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와 白駒, 그리고…
뿌우웅~ 멀리서 들려오는 기적소리, 그리고 아물아물 기어오는 송충이 한마리, 아니, 꽃뱀 한마리…
푸르르~ 투레질 소리, 개울 건너 눈처럼 흰 털빛의 白駒 한 마리, 물에 들어설 듯 말 듯 머뭇거리고 있다.
아까보다 훨씬 크고 귀가 멍멍하게 들려오는 함성과 함께 저만치 콧김을 씩씩 내뿜으며 다가오는 그것은, 더 이상 꽃뱀이 아닌 거구의 구렁이, 아니 아니, 거구의 쇳덩어리 괴물…
촐랑촐랑, 첨벙첨벙, 물장구 소리, 껑충껑충 물을 건너오고 있는 백마…
뿡! 칙칙푹푹!! 천지를 삼켜버릴 듯한 기세로 덮쳐오는 괴물… 집채만한 괴물이 씽하니 지나쳐, 순식간에 저만치 굴러가더니 씩씩거리며 멀어져가고…
푸르르~ 투레질 소리 다시 들려오고, 제법 우람하고 미끈한 체구의 전설 속의 天馬, 정겅정겅 다가오고 있는데…
괴물은 다시 구렁이, 꽃뱀, 송충이가 되어 바야흐로 시야에서 사라져가고…
코앞까지 다가온 천마, 갈비뼈 아룽아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