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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곁에 서니 사진을 찍고싶다
2015년 06월 20일 13시 23분  조회:1812  추천:0  작성자: 옛날옛적
탑곁에 서니 사진을 찍고싶다(외4수)
          박병대
한층계 두층계 숨가쁘게 산등성 오르니
천년묵은 고탑이 하늘을 찌른다.
뜬 구름과  가슴 털고 세상사 말하는
탑곁에 서니 문득 사진을 찍고싶다.
 
무상한 세월이 강물처럼 흘러흘러
수많은 인걸들 거품같이 사라졌건만
천둥 울고 벼락치고 폭풍 덮쳐도
드팀없이 버티고선 장한 저 기상
 
'국태민안,풍조우순" 길이 바라는
억조창생의 한결같은 념원만을
골수에 녹여 바위뿌리 내렸거늘
강산이 바낀다고 초심이 흔들리랴?
 
백년도 어려운 쥐꼬리 인생인데
리속에 눈이 멀어 아웅다웅하고
헐뜯고 할퀴고 물고뜯는 야성들
고탑앞에 와보라,꼬락서니 돌아보라
 
세월앞에 떳떳한 탑곁에 섰노라니
가냘픈 이 한 몸 새삼스레 느껴진다
내노라 광기쓰는 어리석은 자들이야
길가에 나딩구는 돌멩이가 아닌가?
 
탑곁에 서니 사진을 찍고싶다.
부지깽이 요 몰골 잊을가 두려워.
이 한생 마감하는 그날그때까지 
한포기 쑥마냥 깨끗히 살고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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