한둘이 아니었다.     병약한 소녀들이 끼니를 해결하지 못해 이곳 저곳에 쓰러져 있었고, 갓난아기는 젖을 먹지 못해 울부짖을 힘조차 없어 보였다. 그런 광경을 두 눈으로 지켜보자니 여간 화가 나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신부는 하느님을 향해 원망을 터트렸다.     "신이시여, 어째서 이런 세상을 두고만 보십니까?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게 아닙니까!"     물끄러미 그 광경을 내려다보고 있던 신이 이윽고 입을 열었다.     "나를 너무 원망하지 말라. 난 분명히 대책을 세웠으니까."     "대책이라뇨……?"     신부가 영문을 몰라 하는데 신이 이렇게 말을 이었다.     "이 답답한 녀석아, 내가 심심풀이로 널 만든 줄 아느냐!"     ♥ ♥ ♥ ♥ ♥ ♥     만능의 신도 못하는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팔방미인 노릇이다.     신의 종을 자처하는 성직자라면 마땅히 바쁜 신의 역할을 대신해야 옳다.
106    유일한 악행 댓글:  조회:1406  추천:0  2014-05-15
    어느 마을에 자신이 사람들에게 참된 도를 가르치고 있다고 착각하며 사는 수피가 있었다.     이에 탁발승 바르바리가 짐짓 제자인 척 가장하여 그 수피의 모임에 참석했다. 그리고 참석할 때마다 그 잘난 척하는 수피에게 전혀 엉뚱하기 그지없는 질문을 퍼붓곤 했다.     이렇게 되자 바르바리의 질문에 번번이 말을 중단해야만 했던 가짜 수피가 결국에는 목청을 돋구고야 말았다.     "신통하게도 자넨 지난 몇 달 동안 단 한 번도 빼먹지 않고 날 찾아왔더군. 그런데 찾아와서 고작 한다는 질문이 그게 뭔가? 늘 엉터리 질문만 되풀이하고 있는 게 아닌가."     가짜 수피의 말에 바르바리가 짐짓 송구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간 제 질문에 화가 나셨나 보죠?"     "그렇네!"     "그럼 제가 성공한 셈이군요."     "?"     "전 사실, 그런 엉터리 질문에 성을 내는 당신의 모습이 무척 즐거웠답니다. 그게 저의 유일한 악행(惡行)인데,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 ♥ ♥  ♥ ♥ ♥     설사 악행이 될지라도, 가짜들을 비웃고 저주하라!
105    이유 댓글:  조회:1556  추천:0  2014-05-14
    정성이 지극한 노신사가 있었는데 그는 하루에도 기도를 다섯 번씩이나 하는 성실하기 그지없는 사람이었다. 마침 그에게는 사업을 하는 어떤 친구가 있었는데 그는 노신사와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교회 문턱이라고는 아예 들어가 보지도 않은 사람이었다.     노신사가 어느덧 팔십 회 생일을 맞이했고, 그날도 노신사는 어김없이 신께 기도를 드렸다.     "존경하는 신이시여! 저는 이 나이가 되도록 하루에 다섯 번씩 기도하는 일을 한 번도 거르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일이든 하찮은 일이든 늘 당신께 상의하여 결정하였으며 매사를 오직 당신의 영광으로 받들었습니다. 그런데 보십시오. 그때나 팔순이 된 지금이나 저는 여전히 이렇게 가난하고 보잘 것 없습니다. 하지만 제 친구는 어떻습니까? 그 친군 교회라곤 문턱도 밟아보지 않았고 도박과 술, 심지어는 다 늙은 지금에까지도 여자들 치마폭에 싸여 놀아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지금껏 그는 엄청난 부에 파묻혀 살아오고 있고요. 잘 아시겠지만 제가 지금 이러는 것은 그 친구한테 해코지를 해달라고 이러는 게 아닙니다. 단지 전, 그 친구는 그렇게 번창하게 해주시고 저는 왜 이토록 형편없게 하시는지 그 까닭을 알고 싶어 이럽니다."     노신사의 말이 끝나자 신이 입을 열고 딱 한 마디를 던졌다.     "그건 말이다. 아무리 봐도 넌 돌부처처럼 너무 재미없는 인간이기 때문이란다……."           ♥ ♥ ♥ ♥ ♥ ♥     기도에 충실한 삶을 사는 교인은 내세에 천당에 이르고 방탕한 무신론자는 그렇지 못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무신론자에게는 이승이 바로 천국이라고!
