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이라면 그 어떤 것도 척척 팔아치우는, 그야말로 만능인 프로 세일즈맨이 있었다. 그는 치과의사에게 칫솔을 팔고 제빵사에게 빵을 파는가 하면, 맹인에게 텔레비전을 팔기도 했다.
한번은 어떤 친구가 그에게 농담조로 이런 말을 했다.
"내 자네 실력은 인정하네만, 자네가 엘크(말코손바닥사슴, 현존하는 최대의 사슴으로, 몸집이 말보다 크다,)에게 방독면을 팔 수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세일즈맨이라는 걸 인정하겠네."
그 말을 들은 세일즈맨은 성취욕이 불타올라 그 길로 불원천리하고 러시아 시베리아 산간지방을 찾아갔는데, 바로 엘크들만 모여 산다는 삼림이었다.
첫 번째 엘크를 만난 세일즈맨이 반갑게 말을 건넸다.
"엘크 선생, 당신에게 꼭 필요한 방독면을 가져왔습니다!"
엘크가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허 참, 이렇게 공기 좋은 산 속에서 방독면이 무슨 소용이란 말이오! 안 됐소만 당신은 잘못 찾아온 거요!"
"하지만, 엘크 선생.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신은 반드시 방독면이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허 참......!"
세일즈맨은 그날부터 그곳에다 커다란 공장을 짓는 일에 착수했다.
그 소식을 들은 친구가 찾아와 혀를 차며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난 그저 장난삼아 해본 말인데?"
"염려 말게. 난 장난이 아닐세."
몇 달 후 공장이 완공되어 가동되자 다량의 유해물질이 공장 굴뚝에서 흘러나와 산 속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며칠이 안 되어 예전의 그 엘크가 세일즈맨을 찾아와 말했다.
"나한테 방독면 하나 파시오."
"거 보시오!"
세일즈맨이 흐뭇하게 웃으며 엘크에게 방독면을 넘겨주었다.
엘크가 방독면을 착용해보고나서 만족해하며 말했다.
"거참, 신기한 물건이네! 지금 다른 친구들도 방독면이 필요한데, 좀 더 없습니까?"
"물론, 있고말고요,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내드리죠."
"그런데 이 공장에선 대체 뭘 생산하는 겁니까?"
엘크의 물음에 세일즈맨이 시무룩이 웃으며 말해주었다.
"방독면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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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변으로 고객을 설득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똑똑한 세일즈맨이라면 그 필요성을 강조하고 그 수요를 만족시켜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단순 전술에서 전략으로 발전하는 지름길이다.
"먼저 자기 자신을 팔고, 둘째 필요를 팔고 직접 판매를 마무리지어라. 우리는 진짜 문제에 해결책을 판다."
-델포스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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