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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구나, 남새시장은(외2수)
2013년 12월 30일 17시 25분  조회:1850  추천:1  작성자: 옛날옛적
 좋구나, 남새시장은
윤기도는 풋고추 여기 있구나
새빨간 토마토도 여기 있구나
눈 내리는 겨울에도 푸르른 남새
움트는 초봄에도 생신한 과일
 
봄,여름,가을,겨울 함께 있구나
천만떨기 웃음꽃이 활짝 폈구나
싱그러운 남새내에 마음도 취해
판매대 둘러싸고 모인 사람들…
 
<<아이구나, 좋아라>> 손벽치면서
할머니 치마폭을 끄는 애숭이
팔뚝같은 물오이 마음껏 골라
저울판에 하나 둘 얹고 또 얹고…
 
책임량을 넘쳐한 남편들에게
맛나는 반찬을 대접하려고
부추,당콩 담뿍 이고 발길 돌리는
아낙네들 옷고름도 바람에 팔랑
 
미나리,마늘싹 판 돈을 들고는
백화상점 문을 여는 시골아바이
오늘은 무슨 물건 골라 사려나
식솔에게 무슨 기쁨 안겨주려나
 
정말로 좋구나, 남새시장은
도회지 로동자들 입맛 돋구고
농가의 방안마다 꽃을 수놓아
너도 벙글 나도 벙글 노래도 흥얼
 
끼니마다 별식에 밥맛도 꿀맛
애들 볼은 복스럽게 통통해지고
어른 팔엔 장수힘이 솟아오르니
여기는 감로수가 쏟아지는 곳
 
농가의 지성이 여기 있구나
로농의 깊은 정도 여기 있구나
봄을 안고 사는 자랑 여기에 있고
희망의 푸른 언덕 예서 보누나!
                  1981.1(새마을 1982.1)
     전야는 살쪄만 간다
전야는 살쪄만 간다
옥토는 넓어만 간다
부부 쌍쌍 성수나게 일 잘한다고
노들강변 춤추는 초록의 바다
 
네모번듯 저 벌은 집체논이요
올망졸망 신풀이는 개체논이라
찬물 솟던 웅뎅이 변두리에도
보란듯이 목을 뽑는 싱그런 벼모
 
한낮의 불뵽이 좋아서이냐
장알박힌 이 내 손이 고마와서냐
아지친다 쫙-쫙 용도 써보고
배자랑도 불쑥 뽐내는 벼들…
 
구호소리 쩌렁쩌렁 귀청을 째도
게으름만 새끼쳐 수난 많더니
좋은 때를 만나니 너도 좋구나
아지에도 잎에도 기름 흘러라
 
책임전 갈아놓고 걸음도 훨-훨
굉이날에 번개일게 뚜지는 진펄
맘에 내켜 서두른 일 보람도 커라
봄빛에 잇대인 만풍의 물결…
 
정에 넘쳐 속삭이는 안해의 진정
비단같은 벼잎에서 구슬도 반짝
황야에서 말라가던 사랑의 단즙
희망으로 샘솟아 가슴에 찰랑…
 
전야는 살쪄만 간다.
옥토는 자꾸 넓어만 간다
봄바람 받아 안은 농민들 손에
기쁨은 우쩍우쩍 자라만 간다.
      1981.12(새마을1982.1)
 
     반가운 사람
웬 일이 그리 바빠 서두는건가?
반가운 이 사람아, 차에서 내리게
오늘만은 그저 못지날걸세
 
지난날엔 고개 끄덕 인사만 받았다만
지금은 새사위 본듯 반가웁구나
허물 말고 어서 내려 탁배기를 들게나
 
자네가 일깨운 말 금싸락 같아
병들었던 이 논에도 경사가 났네
저 보게, 시샘하며 키솟구는 실한 벼모를…
 
대학에서 먹은 먹물 헛될수 있나?
아무렴, 주먹구구 농사로야 비길수 없지
초복전에 곬을 덮고 알이 찼으니…
 
지난날 일들을랑 게의치 말게
착한 사람 고통받던 그 시절에야
우린들 맘속에 생각이 없었겠나
 
올가을 금낟가리 하는 찌를 때
지네 줄 청주 또 잊잖을테니
사양 말고 두어컵 들이키게나
 
아따, 이 사람아, 어서 내리게
아름찬 소출이 해마다 늘어나게
중한 말 안하고는 못지나가네
 
나라쌀독 채우는 천하지대본
좋은 재간 남겨서야 안될 일이지
왔던김에 또한번 논판을 돌아보게
         1981.12(새마을19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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