104    목마른 개 댓글:  조회:1129  추천:0  2014-05-13
   한 나그네가 현자 잔 피샨을 찾아와 고백했다.    "저는 여태껏 여러 곳을 떠돌아다니며 많은 현자들의 가르침을 받아 왔습니다. 그러니 현자께서도 제게 꼭 필요한 한가지를 일러주셨으면 합니다."    잔 피샨이 입을 열었다.    "그대가 수많은 현자들을 거치고 나서도 여전히 방랑하여 나한테까지 왔다면, 그건 그대가 단 한 명의 스승으로부터도 올곧은 가르침을 받지 못했다는 증거일 것이오."    "그렇습니까?"    "그렇소. 그런데 그건 그 스승들 탓이 아니라 바로 당신 탓이오. 대체 스승을 어찌 대했기에 여기까지 왔단 말이오?"    "……!"    "부디 어느 스승에게나 돌아가 진실로 겸손되게 배우도록 하시오. 다른 현자들이 그랬다 하니 나도 한마디 해주겠는데, 목마른 개는 두 우물을 타고 달리지 않는다는 점이오. 개가 두 우물을 타고 달리면 목마름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보다도 채워지지 않는 헛된 욕망 때문에 가슴이 타 죽고 만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오!"    "……!"    ♥ ♥ ♥ ♥ ♥ ♥    시장 거리에 나가 보면, 사람들 시선을 끌어 모으는 요란한 간판들과 시끄러운 약장수의 나발소리와 그럴싸하여 귀가 쫑긋해지는 수많은 선전들…….    그러나 현혹되지 말라.    유혹에 이리저리 헤매지 말고 한곳에 진득이 차지하고 앉아 누구도 아닌 오직 그대 하나만을 기다리고 있는 진짜 약장수를 찾으라!
103    척척박사 댓글:  조회:1184  추천:0  2014-05-12
   성경은 진실 그 자체이며, 거기에 박혀 있는 글자 하나 하나가 모두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그리스도 신학자가 있었다.    하루는 어느 고생물 학자가 그 신학자를 찾아가 토론을 원했다.    "성서에 의하면 우리 지구가 약 오천 년 전에 창조되었다고 하는데, 그 주장은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소."    "아니, 그게 무슨 소리요?"    "우리가 발견한 유골을 통해 살펴볼 때 이 지구상에는 이미 수십만 년 전부터 생명체가 존재했다는 증거가 뚜렷하니 말이오."    고생물 학자의 주장에 신학자는 잠시 뜸을 들이는 듯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그는 마치 척척박사라도 되는 양 거침없이 이렇게 말했다.    "그거야 5천 년 전 하느님이 이 땅을 창조하실 때 그 뼈들을 일부러 땅에 묻어 두셨던 것 아니겠소?"    "?"    "인간들이 하느님의 거룩하신 말씀보다 과학을 더 믿는지 아닌지 시험해 보기 위해서 말이오."     ♥ ♥ ♥ ♥ ♥ ♥    완곡한 믿음은 수시로 현실을 망각하게 하며 심지어 모든 사람이 정설로 믿는 사실조차도 거짓으로 왜곡시킨다.
102    나비 댓글:  조회:1174  추천:0  2014-05-10
나비 한 마리가 막 고치를 벗고 밖으로 나오려는 찰라, 마침 어떤 사람이 그 현장을 지켜보게 되었다. 새로운 세계를 향해 비상하려는 나비의 행동은 몹시도 더딘 것이었다. 보다 못한 그 사람은 고치에다 살짝 입김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의 입김은 따뜻하여 나비의 탄생을 촉진시킬 수가 있었다. 그러나 거기서 나온 나비는 날개가 짓눌린 기형이었다. ♥ ♥ ♥ ♥ ♥ ♥ 인간이 하는 일이 이렇다. 어느 누구도 성장의 과정을 빠르게 할 수는 없다.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그것을 망쳐 놓는 일일 뿐. 그냥 두어라.
101    댓글:  조회:1156  추천:0  2014-05-09
   하루는 알렉산더 대왕이 보니 디오게네스가 이상한 짓을 하고 있었다. 허연 뼈들을 수북히 쌓아 놓고는 뭔가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었다.    궁금증을 참다 못한 알렉산더가 다가가 물었다.    "자네 지금 무얼 찾고 있는 건가?"    디오게네스가 대답했다.    "난 지금 내가 찾을 수 없는 그 어떤 것을 찾고 있습니다."    "그게 대관절 무엇인데?"    알렉산더의 물음에 디오게네스는 이렇게 대답했다.    "당신 아버지 뼈와 그의 노예들 뼈의 다른 점 말이오."    ♥ ♥ ♥♥ ♥ ♥    인종과 계급과 그 인간이 지녔던 사상을 초월하여 모든 인간의 뼈는 서로 구분할 수 없다.    찾을 수 없는 그 무엇을 찾는 행위란, 인간의 뼈가 육체라는 갑옷 속에 가려져 있을 때조차도 구분 불가능함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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